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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ata

문답으로 알아보는 챗봇

2017.01.24

작년 한 해 동안 LG CNS 블로그에 4편에 걸쳐 챗봇에 관해 연재했는데요. 블로그 검색을 통해 많은 분이 제 글을 읽으시고 챗봇에 대해 문의를 하셨습니다. 챗봇이 IT 핫이슈가 되다 보니 많은 분들께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제조, 금융, 커머스, 항공 등 많은 업종의 담당자 미팅에서 자주 나온 질문을 10문 10답 형태로 간추려 보았습니다.

질문 1. 챗봇 API는 무엇인가?

챗봇이라는 단어는 봇(bot)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한때 메신저에서 인기를 끌었던 ‘심심이’라는 서비스도 봇 기술을 이용한 것이었죠. 봇은 간단히 말해 사람과 컴퓨터가 채팅할 수 있게 서버가 자동으로 응답하는 기술을 의미합니다. 카카오에서는 이를 자동응답 API라고 표현하고 있죠. 챗봇은 봇(bot)에다가 채팅을 뜻하는 챗(chat)이란 단어를 결합하여 탄생했습니다.

챗봇이란 단어에 ‘지능형’을 포함하여 ‘지능형 챗봇’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과 대화하듯 서버가 언어와 맥락을 이해하고, 그에 적절한 답을 찾아주기 때문인데요. 영화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지능형이지만, 현실에서는 아직 만족스러운 수준의 지능형 서비스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지능형이라 포장을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지능형을 흉내 낸 정밀한 시나리오 기반의 봇 서비스인 경우가 많습니다.

질문 2. 챗봇을 어디에 활용하면 좋은가?

메신저 사업자가 모바일 앱에 가까운 UI와 템플릿을 공개하고 있는 덕분에, 기업의 비즈니스 채널에서 봇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신상품이 출시되었을 때 상품에 대한 소개가 가능하고, 검색과 큐레이션을 결합한 상품 추천도 가능합니다.

또한, 톡 주문처럼 채팅 주문과 결제를 결합해 주문 채널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더 나아가 새로운 고객을 발굴하기 위해 시음신청을 받거나 예약 접수를 할 수도 있죠.

고객센터에서 처리하던 문의 또는 고객 불만을 셀프서비스로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고객 요구에 따라 배송 상품을 변경하거나 배송지 주소를 바꿀 수 있겠죠. 물론, 멤버십 조회, 회원 ID 조회도 가능합니다. 제조사의 경우 AS 기사 평가와 같은 고객 서비스에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봇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분석 기반으로 접근하는 게 좋습니다. 기업이 타겟으로 하는 고객이 누구인지, 고객센터에 어떤 문의나 불만을 제일 많이 제기하는지 등 기업 내부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접근성이 좋고 편의성을 갖춘 챗봇을 어디에 활용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보통 2030 여성 타겟일 경우에 효과가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질문 3. 앱과 봇의 차이는? 그것의 장단점은?

“앱과 웹으로 구현하면 되지, 왜 챗봇으로 구현해야 하나?”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습니다. 챗봇이 떠오르는 채널이긴 하지만 절대적으로 더 낫다고 할 순 없습니다. 챗봇은 접근성의 강점이 있지만, UI 제약 등이 많이 있기 때문이죠. 서비스 기획자 관점에서 볼 때 앱, 웹과 챗봇의 차이는 공간과 시간의 배치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콘텐츠를 구성하고 기능 버튼을 제공하는 앱과 웹은 UI를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한정된 공간 속에서 콘텐츠나 기능을 효율적으로 배치하여 사용자의 단계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면 챗봇은 대화가 그렇듯이 메시지의 시간적인 흐름을 가집니다. 나름의 순서대로 메시지를 표현하는 것이죠.

공간과 시간을 대표하는 이 두 채널에는 결론적으로 일장일단(一長一短)이 있습니다. 만약 서비스를 변경하려면 앱과 웹은 UI의 배치를 수정해야 하고, 챗봇은 메시지의 순서를 수정해야 합니다.

