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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ata

‘AI 드라이브스루’ 푸드체인을 팬데믹에서 구해낸 기술

2021.02.0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은 많은 식당을 문 닫게 했습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음식점과 휴게음식점 등 17개 업종의 창업 건수는 25.4% 감소하고, 전국 일반음식점 폐업은 4만 2,990건으로 2019년 4만 7,484건보다 줄었습니다. 폐업이 늘지 않은 것은 폐업하더라도 새 점주를 찾지 못하는 탓에 손실을 감수하고 버티고 있는 것이 원인입니다. 실질적으로 주변에서 사라지는 식당은 더 많다는 겁니다.

비단 우리나라만의 상황이 아닙니다. 뉴욕접객연맹은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2020년 동안 고용이 43% 감소했고, 고급 레스토랑 부문에서는 55% 감소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미국의 전국식당연합은 보고서를 통해 ‘2020년 12월까지 전국 11만 개 식당이 폐업했다’고 밝혔습니다.

글로벌 거대 푸드 체인들도 어려운 시기였습니다. 맥도날드는 작년 2분기에 13년 만에 가장 낮은 분기 수익을 기록했습니다. 순이익은 68% 감소한 4억 8,380만 달러로 나타났죠. 매출 감소는 30% 수준이고, 전 세계 매장 평균도 23.9% 줄었습니다. 그 탓에 미국내 200곳의 매장을 영구 폐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맥도날드는 13년 만의 최악의 실적을 두고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크리스 켐프친스키 CEO는 “전 세계 시장, 특히 미국에서 공공보건이 악화하는 거로 보인다”’라며 “그런데도 맥도날드는 새로운 환경에 걸맞게 운영을 조정하는 방법을 배웠고, 2분기 실적은 우리 성과의 최저점을 나타낼 뿐이다”고 말했습니다. 무너진 게 아니라, 무너지고 있을 때 극복했다는 것입니다.

맥도날드의 작년 3분기 수익은 1.53% 감소했지만, 순이익은 9.62% 증가했습니다. 미국 내 동일 매장 매출은 4.6% 늘었으며, 9월 기준 월 매출로는 최근 10년 동안 가장 좋은 실적을 냈습니다. 매장 폐쇄로 손실만 줄였다기보다는 코로나19 사태가 없던 때보다 성장한 겁니다.

성장의 주요 원인은 드라이브스루(Drive-Thru) 확대입니다. 매장에서 식사하기 어려워지자 사람들은 자동차에서 주문하고, 매장 밖으로 음식을 더 많이 가지고 나가게 되었습니다. 맥도날드는 미국 1만 3,900개 지점 중 95%에서 드라이브 스루를 운영합니다. 중국처럼 대중성이 낮은 지역에서는 배달로 전환했지만, 켐프친스키는 “우리의 대부분 사업은 여전히 미국에서 드라이브스루로 운영된다”며 “배달도 많이 증가했지만, 우리 사업을 주도하는 주요 요소는 아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실 드라이브 스루는 코로나19 이전에도 존재했으며, 수요가 배달은 실마리가 되지 못했습니다. 다른 설명이 필요했습니다.

맥도날드는 기술 투자 회사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키오스크 및 드라이브스루 등 비대면 경험을 향상하기 위한 노력을 수년 동안 지속했죠. 최근에 비주얼 아트(Visual Art), 바이너리 브레인스(Binary Brains)와 협력하여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사이니지를 개발했습니다.

바이너리 브레인스는 AI 알고리즘으로 데이터에서 의사 결정에 대해 통찰할 수 있도록 돕는 솔루션을 개발하는 회사입니다. 소매점을 겨냥한 솔루션이며, 정확한 예측으로 생산량, 운송량, 재활용량 등 사업 전반의 프로세스 채택에 도움을 줍니다. 그래서 맥도날드의 드라이브스루 경험을 데이터로 고객 흐름에 맞춰 온종일 가장 적합하고, 관련성이 짙은 제안을 소비자에게 보여주도록 알고리즘을 훈련했습니다. 알고리즘은 데이터를 수집과 동시에 학습할 수 있으며, 비주얼 아트가 개발한 디지털 사이니지에 실시간으로 최적화합니다.

그럼, AI 기반 드라이브스루는 일반적인 드라이브 스루와 무엇이 다를까요? AI 알고리즘은 현지 조건, 그러니까 날짜, 시간, 날씨, 행사 등 구매 패턴을 분석하고 이해합니다. 특정 분/시간/일에 따라서 판매가 잘 이뤄지는 음식과 음료를 제안하여 보여주는 거죠. 이로써 소비자들은 비대면 환경에서도 원하거나 혹은 원하게 될 상품을 빠르게 선택할 수 있게 됩니다. 고객 경험을 향상할 뿐만 아니라 주문 시간이 단축하여 추가로 구매할 상품으로 관심을 돌릴 가능성이 커집니다. 지출이 증가한다는 거죠.

