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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게임의 미래를 바꿀 클라우드 게임

2020.04.13

‘중고 게임 CD 팝니다.’, ‘플레이스테이션4 신작 게임 66,000원’과 같은 문구는 앞으로 더는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클라우드 게임이 게임의 미래를 바꿀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클라우드 게임은 클라우드 컴퓨팅 기능과 게임을 결합한 스트리밍 형식의 온디맨드 게임 서비스(On-demand game service) 입니다.

최근 출시되는 게임은 화려한 그래픽과 다양한 요소가 포함되어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고성능 하드웨어가 필요합니다. 클라우드 게임은 이러한 하드웨어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게임은 원격 서버에 설치되고 사용자는 비디오와 오디오를 동시에 수신해 게임을 즐깁니다.

기존 게임은 온라인에서 게임을 다운로드 후 사용자 기기에 저장하거나 게임 CD 등을 직접 구입해 플레이합니다. 클라우드 게임은 인터넷만 있으면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의 하드웨어에 구애받지 않고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전 세계 게임 시장 규모는 1,521억 달러(약 193조 원)에 달하는 거대한 시장입니다. 현재 게임 시장은 모바일 게임 685억 달러(약 87조 원), PC 게임 357억 달러(약 45조 원), 콘솔 게임 479억 달러(61조 원)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클라우드 게임은 이러한 게임 시장 전체에 적용될 수 있으며, 어쩌면 클라우드 게임이라는 하나의 항목으로 등장할 수도 있습니다. 클라우드 게임은 과연 어떻게 시작되었고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까요?

l 2019 글로벌 게임 시장 (출처: newzoo)

사실 클라우드 게임의 역사는 10년이 넘었습니다. 클라우드 게임의 개념은 2000년대 초반 유명 게임 플랫폼인 스팀에서 온라인 스트리밍 방식으로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느린 인터넷 속도와 필수 파일을 다운로드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이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2010년 OnLive라는 게임 회사가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출시했는데, 2015년 소니가 이 회사를 인수하고 보유하고 있던 140여 개의 클라우드 게임 관련 특허까지 확보합니다. 이후,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 나우 (Playstation Now)라는 스트리밍 방식의 게임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2017년, 그래픽 카드로 유명한 엔비디아(NVIDIA)는 자체 기술을 발표하며 지포스 나우(GeForce Now)라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선보이고, 2년간 일부 국가에서 무료 베타 서비스를 진행했습니다. 이처럼 2010년대 중반부터 몇몇 기업이 클라우드 게임을 준비했지만, 클라우드 게임은 더딘 성장을 이어갑니다.

본격적인 클라우드 게임의 시작

2018년부터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가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 뛰어들면서 상황은 급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아마존도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밝히는 등 세계에서 손꼽히는 IT 회사들이 클라우드 게임 개발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구글은 2019년 3월 ‘스태디아(Stadia)’라는 이름의 클라우드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공개했습니다. 높은 사양의 PC나 게임 콘솔이 없이, 다운로드도 없이 최신게임을 4K 해상도로 즐길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실제로 구글의 시연을 통해 저사양 노트북과 태블릿에서도 4K 해상도의 게임을 즐길 수 있음이 확인됐습니다. 구글은 2019년 11월 스태디아를 출시했습니다.

웹브라우저인 크롬만 설치하면 모든 게임이 가능합니다. 업데이트도 필요 없고 다양한 기기로 게임을 즐길 수 있기에 큰 기대를 모았지만, 생각보다 문제점을 드러내며 주춤하는 모습입니다. 테스트에서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상용화 이후 많은 사용자가 몰리면서 네트워크가 불안해지고, 지연 현상이 발생하는 등 게임 품질에 큰 영향이 발생했습니다. 그래픽이 저하되고 게임 조작 입력이 지연되면서 사용자들은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또한, 콘텐츠 역시 아직 다양하게 준비되지 못해 사용자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구글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l 구글 스태디아 (출처: Flickr)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엑스 클라우드(xCloud)’라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엑스 클라우드를 기존 콘솔 게임기인 엑스박스(Xbox)와 스트리밍 서비스인 Xbox Live 등과 연계한 서비스로 제공하며 엑스박스를 중심으로 게임 플랫폼을 구축합니다. 기반 클라우드인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를 활용합니다.