앱과 웹은 공간의 효율적 배치로 사용자가 입력하는 단계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색상, 치수와 같은 상품에 대한 세부 옵션을 선택할 때, 한 화면에서 사용자의 선택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즉, 공간 효율성을 통해 흐름을 최적화할 수 있죠. 그런데 문제는 효율적 배치를 위해 모바일 웹의 경우 디자인과 퍼블리싱, 앱의 경우 디자인과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별도로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반면 챗봇 기반의 서비스는 메시지의 시간 차 순 흐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페이스북 메신저에서 카탈로그형의 UI를 제공하는 기능도 있지만, 대부분 메시지 하나당 1개의 질의응답을 처리하고 그것이 시간 차 순으로 흘러가게 합니다. 그러므로 공간의 배치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디자인이나 클라이언트 개발이 전혀 필요 없게 되는 것이죠. 문제는 사용자가 메시지를 시간 차 순으로 경험해야 하니 여러 단계를 돌아가야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배송지 선택 단계에서 ‘상품 변경’이나 ‘수량 변경’과 같은 바로 가기 메뉴를 제공할 수도 있지만, 화면의 복잡도를 높일 수 있어서 권장하는 방법은 아닙니다.

챗봇의 가장 큰 장점은 여러 서비스를 하나로 제공하기에 적합한 채널이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GS홈쇼핑, CJ오쇼핑, 현대홈쇼핑의 상품을 주문하려 할 때 서비스에서 요구하는 정보가 제 각각이다 보니, 웹과 앱에서 통합된 주문 화면을 구성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홈쇼핑마다 쿠폰 정책이 다르고 포인트 정책이 다르다 보니 통합된 화면 내에 반영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기 때문이죠. 왜냐하면, 웹과 앱에 공간적 배치를 하므로 화면 구성이 매우 복잡해질 테니까요. 아니면 동일 화면을 가지고 홈쇼핑마다 세분화된 화면을 구현해야겠죠.

하지만 챗봇은 메시지가 시간 차 순이며, 규칙(Rule)기반으로 흐르기 때문에 시나리오 분기의 요건이 되는 조건, 즉 ‘어떤 홈쇼핑 메뉴를 눌렀는가?’, ‘보유 포인트를 가지고 있는가?’, ‘쿠폰을 보유하고 있는가?’ 등을 판단하는 분기점을 기준으로 삼아, 트리(Tree) 구조로 규칙을 정의하고 이를 구현하면 홈쇼핑 3사의 서비스가 하나의 통합된 서비스처럼 자연스럽게 구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질문 4. 봇은 무료인가? 유료인가?

결론은 ‘봇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마다 요금 정책이 다르다.’입니다. 카카오에서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 또는 옐로아이디에 제공하는 자동응답 API는 무료이나, 상담톡 API는 종량 과금 방식으로 유료입니다. 라인(Line)은 챗봇 API인 Send and Receive API는 무료이지만, 공식 계정 개설과 이에 대한 유지비가 별도로 월 600만 원 정도 소요됩니다. 페이스북의 메신저는 무료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각 메신저 사업자가 제공하는 봇 API는 사용자가 입력한 메시지를 챗봇 서비스 시스템에 전달하고 그 결과를 사용자에게 노출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주문이든 고객센터든 챗봇 서비스는 사업자가 별도로 구현해야 합니다.

질문 5. 인앱이냐, 메신저 플랫폼이냐

챗봇을 필요로 하는 다양한 기업 담당자를 만나보면, 국내 기업의 독특한 특징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국내 기업들이 유달리 내재화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는 것입니다. 챗봇의 기본 개념은 메신저 플랫폼 사업자가 제공하는 API를 이용하여 서비스를 구현하는 개념인데, 자체 채널인 애플리케이션이나 웹에 채팅 채널을 구성하여 서비스를 내재화하려는 것입니다.

이베이(EBay)가 페이스북 메신저 기반으로 샵봇(ShopBot)을 런칭한 반면, 국내의 경우 11번가나 인터파크와 같이 자체 앱에 챗봇 서비스를 구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스타벅스도 바리스타 기능을 자체 앱에 구현하긴 했지만, 유달리 국내 사업자의 인앱(In-App)형 챗봇에 대한 요구가 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몇 가지 이유를 찾자면 아직 플랫폼 사업자가 API 생태계를 만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그러다 보니 특정 플랫폼에 의존할 경우 비용 부담 등에 대한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생길 수 있습니다. 둘째로 자체 채널의 활성화라는 기업 내부의 정책의 영향도 있을 것입니다.

