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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Trend

차세대 신소재의 다크호스 ‘흑린(Black Phosphorus)’

2016.04.20

안녕하세요? LG CNS 대학생 기자단 김용훈입니다.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 2016(국제전자제품박람회)이 지난 1월 성황리에 개최되었는데요. 여러 제품 중에서 투명 디스플레이와 휘어지는 디스플레이인 롤러블(Rollable) 디스플레이가 많은 관심과 호응을 얻었습니다.

이와 함께 이러한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기 위한 전자소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기존 물질을 대체할 차세대 전자소자인 ‘흑린’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l 흑린의 구조(출처: Vahid Tayari, McGill University)

여러분은 ‘흑린(Black Phosphorus)’ 에 대한 첫 인상이 어떠신가요? 저는 검정색이라는 단어가 강하게 느껴져서 막연히 ’검정색으로 이뤄진 물질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는데요. 간단히 말씀 드리면 글자 그대로 ‘검은색 인’을 의미하는 것으로, 인과 원소는 같지만 성질이 다른 물질이라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쉬울 듯합니다.

이 물질은 비슷한 성향의 신소재물질인 그래핀이나 탄소나노튜브에 비해서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다소 생소하신 분들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이제부터 흑린의 장점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흑린이 무엇인가요?

흑린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2차원 나노 물질인 대해 알고 계시면 더 좋은데요. 2차원 나노 물질은 수 나노미터 크기의 작은 원자가 한 겹으로 배열되어 있는 물질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탄소나노튜브, 그래핀, 이황화몰리브덴 등이 있죠.

흑린의 경우 ‘포스포린(Phosphorene)’ 이라는 2차원 나노물질이 여러 층으로 쌓여 있는 구조인데요. 이번 글에서 소개하는 신소재 물질에 관한 내용은 흑린에서 몇 개층을 떼어낸 ‘포스포린’의 물성을 이용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흑린은 공기 중에 산소나 수분과 반응하여 쉽게 산화된다는 치명적인 단점 때문에 지금까지 주목 받지 못하고 있었는데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국내에서는 강유전성 고분자물질을 흑린 보호층으로 사용하거나, 흑린 표면에 있는 원자들을 이산화티탄(TiO2)으로 치환하는 등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최근 흑린이 차세대 신소재 물질로 많은 관심을 받게 되었습니다.

왜 흑린을 사용해야 하나요?

차세대 전자소자로 흑린과 그래핀이 많이 비교되고 있는데요. 그래핀의 경우 기술을 상용화를 하기 위한 생산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한계점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흑린의 경우 주위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인의 동소체를 이용한 것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제성이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 관련 글: 더 가볍고 더 강하게, 꿈의 신소재 ‘그래핀’ (http://blog.lgcns.com/1011)

l 흑린과 그래핀의 밴드구조

그리고, 그래핀은 밴드갭(Band gap)이 없기 때문에 전기가 잘 통해서 통제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여기서 밴드갭이란 물질의 전기 전도성을 결정하는 고유한 값으로, 전자의 이동을 막는 벽의 두께라고 생각하시면 더욱 이해하기 쉽습니다.

흑린의 경우 전류가 잘 흐르면서도 자체적으로 반도체 성질도 가졌기 때문에 직접적인 밴드갭이 존재한다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흑린은 전기적 신호에 의해 쉽게 전류를 통제할 수 있어 그래핀 보다 더 전자기기에 적합한 물질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한편 현재 전자소자 분야에서 사용하고 있는 실리콘의 경우, 전기를 얼마나 잘 전도시키는지 나타내는 전자이동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단점이 있는데요. 2015년 국내의 한 연구팀에서 2차원 신소재 중에 흑린 박막이 전자이동도가 가장 큰 물질이라는 것을 밝히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로 인해 흑린은 각종 전자기기의 성능 향상에 도움이 되는 물질로써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흑린의 활용 분야

급변하는 전자 산업에서 새로운 전자소자를 개발하여 응용하는 것이 필수가 되었는데요. 이에 따라서 흑린을 이용한 신소재가 상용화되면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① 고성능 반도체

l 휘는 디스플레이(출처: LG 디스플레이 블로그)

현재 실리콘을 이용한 반도체는 산업계 전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전자소자인데요. 실리콘이 지닌 물성에는 한계가 존재하여, 디바이스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세계적으로 신소재 물질에 대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만일 흑린의 한 층을 떼어 만든 신소재 물질인 포스포린을 반도체를 만드는데 이용하면, 밴드갭의 간격을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하는데요. 전자의 전도성도 기존의 반도체보다 수십~수백 배 뛰어나기 때문에 고성능 반도체를 만드는데 적합하다고 합니다.