엑스 클라우드의 강점은 역시 기존에 확보한 Xbox의 게임과 사용자로 볼 수 있습니다. 오랜 시간 게임 사업을 해왔고 자체 클라우드인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를 보유하고 있어,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기 적합한 사업 환경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2019년에 시작한 모바일 시범 서비스에 이어 최근 엑스박스 게임을 PC에서 즐길 수 있는 PC 버전을 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러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중에서 가장 빠르게 플랫폼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2020년 2월, 지포스 나우(GeForce Now)를 시작했습니다. 2017년 CES에서 처음 공개한 지포스 나우는 엔비디아의 GPU 기반 그리드 컴퓨팅 기술을 활용합니다. 지포스 나우는 자체 게임 플랫폼이 없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게임 플랫폼인 스팀과 계정을 연동하는 방법을 채택했습니다.

스팀에서 게임을 구매한 이력이 있어야 게임을 즐길 수 있지만, 일부 다운로드 플레이를 지원하는 만큼 네트워크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줄일 수 있습니다. 현재 지포스 나우는 한국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LG유플러스는 지포스 나우와 제휴를 통해 5G 이용자에게 지포스 나우를 유료와 무료 두 가지 형태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l 출처: LG유플러스

이미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출시한 기업 외에도 많은 IT 기업이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 뛰어들 예정입니다. 세계 최대 이커머스 기업이자 IT 기업인 아마존은 올해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예정하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템포(Tempo)’라는 프로젝트명으로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아마존은 이미 자체 게임 개발사인 아마존 게임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 게임 담당 전문인력을 보강하는 등 오리지널 게임 개발을 통해 다른 기업과의 차별화를 노리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조만간 ‘크루시블’이라는 오리지널 게임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아마존은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AWS)를 보유하고 있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못지않게 클라우드 게임 제공에 적합한 환경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서두에 언급했던 소니 역시 플레이스테이션과 보유한 게임 콘텐츠를 활용해 플레이스테이션 나우를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비전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게임 개발사인 EA(Electronic Arts) 역시 2018년 클라우드 게임을 위한 프로젝트 아틀라스(Atlas)를 발표했습니다. EA에 따르면 단순히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게임 개발 단계부터 게임 엔진, 인공지능 등을 활용한 클라우드 기반의 게임 개발 플랫폼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애플은 2019년 게임 구독 서비스인 ‘애플 아케이드(Apple Arcade)’를 공개하고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는 게임을 구독 모델 형태로 제공합니다. 애플 아케이드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가 아니지만, 애플 생태계에 포함된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가 많고, 게임이 앱스토어 매출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게임의 비중이 높습니다.

이에 따라 애플은 소프트웨어에 집중하기 위해 게임을 선택했습니다. 애플 아케이드는 지금 당장은 클라우드 게임 스트리밍을 지원하지는 않지만 결국은 애플 하드웨어 기반의 클라우드 게임 형태로 옮겨갈 것으로 보입니다.

l 애플 게임 (출처: Apple)

미국 IT 회사만 클라우드 게임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중국의 최대 IT 기업인 텐센트와 알리바바도 클라우드 게임에 뛰어들었습니다. 텐센트는 ‘텐센트 스타트(Tencent Start)’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2019년 말 출시했습니다. NC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을 테스트로 시작해 포트나이트, NBA2K 온라인 등을 추가했습니다.

텐센트는 자체 게임 플랫폼인 위게임(WeGame)을 보유하고 있지만, 텐센트 스타트는 위게임에 없는 새로운 게임들을 클라우드 게임으로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알리바바는 2019년 9월 클라우드 게임 업체 유비투스(Ubitus)와 손을 잡았습니다.