인앱 챗봇은 기업이 자율적인 UI와 기능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개인정보와 관련해서는 보안 모듈을 적용할 수도 있죠. 메신저 사업자들이 제공하는 API에서 비밀번호 입력이나 보안 모듈을 호출하는 기능을 제공하지는 못하고 있으므로, 금융 서비스와 같이 개인 정보를 많이 요구하는 서비스에는 외부 플랫폼 활용이 적합하지 않은 것입니다. 물론 향후 기업들이 이런 요구가 늘어나면 회원 인증 API도 제공할 수 있다고 예상합니다.

반면 메신저 API는 메신저 플랫폼을 활용하기 때문에 사용자 접근성이 월등히 뛰어나고 가볍고 빠르다는 게 장점입니다. 다만 개인정보 관련된 보안 기능이나 UI의 자유로운 구성이 어렵다는 제약이 있죠.

어떤 방식을 선택하느냐는 기업의 전략과 연결됩니다. 자체 고객 확보나 채널을 강화해야 한다면 인앱 챗봇 구현이 우선이겠죠. 만약 고객 접근성이 우선이라면 당연히 외부 플랫폼을 통해 레버리지 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채팅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트렌드라고 해서 간과해서는 안 될 사항이 있습니다. 인앱으로 구현하든 외부 API를 이용하든 결국 그 서비스가 사용자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해주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죠.

공간적 배치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앱 UI를 사용하지 않고 채팅 UI를 제공한다고 해서 사용자 가치가 저절로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언제나 사용자 가치가 우선입니다.

질문 6. 봇 서비스는 무엇과 결합하는 게 좋은가?

플러스 친구와 옐로아이디를 구분할 수 있으신가요? 라인의 공식 계정을 아시나요? 정말 많이 쓰는 메신저 서비스이긴 하지만 여전히 메신저 내에는 익숙하지 않은 기능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플러스 친구나 옐로아이디와 같은 기업 공식 계정입니다. 스마트폰을 보유한 친구들과 대화를 하듯이 기업에서 만든 서버를 친구로 추가하여 광고 메시지를 받을 수 있고 채팅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려면 사용자가 진입하기 위해 플러스 친구와 옐로아이디 같은 메뉴 혹은 채팅 창으로 접근하기 위한 URL 경로가 필요하죠.

그런데 문제는 대부분의 메신저 사용자들이 이 공식 계정을 잘 모른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검색을 해야 하는지, 어느 메뉴를 눌러야 하는지 아직 잘 알지 못한다는 것이죠.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바로 친구를 추가하는 방식이 친구일 때와 기업 계정일 때와 다르기 때문이죠.

친구를 추가할 때는 저장된 휴대폰 번호가 자동으로 친구 목록으로 불려 오거나 주소록에 휴대폰 번호를 저장하면 자동으로 보이게 되죠. 친구를 ID로 찾거나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만약 메신저 사업자들이 주소록에 번호를 추가하면 자동으로 친구 목록이 표시되듯, 기업 계정도 기업 대표 전화가 주소록에 저장되어 있을 경우, 기업 계정이 자동으로 뜬다면 사용자의 친구 추가 방법에 가장 가깝게 구현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처럼 사용자들에게 챗봇 메뉴나 기능을 인지시키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그 방법의 하나가 바로 정보성 메시지를 알려주는 알림톡을 활용하는 것이죠. 계좌 이체 알림, 신용카드 승인, 택배 배송 알림, 멤버십 포인트 적립 알림 등 정보성 메시지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알림톡 서비스를 통해, 메시지를 수신 받을 수 있는 옐로아이디를 자연스럽게 친구 추가하는 것입니다.

광고성 메시지가 아니기 때문에, 친구 추가 여부와 상관 없이 옐로아이디가 생성되고 알림톡 메시지 상단에는 ‘친구추가’라는 버튼이 표시되죠. 친구추가를 하게 되면 채팅 화면 내에 챗봇 메뉴가 자동으로 표시되어, 사용자가 자연스럽게 챗봇 메뉴를 인지하고 누르게 되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알림톡 메시지가 사용자에게 챗봇 메뉴를 인지시켜주는 기능으로 작동한다는 것이죠.

질문 7. 자연어가 나은가? 터치 방식이 나은가?

