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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ata

건물의 에너지 사용을 제어하는 인공지능

2018.07.17

스마트시티는 한글로 풀면 지능형 도시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지능형 도시란 무엇이며 지능을 가진 똑똑한 도시는 어떻게 진화하고 있을까요? 이번 편에서는 지능형 도시 구현을 위해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이 적용되고 있는 사례들을 살펴보고 똑똑한 미래 도시의 진화 방향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각국 정부는 도시의 첨단화와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려는 시도로써 스마트시티에 대한 연구를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스마트시티 조성을 위해서는 에너지를 줄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 세계 에너지 사용량의 약 40%가량이 건물에서 소비됩니다. 건축되면 짧게는 몇 십 년 길게는 100년 이상 사용되기 때문에 건축 당시 에너지 절감 설계가 미치는 효과가 매우 큽니다.

 건물 에너지를 줄이기 위한 설계 기술

건물 에너지를 절감하기 위한 방법으로 패시브(Passive) 기술과 액티브(Active) 기술이 있습니다. 패시브 기술에는 자연 에너지를 활용하고 건물 내•외부의 열전달을 줄이는 방법이 포함됩니다. 초기 계획 단계부터 열과 빛, 자연 환기 등 자연 에너지를 최대한 활용하고 고단열, 고기밀 벽체와 창호를 적용해 에너지 사용의 원인이 되는 외부 기온, 습도, 태양열 등의 건물 내부 침입을 최소화합니다.

액티브 기술은 설비적 조절 장치를 활용해 에너지 소모량을 절감합니다. 고효율 보일러, 냉동기, 에어컨, LED 조명 등 에너지 효율이 높은 장비의 사용이 이에 해당됩니다. 패시브 기술로 에너지 요구량을 최소화하고 액티브 기술로 소모되는 에너지를 줄여도 다 줄이지 못하는 일부 에너지는 태양광 발전, 태양열 급탕, 지열 히트 펌프 등 에너지를 생산하는 신재생에너지 시스템으로 공급할 수 있습니다.

출처: LG 블로그

저에너지 건물, 저에너지 장비, 에너지 생산 설비 이외에 에너지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건물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건물 에너지 관리 시스템은 건물 내•외부 환경 및 설비에 센서와 계측 장비를 설치하고 통신망으로 연결합니다. 실시간으로 에너지 소비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수집된 정보를 분석해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자동 제어하는 시스템입니다.

기존의 건물 자동화 시스템(Building Automation System, BAS)은 설비 기기의 정상 가동 유무 상태 감시와 중앙 관제실에서의 제어가 중심이었습니다. 최근의 에너지 관리 시스템은 건물 특성에 따른 분석과 에너지 절약을 위한 최적화 제어를 위해 정보통신기술(ICT)이 접목된다는 점이 차별점입니다.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인공지능, 빅데이터, IoT, 클라우드 등의 신기술이 건물 에너지 관리 시스템에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원격제어로 에너지 관리

일본의 신흥 전력 대기업인 에넷토는 호주의 인공지능 벤처 기업 COzero Holdings와 2017년 말부터 에너지 절약 서비스 ‘Ennet Eye’를 시작했습니다. 기존의 에너지 절약 서비스와 달리 모든 빌딩을 원격으로 분석합니다. 전력 데이터뿐만 아니라 기상 정보, 건물 정보를 수집하고 방대한 정보를 고속으로 처리해 인공지능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고객에게 이상 현황과 절약 방법을 통보합니다.

‘A 빌딩에서 새벽 4시에 설비가 가동되고 있습니다. 통상의 설비 시작 시간보다 빠릅니다. 업무 시작 전에 조명 소등과 8시에 공조를 시작해도 되는지 확인 부탁합니다.’

인공지능 엔진을 이용해 과거 데이터와 기상 데이터와의 상관관계에서 이상이나 개선점을 발견하고 현황에 대한 모니터링 서비스뿐만 아니라 전기 요금을 억제하기 위한 대책까지 알려주는 것이 장점입니다. 에넷토에서는 이 서비스로 최대 5~10%의 에너지 절약이 가능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

미래를 예측해 에너지 사용 최적화

건물 내의 실내 온도를 제어하는 것은 자전거를 탈 때 속도를 조절하는 것과 같습니다. 페달을 밟는 힘에 따라 자전거의 속도가 변화합니다. 반대로 주행을 멈추게 하는 마찰, 중력 등의 힘이 있습니다. 페달을 밟는 힘과 마찰, 중력 등의 힘이 평형을 이룰 때 일정한 속도로 이동합니다.

건물 냉난방 시스템의 경우, 내부 온도에 영향을 미치는 열적 요소(외부 온도, 인체열, 기기 발열, 조명 발열 등)들을 해결하기 위해 차갑거나 따뜻한 공기를 불어 넣어 온도를 조절합니다. 열적 요소에 의한 열량값과 냉난방 시스템으로 불어넣은 공기의 열량값의 차이가 0이 되면 실내 온도는 고정됩니다. 자전거를 탈 때 오르막길에서는 더 많은 힘으로 페달을 밟아야 하고 내리막길에서는 힘이 들지 않습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반의 에너지 관리 시스템은 건물 운영을 위한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을 미리 예측해 에너지를 최적화합니다. 오르막길과 같이 전기 요금이 높은 시간대의 에너지 사용을 피하기 위해서 미리 냉난방 설비를 가동하면 운전 요금을 줄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건물 운영 데이터를 기반으로 에너지 요구량이 적어지는 시간대를 예측하게 되면 미리 냉난방 운전을 줄여 소비 에너지 자체를 절감할 수 있습니다.

