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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Trend

포트나이트와 로블록스가 점화한 ‘메타버스’ 트렌드

2021.05.25

메타버스와 관련해 많이 언급되는 기업이 있습니다. 포트나이트(Fortnite)의 운영사이자 게임 엔진 언리얼 엔진(Unreal Engine)의 운영사인 에픽게임즈(Epic Games)입니다. 지난해 12월, 에픽게임즈의 CEO 팀 스위니는 트위터에서 포트나이트가 게임인지 플랫폼인지 묻는 질문에 “포트나이트는 게임”이라며 “같은 질문을 12개월 뒤에 다시 해 달라”고 답했습니다. 포트나이트의 비전이 게임 그 이상임을 시사한 것인데요. 최근 스위니는 10억 달러의 신규 투자 유치 관련 성명에서도 “에픽과 메타버스에 대한 우리의 비전을 지원해주는 기존 투자자와 신규 투자자들에게 감사를 표한다”며 메타버스를 자사의 핵심 비전으로 언급했습니다.

메타버스에 가장 근접한 플레이어로 꼽히는 에픽게임즈

VC 투자자이자 전직 아마존 임원인 매튜 볼 역시 게임으로 출발한 포트나이트가 소셜 공간으로 진화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애플 등의 테크 자이언트들을 제치고 에픽게임즈를 메타버스 창조에 가장 가까이 와있는 사업자로 꼽았습니다. 과거 10대들이 집에서 친구들과 몇 시간씩 통화하며 시간을 보냈다면, 지금의 10대들은 포트나이트에 접속해 친구들과 어울린다는 건데요. 이때 중요한 것은 이들이 게임을 하기 위해서만 포트나이트에 접속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10대들은 게임 세계 안에서 영화, 스포츠, 뉴스, 연애 등 다양한 화제로 대화합니다. 매튜 볼은 별도의 스토리나 IP가 없이 누가 참여 중인지에 따라 게임 플롯이 달라지는 포트나이트의 특성이 포트나이트를 이 같은 소셜 공간이 되게 했다고 전했습니다. 

비단 10대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많은 브랜드들 역시 포트나이트를 제품홍보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2019년에 열린 유명 DJ 마시멜로의 라이브 콘서트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미국의 록밴드 위저 역시 게임 안에 전용 ‘섬’을 만들어 팬들이 가장 먼저 신곡을 들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같은 해 12월엔 영화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제작팀은 영화 개봉을 앞두고 포트나이트 게임 내에서 관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를 개최했습니다. 그리고 영화의 독점 클립과 감독 J.J. 에이브럼스와의 라이브 인터뷰를 공개했습니다. 이처럼 팬데믹 이전부터 포트나이트를 통한 가상 이벤트가 활발히 진행돼 왔습니다.

포트나이트에서 라이브로 열린 마시멜로의 콘서트 (출처: YouTube)

게임의 인기를 무기로 구축한 상호운용성, 언리얼 기반으로 무한 확장 가능

포트나이트는 나이키의 에어 조든이나 영화 ‘존 윅’의 프랜차이즈 등 브랜드들과 협력해, 포트나이트 맵 내 일부 공간을 특정 테마의 미니 가상세계로 생성하는 ‘기간 한정 모드(LTM, limited-time modes)’를 여러 차례 선보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흥미롭게도 포트나이트가 아닌 다른 게임의 미적 특징, 아이템, 게임플레이 스타일을 모방한 LTM들이 간간히 나타났는데요. 대표적으로 1인칭 슈팅게임 보더랜드나 DC 유니버스의 히어로 캐릭터인 배트맨의 고담시티를 본 딴 LTM 등이 있습니다.

이처럼 다수의 IP가 하나의 가상공간 안에 혼재해 나타나는 특징은 메타버스가 충족시켜야 할 조건 중 하나인 상호운용성입니다. 매튜 볼은 “포트나이트는 캐릭터들이 마블의 코스튬을 입고 고담시티를 활보하거나, 디즈니의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아바타와 넷플릭스의 ‘기묘한 이야기’에 등장하는 호퍼 아바타가 한 공간에서 합법적으로 어울릴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라고 말했습니다. 더불어 그는 이 점을 메타버스 구축에 있어 에픽게임즈가 가지는 핵심 강점으로 꼽았습니다.

마블과 DC의 IP가 한 공간에 공존하는 포트나이트 (출처: Epic Games)

이 같은 상호운용성은 포트나이트가 강조해 온 크로스 플랫폼 플레이 전략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포트나이트는 크로스 플랫폼 플레이의 시대를 연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포트나이트는 iOS, 안드로이드, 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 PC, 엑스박스 등 현존하는 모든 메이저 게임 플랫폼에서 크로스 플랫폼 플레이를 지원한 최초의 게임인데요. 엑스박스의 유저가 플레이스테이션의 유저와 함께 만나 플레이하거나, 플레이스테이션에 저장된 게임 플레이 상황을 iOS에서 그대로 이어 플레이하는 게 가능합니다.