흑린을 이용한 고성능 반도체가 등장한다면 LED 산업이나 태양전지, 휘는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산업계의 큰 지각 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② 2차전지

l 출처: LG 화학 홈페이지

2차전지는 유럽, 미국 등의 주요 국가에서 친환경 자동차의 성장과 함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분야인데요. 현재는 리튬을 이용한 2차전지가 주로 이용되고 있으며,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리튬을 대체할 물질을 찾는 것을 중요한 이슈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미래창조과학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연수중인 우리나라 연구원이 작년에 흑린을 이용한 나트륨 2차전지 음극물질 개발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밝혔는데요. 여기서 나트륨 2차전지는 리튬 2차전지와 원리는 비슷하지만 매장량이 풍부하여 차세대 전지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개발 원리는 흑린과 그래핀의 각 층을 여러 겹으로 겹쳐서 나트륨 이온이 반응하기 좋은 구조를 형성한 것을 이용하였는데요. 이번 연구로 기존에 사용중인 탄소를 이용한 나트륨 이차전지보다 대략 8배 이상 향상된 용량을 갖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특히 이번 연구를 통해서 전압, 용량, 수명 등 나트륨 이차전지 기술 발전에 큰 기여를 하였는데요. 앞으로 전기 자동차와 휴대폰 등 여러 전자 제품에 널리 이용되어, 빠른 시일 내로 상용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③ 친환경 광촉매

광촉매는 빛을 받아 화학반응을 촉진시키는 물질을 말하는데요. 유해 물질을 분해하는 특성을 갖고 있어 친환경 물질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산화타이타늄(TiO2)이 있으며 주로 자외선에 반응하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흑린의 경우 물질에 입사되는 빛의 에너지 세기에 따라 전자의 흐름이 달라지는 광전기적 성질이 우수하다는 성질을 갖고 있는데요. 작년에 국내 한 연구팀이 이러한 점을 이용해서 흑린과 산화타이타늄을 이용하여 친환경 광촉매 재료로 사용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하였습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흑린은 공기와 반응하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불안정하다는 단점이 존재하였는데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초음파 처리 및 간단한 화학적 박리법으로 몇 개의 흑린 층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광촉매 재료로 이용될 경우 자외선뿐만 아니라 가시 광선에서의 촉매 활성도를 높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요. 하지만 광촉매는 아직 널리 알려진 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도 많은 연구가 필요한 분야입니다.

이외에도 흑린은 강도가 매우 강하여 총알도 막을 수 있는 방탄복을 만들 수도 있다고 하는데요. 조만간 저희도 아이언맨이 입고 나온 수트를 입고, 지갑 속에 휘어지는 디스플레이를 넣고 다니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앞으로의 전망

흑린은 많은 장점들이 있지만 최근에 주목을 받은 물질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다른 물질들에 비해 연구결과가 많지는 않은데요. 흑린의 박막을 얻기 위해서 테이프를 이용하여 한 층씩 떼어내는 작업을 하였기 때문에 대량 생산이 어렵다는 것도 한계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에도 올해 국내 한 연구팀이 에탄올과 물을 이용한 간단한 액상 박리법을 통해 흑린 박막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데 성공하였는데요. 특히 흑린 박막의 경우 아세톤을 선택적으로 감지함에 따라 유독가스 감지 센서 등으로 활용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앞서 말한 것처럼 디스플레이나 반도체 소자에 활용되기 위해서 여러 성과를 얻고 있는 물질인 만큼, 앞으로 더욱 활발한 연구로 차세대 신소재의 주역으로 성장하길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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