호주의 BuildingIQ는 건물의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기반 분석을 통해 건물의 에너지 절감에 대한 서비스를 상용화한 대표적인 기업입니다. 전력계, 온도계, HVAC 센서 등에서 수집된 정보와 날씨, 요금제, 건물 특성 정보 등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에너지 최적화 예측 플랫폼 PEO(Predictive Energy Optimization)과 HVAC 제어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PEO는 사전 대응적인 예측식 최적화를 통해 HVAC 에너지 비용을 최소화합니다. 머신러닝을 활용하는 HVAC 제어 시스템은 수천 회의 시뮬레이션을 실행해 향후 12시간 동안 가장 효율적인 HVAC 운영 전략을 정하고 제어를 실행합니다. 다양한 에너지원(가스, 전기, 증기, 태양열 등)으로 구성된 건물인 경우 각 에너지원의 요금제를 고려해 가장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는 운전 방법을 선택하게 됩니다.

출처: BuildingIQ

세계 최대 공조업체 중 하나인 일본의 다이킨은 빅데이터 및 클라우드 분야의 협력을 통해 구글의 네스트를 온도 조절기 라인업에 편입시켰으며, 인텔과도 협력을 통해 태블릿 PC 기반의 모바일 관리 및 데이터 수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뛰어난 ICT를 자랑하는 우리나라 역시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을 활용한 건물 에너지 관리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한국에너지공단은 건물의 실시간 에너지 사용량을 분석하고 성능을 진단해 에너지 절감을 실현하는 ‘빅데이터 기반 건물 에너지 소비패턴 진단 플랫폼’을 2017년 구축했습니다. 빅데이터 분석만으로 냉난방, 조명, 콘센트 등 용도별 전기 소비패턴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에너지공단이 보유한 데이터(에너지 사용량 신고 데이터, 에너지 진단 데이터 등)와 한전(전력 사용량), 국토부(건축물 정부), 기상청(실시간 기상 정보)의 정보를 결합해 건물의 소비패턴을 분석합니다. 이를 통해 마치 인체 혈액검사와 같이 건물 에너지 소비효율에 대한 정보를 간편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별도의 측정기 설치 없이 이미 축적된 데이터로 분석이 가능합니다. 분석된 정보를 토대로 효율적인 에너지 절감 정책 수립이 가능합니다. 에너지공단은 2019년에 모든 공공기관에 적용하고 2021년 국내 중대형 건물 전체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 계산 정밀도도 높여나갈 예정입니다.

출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부에서도 건물 에너지 관리 시스템 확대를 위해 ‘공공기관 에너지 이용 합리화 추진에 관한 규정’을 고시해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2017년부터 공공기관 10,000㎡ 이상의 건축물을 신축하는 경우 건물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구축, 운영해야 합니다. 또한 2020년부터는 모든 공공건물 신축에 제로 에너지 건축물 인증을 의무화하고, 2025년부터는 민간 건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제로 에너지 건축물 인증을 받으려면 에너지 효율등급 1++등급 이상과 에너지 자립률 20% 이상, 그리고 건물 에너지 관리 시스템 등 에너지 모니터링 시스템의 설치가 모두 만족되어야 합니다. 아직 국산 에너지 관리 시스템은 에너지 소비 현황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 수준입니다. 국내 관련 기업들은 에너지 절감의 핵심기술인 인공지능, 빅데이터를 접목한 기술 확보에 집중해 건물 에너지 관리 시장 선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ICT 신기술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만큼 건물 에너지 관리 시스템도 급속도로 발전이 기대됩니다. 스마트시티는 에너지 체계가 복잡하고 광범위해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가 중요합니다. 건물 에너지 관리 시스템이 기반이 되면 도시, 지역 전체의 에너지 사용 최적화도 가능해집니다. 스마트시티 조성은 건물 에너지 관리 시스템이 시작입니다.

글 l LG CNS 엔트루컨설팅 스마트엔지니어링그룹

[‘스마트시티’ 연재 현황]

[1편] 각국의 도시와 기업은 왜 스마트시티에 집중할까?
[2편] 스마트시티, 미래 모습을 현재에 그리다.
[3편] 도시, 분산발전을 통해 에너지를 생산하다.
[4편] ESS, 새로운 발전소 없이 전력을 공급한다.
[5편] ESS를 이용하여 휴대폰 요금을 면제 받는다면?
[6편] 전기를 아끼면 돈을 벌 수 있을까?
[7편] 똑똑한 도시로의 진화, 스마트시티의 미래
[8편] 스마트시티에 어울리는 건축물, 그린 빌딩
[9편] 싱가포르가 전 국토를 가상현실로 만드는 이유는?
[10편] 건물의 에너지 사용을 제어하는 인공지능
[11편] 시민과 함께 만드는 스마트시티의 새로운 행정 서비스
[12편] 스마트시티, 차세대 드론 서비스를 제시하다

챗봇과 대화를 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