크로스 플랫폼 플레이는 그동안 폐쇄적인 생태계를 통해 네트워크 효과 창출을 추구해 온 콘솔 업체들에게 배척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럼에도 포트나이트는 2018년에 배틀 로얄 모드의 엄청난 인기를 앞세워 크로스 플랫폼을 가장 완고하게 거부해 온 소니의 허가를 얻어낸 바 있습니다.

포트나이트가 IP와 디바이스 측면에서 모두 높은 상호운용성을 획득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매튜 볼은 “처음부터 메타버스를 표방하고 만들어진 플랫폼이 아닌, 유기적 진화를 통해 메타버스로 이행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즉, 포트나이트가 너무나도 선풍적이고, 독보적인 인기를 끈 게임이기에 모든 플레이어가 참여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말입니다. 마치 P&G와 같은 소비재 브랜드들이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을 수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보다 더 중요한 점은 에픽게임즈가 이 같은 상호호환성을 포트나이트 외부로 확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는 사실입니다. 언리얼을 기반으로 개발된 수천 종의 게임은 이미 포트나이트와 각종 툴 및 소프트웨어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앞으로 이들 게임 간에는 유저 프로필을 공유하거나 경험을 통합하는 등 메타버스 구축 작업이 수월하게 이뤄질 수 있습니다.

아울러 최근 디즈니는 자사의 ‘더 만달로리안’ 시리즈를 전적으로 언리얼의 렌더링 기술 기반으로 제작할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그 밖에도 폭스 스포츠가 미국의 자동차 경주 대회 나스카(NASCAR) 중계를 위한 가상 스튜디오를 언리얼 기반으로 구축하는 등 언리얼의 이용은 확대되는 중입니다. 이는 에픽게임즈의 가상 세계가 엔터테인먼트 영역까지 확장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2019년 4월에 에픽게임즈가 메타버스의 또 다른 요건인 가상세계 내 경제구축을 위해 트윈모션(Twinmotion)을 인수한 것 또한 눈여겨볼 만합니다. 트윈모션은 건축설계 및 건설, 도시계획, 조경 전문가들이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통해 언리얼 엔진 기반의 사실적인 3D 모델을 단 몇 초 만에 만들 수 있도록 한 소프트웨어인데요. 트윈모션 인수는 언리얼 기반으로 게임을 제작하는 전문 개발자들뿐만 아니라, 코딩 지식이 없는 일반 유저들까지도 언리얼 기반의 가상현실 경험을 제작해 포트나이트에 배포할 수 있음을 뜻합니다. 이는 유저들이 직접 만든 제품을 서로 거래할 수 있는 메타버스 경제구축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누구나 아이템 만들고 거래하는 이코노미 구축한 로블록스

메타버스 붐을 등에 업고 400억 달러에 육박하는 기업가치로 뉴욕증시에 상장한 로블록스에게도 게임 내 이코노미는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로블록스는 상장을 앞두고 자사 ‘투자자의 날(Investor Day)’에서 메타버스 관련 비전의 여덟 가지 원칙 중 하나로 ‘활발한 이코노미’를 꼽은 바 있습니다.

로블록스의 이코노미는 로벅스(Robux)라는 이름의 가상 화폐를 기반으로 운영되는데요. 사용자들은 로벅스를 게임 내 아이템과 경험을 구매하는 데 사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직접 아이템이나 경험을 제작해 판매함으로써 로벅스를 벌어들일 수도 있습니다.

로벅스는 크게 두 곳에서 사용 가능합니다. 첫 번째는 아바타 마켓플레이스입니다. 로블록스에 처음 접속한 사용자는 아바타의 형태로 신원을 생성하게 되는데요. 아바타 마켓플레이스는 아바타를 커스터마이즈하기 위한 아이템이 거래되는 곳입니다. 로벅스로 의상, 장비, 액세서리 등을 지불하고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커스터마이즈된 아바타는 로블록스 내 수 백만 종에 이르는 경험 내에서 같은 모습으로 유지됩니다. 두 번째는 경험 내 아이템입니다. 이는 유저가 생성한 경험 내에서 이용되는 전용 아이템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가상의 집을 꾸미기 위한 집이나, 펫 레이싱 게임에서 사용되는 레이싱카 등인데요. 아이템의 종류는 경험에 따라 무궁무진합니다.