지능형 챗봇이 핫 이슈가 되면서 생긴 오해 중의 하나가 자연어 방식의 채팅인 것 같습니다. 사용자가 채팅 창 내에 문장을 입력하면 그 어떤 질문이라도 자동으로 척척 알려주는 지능형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겠죠. 그런데 우리가 자주 채팅을 한다고 해서 채팅이 편할까요? 페이스북 메신저나 라인 챗봇 API는 왜 채팅 창만 제공하지 않고 터치를 할 수 있는 템플릿을 제공하는 것일까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사용자에게는 직관적인 UI가 제공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지능형 챗봇이 말을 척척 알아듣는다고 해도, 사용자가 챗봇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어떤 순서대로 해야 할지, 무슨 말을 걸어야 할지 막막하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도대체 이 채팅 창에 말을 걸면 뭘 할 수 있는 것인지 직관적이지 않다는 것이죠.

오타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채팅을 자주 하는 분이 아니라면, 채팅 창에 문자를 입력할 때 오타를 입력했다가 지우는 일이 종종 있으실 것입니다. 채팅창에 입력 자체가 참으로 짜증 나는 일일 수 있다는 것이죠. 이 서비스를 만든 저조차도 서비스 시연을 할 때 휴대폰 번호나 이름을 입력하기 귀찮아 복사하기 기능을 쓰는 경우가 있을 정도입니다.

특히 카카오톡 자동응답 API는 스마트폰 키보드를 호출하기 때문에 숫자를 입력하다가 문자를 입력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합니다. 아이폰의 경우 숫자키를 누르려면 버튼을 전환해야 하죠. 여러모로 글자를 입력하는 것은 메뉴를 터치하는 것보다 불편하고 귀찮은 과정입니다.

그런 면에서 지능형 챗봇의 문장 입력 방식이 ‘챗봇스럽다’라는 주장은 기획자 관점에서 결코 동의할 수가 없습니다. 고객은 귀찮은 것을 최신이라는 이유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또한, 자연어가 완벽하게 처리가 되는 가에 대해서 의문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자연어가 완벽하게 처리된다면 왜 검색에는 자연어가 도입되지 않을까요?

검색은 사용자도 많고 이미 수익모델도 확실하지만, 사람들은 문장이 아닌 키워드 방식으로 입력하고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질문 8. 어떤 층을 타깃으로 해야 하나?

카카오톡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든 세대가 쓸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운영 경험으로 비추어 봤을 때, 챗봇 서비스를 잘 받아들일 수 있는 세대는 20대에서 30대의 여성인 것 같습니다. 이 그룹은 채팅에 익숙하여 챗봇을 쓰는 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채팅으로 주문할 수 있는 톡주문 서비스를 처음에는 40대 여성층이 주로 사용하는 홈쇼핑에 도입했었습니다.

그 후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에서 뷰티 업계 최초로 푸쉬 메시지를 수신 후 상품을 주문할 수 있는 프로모션 톡주문을 오픈했는데요. 오픈 후 플러스친구 프로모션 발송 당일에 프로모션 상품 절반이 매진될 정도로 인기가 있었습니다. 뷰티 업계의 주 고객층인 20대~30대 여성층에 카카오톡 채팅 주문을 쓰는 것은 큰 어려움이 없었던 것이죠. 그런 측면에서 볼 때 20대~30대 여성층이 주 고객이거나 해당 그룹을 타깃으로 비즈니스를 해야 한다면 챗봇을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질문 9. 지능형은 단기에 적용 가능할까?

바둑게임과 달리 비즈니스 현장에서 필요한 지능형 서비스는 첫 번째, 사용자와 대화를 나누며 맥락을 이해하는 언어적 관점과 두 번째, 업무나 지식에 대한 정보를 이해하여 업무를 처리할 수 있어야 하는 시스템적 관점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사용자의 언어를 이해한다고 해서 이를 업무 시스템에 적용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것이죠.

예를 들어 유통 업무에 전혀 문외한인 제가 상담 데스크에 앉아서 방문한 고객의 요구사항이나 불만이 뭔지는 파악할 수 있겠죠. 그러나 이것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는 ‘담당자 소개’ 정도로 머물고 말 것입니다. 언어는 학습이 되어 있는 상태지만 유통 기업이 가지고 있는 정책, 업무 프로세스, 시스템에 대한 지식은 학습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죠.