이처럼 맥도날드는 늘어난 드라이브스루 수요에 맞춰서 차별화한 고객 경험을 제시하는 데에 AI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습니다. 운전 중 음식과 음료를 주문하는 창구 뿐 아니라 고객 경험 향상과 브랜드 가치를 연결할 디지털 시스템으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맥도날드보다 앞선 투자로 펜데믹에서 살아남은 푸드 체인도 있습니다. 닭 날개 전문 체인인 윙스톱(Wingstop)입니다. 윙스톱이 놀라운 건 2020년 내내 성장했다는 겁니다. 2020년 1분기 수익은 15.36% 증가한 5,543만 달러였습니다. 2분기에는 36.12% 상승한 6,610만 달러, 3분기에는 28.3% 상승하여 6,398만 달러를 기록했죠. 전염병이 퍼지고, 식당들이 문을 닫으며, 경쟁 체인들이 사업을 철수하는 마당에 수익이 계속 상승한 것입니다. 심지어 순이익도 분기마다 22.56%, 134.63%, 70.72%씩 증가했습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1994년 설립된 윙스톱은 2015년 상장했습니다. IPO를 통한 자금 조달로 기술 분야에 투자하기 위해섭니다. 2012년 피자헛에서 이직하여 윙스톱의 CEO가 된 찰리 모리슨은 회사가 아무런 기술도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직원들이 팩스로 주문받는 걸 보고는 충격을 받았죠. 그는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먼저 올로(Olo)나 도어대시(DoorDash)와 같은 타사의 기술을 통합할 수 있는 POS(Point-of-Sales)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가맹 점주들은 기술 도입의 비전을 의심했고, 모리슨은 디지털 시스템이 식당 운영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그것이 전화로 주문받는 것보다 왜 쉬운지 설득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가맹점이 기술에 투자할 현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로열티를 조정했으며, 본사는 IPO로 자금을 조달한 것입니다. 이런 노력으로 현재 전체 주문의 65%가 디지털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윙스톱에 따르면, 디지털 주문이 기존 주문 방식보다 평균 5달러를 더 소비합니다. 매장에서의 주문보다는 평균 10달러 더 소비합니다. 편리한 주문 방식으로 소비자들이 더 많은 메뉴에 반응해서입니다. 가맹점들은 이미 수년 전에 통합된 디지털 주문을 도입했습니다. 전염병 대유행 이후에도 변한 것이 없고, 오히려 증가한 디지털 주문 수요로 더 많은 수익을 내게 되었습니다. 이는 전통적인 주문 방식인 전화에서도 나타납니다.

디지털 주문을 통합한 윙스톱은 모든 주문을 디지털로 전환하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문제는 전화 주문을 포기할 수 없다는 거죠. 오랫동안 익숙했던 방법이고, 디지털 주문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은 전화를 더 선호합니다. 그리하여 윙스톱은 머신러닝 기술의 도입으로 AI가 전화를 받도록 했습니다. 전화도 디지털 주문 방식의 하나가 된 것입니다.

윙스톱은 고객 경험에서 일관성, 정확성, 효율성에 대한 데이터를 POS 플랫폼으로 수집했습니다. 그리고 고객들이 매끄럽게 주문을 진행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발견하고, 이를 AI 모델로 구축함으로써 AI에 주문 전화 처리를 맡겼습니다. 또한, POS 플랫폼을 도어대시 등 배달 서비스와 연결 또는 제휴하면서 자체 데이터를 활용하여 소비자가 다른 채널을 이용하더라도 고객 경험이 훼손되지 않게 지원하고 있습니다. 주문에 대한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어떠한 디지털 경험도 직접 관리하여 혁신하겠다는 것이죠.

이에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코로나19조차 기술 주식인 윙스톱을 막을 수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윙크스의 주가는 5년 전 19달러에서 715% 상승하여 현재 155달러입니다. 상장 당시에 많은 투자자의 우려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모리슨의 결단이 절망적인 시기에 윙스톱을 긍정적인 상황에 놓이게 했습니다. 모리슨은 “윙스톱은 닭 날개를 파는 기술 회사”라면서 “펜데믹에서 어떤 것이 정상적인 모습인지 잘 모르겠지만, 적응력과 다재다능함을 갖추는 것이 정상적일 수 있는 방법이고, 윙스톱이 그런 브랜드라는 걸 계속 확인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우리의 설계 방식이자 적응력을 높이기 위한 투자였다”고 말했습니다.

윙스톱이 오늘날 상황을 예견하여 기술에 투자한 건 아닐 겁니다. 하지만 그의 말처럼 머물지 않고서 혁신하려 한 몸부림이 코로나19 사태에도 견딜 수 있는 적응력을 갖추도록 했고, 정확히는 전염병이 그들의 적응력을 증명하게 한 단서가 되었습니다. 지금보다 더한 위기에도 견딜 적응력을 위해 더 많은 투자를 결정하는 건 윙스톱에게 어려운 일이 아닐 겁니다.

푸드 체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디지털 전환을 통한 성장을 꾀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못한 푸드 체인은 진작 시장에서 떠나버렸죠. 달리 말하면, 모리슨의 말처럼 음식을 파는 기술 회사가 되지 못하면 푸드 체인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할 거로 지적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실제 윙스톱을 비롯하여 도미노, 치폴레 등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기술 도입에 적극적이었던 푸드 체인들의 실적은 견고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는 푸드 체인들의 머신러닝, 챗봇, 클라우드, 로봇 등 기술 도입을 더 가속할 것입니다. 그건 예견된 미래를 앞당기는 것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변화의 속도를 따라갈 수 있느냐는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큰 영향을 끼칠 거로 예상합니다.

글 l 맥갤러리 l IT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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