이 두 종류의 로벅스 상품 모두 로블록스 내의 독립적인 크리에이터와 개발자들에 의해 제작· 판매됩니다. 그리고 이들은 지불의 형태나 가격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습니다. 아바타 마켓플레이스 내 아이템이나 경험 아이템을 구매할 경우, 해당 아이템을 제작한 크리에이터 및 개발자에게 판매 금액에 해당하는 로벅스가 지급되는데요. 다른 유저들과 마찬가지로 개발자들은 이 로벅스로 게임 내 아이템을 구매하거나, 개발자들끼리 거래되는 툴을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개발자 환전 프로그램을 통해 실제 화폐로 출금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로벅스로 구매할 수 있는 아이템 카테고리 예시와 거래 시스템 화면 (출처: 로블록스 블로그)

로블록스는 더 많은 크리에이터와 개발자들이 로블록스 내 경험과 아이템 판매로 생계를 일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1,250명 이상의 개발자들이 로벅스 거래를 통해 1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10만 달러 이상을 창출한 개발자의 수도 300명 이상에 달합니다. 팬데믹으로 인해 엔터테인먼트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크리에이터와 개발자들의 로벅스 수익도 증가하는 추세인데요.

로블록스의 S-1 자료에 의하면 2020년 9월 30일(9개월)을 기준으로 개발자와 크리에이터들이 창출한 매출은 2억 920만 달러로 전년도 같은 기간의 7,220만 달러 대비 190%가량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한 해를 통틀어 이들 크리에이터와 개발자들이 창출한 매출은 총 3억 2,900만 달러가량으로, 125만 명 이상의 개발자들이 수익을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포트나이트와 로블록스가 점화한 메타버스 트렌드, 관련 투자 및 움직임 활성화

메타버스가 인터넷을 대체할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으로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에픽게임즈를 비롯한 빅 플레이어들을 중심으로 가장 먼저 메타버스에 도달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합니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도 메타버스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꼽히고 있는데요. 렌더링 영역의 강자인 엔비디아의 경우, 지난해 ‘엔지니어들을 위한 메타버스’를 표방한 옴니버스(Omniverse)를 선보였습니다.

로블록스와 같은 스타트업들이 투자자들에게 높은 가치를 인정받으며 유사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도 줄을 잇고 있습니다. 이전까지 누적 투자금 5,000만 달러 이하였던 메타버스 스타트업 레크 룸(Rec Room)도 그중 하나입니다. 레크룸은 로블록스의 상장 직후 세쿼이아 캐피털와 인덱스 벤처스로부터 1억 달러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레크 룸 역시 로블록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크리에이터 툴과 게임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플랫폼 내의 경제체제를 구축하고 있는데요. 현재 자사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터는 200만 명에 달하며, 올해 해당 크리에이터에게 지불하는 금액이 100만 달러를 돌파할 전망입니다.

제2의 로블록스로 주목받으며 큰 금액의 투자를 유치한 레크 룸 (출처: YouTube)

그 외에도 메타버스의 요소를 다양하게 변형한 시도들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홍콩 게임 소프트웨어 업체 애니모카 브랜즈(Animoca Brands)의 자회사 TSB 게이밍 역시 이달 초에 탈중앙 게이밍 메타버스 프로젝트인 ‘더 샌드박스’에 샌드박스 마켓플레이스를 론칭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샌드박스 마켓플레이스는 유저가 생성한 게임 아이템이나 가상의 토지를 NFT 기반으로 사고 팔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입니다. 전용 툴인 복스에딧(VoxEdit)을 통해 복셀(voxel) 게임 자산을 NFT로 제작한 뒤 마켓플레이스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인데요. 앞으로 이와 같이 메타버스와 관련해 다양한 시도들이 진행될 전망입니다.

[출처]

WSJ (https://www.wsj.com/articles/fortnite-maker-epic-games-valued-at-nearly-29-billion-in-funding-round-11618325321)
Matthew Ball VC (https://www.matthewball.vc/all/themetaverse)
The Washington Post (https://www.washingtonpost.com/video-games/2020/04/17/fortnite-metaverse-new-internet/)
CNBC (https://www.cnbc.com/2021/03/10/로블록스-rblx-starts-trading-at-64point50-after-direct-listing.html)
로블록스 Blog (https://blog.로블록스.com/2012/08/the-beginners-guide-to-the-로블록스-economy/)
로블록스 Investor Day Transcript (2021.2.26)
Tech Crunch (https://techcrunch.com/2021/03/24/rec-room-raises-at-1-25b-valuation-from-sequoia-and-index-as-vcs-push-to-find-another-로블록스/)
Venture Beat (https://venturebeat.com/2021/04/09/the-sandboxs-nfts-gain-momentum-with-marketplace-new-partners-and-investors/)

글 ㅣ LG CNS 정보기술연구소 기술전략팀 (*Collaborated with ROA Intellig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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