결국, 지능형 서비스는 업무에 대한 학습도 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업무에 의해 정의된 규칙에 따라 고객 주문이나 불만을 처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지능형’이라고 포장된 이면에는 복잡하고 다양한 고객 언어를 이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을지라도, 업무 시스템에서는 사전에 기업 정책에 맞게 규정된 정밀한 룰(Rule) 기반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고객에게 상품을 추천하고 주문 신청을 받으려면 사용자 회원 여부, 비회원일 때 14세 인증, 상품의 선택, 옵션의 선택, 배송지의 선택, 결제 수단의 선택, 결제 정보의 등록, 포인트, 쿠폰의 사용 여부 등 시스템이 주문 처리를 위해 필요한 모든 정보를 고객으로부터 받아야 주문과 배송을 할 수 있게 됩니다. 그 데이터 중에 하나라도 누락되거나 엉뚱하게 입력할 경우 강한 고객 클레임이 제기될 수밖에 없기에, 고객 동의 그리고 확인 절차는 번거롭지만, 반드시 거쳐야 하죠. 지능형이 자의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시스템과 정책은 회사마다 다를 수밖에 없고 그것을 처리하는 규칙도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지능형 시스템은 기업마다 다른 이 환경을 이해하고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을까요?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입니다.

만약 그게 가능해지려면 기존 기업의 시스템이 지능형 시스템에 맞추도록 대대적으로 변경해야 하거나, 지능형 시스템을 기업 환경에 맞게 커스터마이징 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비용은 얼마나 될까요? 상당수의 상담원을 보유한 통신기업이나 항공사 등에는 적합할지 몰라도 일반 기업 수준에서는 지능형 도입이 수익 개선에 큰 도움이 안 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액자를 달기 위해 망치만 있으면 되는데 구태여 인기 좋은 드릴을 사는 것과 별반 차이 없는 것이 아닐까요?

질문 10. 지능형의 딜레마

마지막으로 비즈니스 현장에서 지능형이 가질 수밖에 없는 딜레마에 대해 써보겠습니다. 지능형 챗봇은 비즈니스 현장에서 누구의 관점에서 지능적이어야 할까요?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의 관점에서 최선의 이익이 되도록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까요? 아니면 기업의 입장에 서서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까요? 아니면 두 관점의 중립에 서서 판단할 수 있을까요?

카드사에서 할인 프로그램이 누락되어 이에 대해 문의를 했을 때 고객의 관점에서 문제점을 찾아내 다시 할인을 해줘야 하는지 아니면 고객을 좀 더 불편하게 만들어서 할인을 받는 것을 포기하게 만들어 이익을 내야 하는 것인지… 필자로서는 지능형을 구현하는 이들이 어떤 관점에서 구현하는지 궁금할 뿐입니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고객의 신뢰가 깨졌을 때 지능형이 과연 의미가 있을지도 의구심이 듭니다.

이상으로 서비스 운영 경험과 수없이 많은 미팅의 경험을 바탕으로 챗봇 질문에 대한 답변을 써보았습니다. 다소 주관적인 관점이 개입되어 있어서 조심스럽지만 ‘트렌드’라는 흐름에 떠밀리는 것보다 그 흐름을 이해하고 기업에 필요한 요소를 도출해내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아 글을 써보았습니다.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글 ㅣ 강석태 책임 [‘아이디어 기획의 정석’ 저자]

[‘부상하는 비즈니스 마케팅 채널! 챗봇(Chatbot)’ 연재 현황]

  • [1편] 모바일 메신저 ‘챗봇(Chatbot)’이란 무엇일까?
  • [2편] 챗봇을 활용한 서비스 사례
  • [3편] 챗봇으로 만든 대화형 커머스 ‘톡 주문’
  • [4편] 서비스 운영 경험으로 본 챗봇
  • [5편] 문답으로 알아보는 챗봇
  • [6편] 챗봇. 어떤 로직을 구현할 것인가?
  • [7편] 지능형 챗봇, 기업 현장에 어떻게 도입할 것인가?
  • [8편] 4차 산업혁명에서 지능형 챗봇의 역할
  • [9편] 왜 지능형 챗봇인가? 왜 지금인가?
  • [10편] 운영자 관점에서 바라본 챗봇의 현재 모습

챗봇과 대화를 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