알리바바가 개발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는 10만 명이 동시에 접속할 수 있고, 다양한 디바이스를 지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의 시장 조사 기관 아이미디어(iiMedia)는 중국의 클라우드 게임 사용자는 2018년 6,300만 명이며, 2021년 3억 7,3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해결해야 하는 과제

클라우드 게임 확대의 걸림돌로 여겨졌던 통신 서비스가 5G 네트워크의 보급과 확대로 해결될 것으로 보이면서 클라우드 게임 시장은 고속 성장할 전망입니다. 클라우드 게임은 게임을 다운로드하거나 설치할 필요가 없고, PC를 업그레이드하거나 게임 전용 콘솔을 구입할 필요가 없습니다. 클라우드 게임은 많은 장점을 갖고 있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공통 과제는 지연(Latency) 현상입니다.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는 사용자가 게임에 접속하면 클라우드 서버에서 게임이 실행됩니다. 이때 출력된 비디오와 오디오 데이터가 인코딩 과정을 거쳐 네트워크로 전송됩니다. 사용자의 하드웨어는 이를 받아 재생하면서 동시에 키보드나 게임 패드 등의 입력 장치를 통해 입력된 사용자의 조작 신호를 다시 서버에 전달합니다. 서버에 전달된 신호는 게임에 반영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연은 게임 경험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게임을 실행하는 클라우드 센터까지 중계 과정이 많거나 거리가 멀수록 게임 지연은 불가피합니다. 결국 사용자가 게임을 실행하는 위치와 클라우드 센터가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만약 한국의 사용자가 미국에 위치한 클라우드 센터에 접속해 게임을 실행한다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지연을 피할 수 없습니다. 지연 현상이 계속되면, 이는 사용자의 이탈을 초래합니다.

세계 곳곳에 클라우드 게임을 위한 센터가 위치해야 하고 이는 기업이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에 상당한 비용을 투자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클라우드의 성장은 클라우드 센터 인프라 및 네트워크 기술에 달려있습니다. 직접 클라우드 사업을 펼치고 있는 구글, 아마존 등이 클라우드 게임 인프라 구축에 유리합니다.

기업의 과제는 게임 콘텐츠 확보입니다. 클라우드 게임이 하드웨어, 플랫폼의 경계를 허무는 장점이 있지만, 게임 개발사와 유통사의 이해관계에 따라 게임 공급이 분산될 수밖에 없습니다.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는 얼마나 많은 게임을 확보하고 자체 게임을 개발해 사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지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각 기업의 경쟁력은 게임 콘텐츠 확보에 달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에서 디즈니가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로 넷플릭스를 위협할 수 있듯이, 클라우드 게임도 오리지널 제작 게임, 독점 공급 게임 등의 콘텐츠 확보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힙니다.

앞으로 더 치열해질 클라우드 게임 시장

클라우드 게임 시장의 경쟁은 영상이 추가되면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구글은 스태디아에 유튜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버튼을 누르면 바로 클라우드 게임이 실행되고, 유튜버와 함께 게임을 하거나 사용자가 자신의 게임 플레이 영상을 바로 유튜브 콘텐츠로 업로드할 수 있는 등 유튜브 연계를 통해 게임과 영상 콘텐츠의 융합을 시도할 것입니다. 아마존 역시 게임 스트리밍 방송 플랫폼인 트위치와 연계해 클라우드 게임과 영상 콘텐츠를 결합해 게임 플랫폼 구축에 나설 전망입니다.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는 ‘게임의 넷플릭스(Netflix of Gaming)’라고 불릴 정도로 스트리밍 서비스 강자인 넷플릭스와 비교됩니다. 넷플릭스 역시 앞으로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도 있습니다. 영상 스트리밍 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업인 넷플릭스의 경쟁자는 비디오 게임입니다. 집에서 게임을 하거나 동영상을 보는 사용자층은 겹칠 확률이 높습니다. 스트리밍 방식의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넷플릭스는 클라우드 게임 시장 진출을 추진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클라우드 게임 시장은 앞으로 많은 기업이 참여하며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클라우드 게임이 본격화된 시점은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아직 5G 네트워크가 범용적이지 않고, 거대 IT 기업이 클라우드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2~3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행착오는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앞으로 클라우드 게임이 사용자 경험을 바꾸고 게임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오늘 직접 클라우드 게임을 즐겨보면서 확인해보는 것이 어떨까요?

글 l 윤준탁 l IT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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