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는 신뢰의 인터넷을 가능하게 하기는 기술 ‘블록체인’의 개념과 어떻게 생성되고 기술에는 어떤 유형이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 신뢰의 인터넷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 1편: http://blog.lgcns.com/1713
이어서 이번에는 블록체인 기술의 진화와 작용 유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의 진화
블록체인은 초기 암호화폐를 구현하기 위한 기반 기술로 시작했으나, 암호화폐 기반의 응용 서비스 구현을 위해 활용되면서, 다양한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을 구현하기 위한 범용 플랫폼 기술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① 암호화폐 기술
비트코인(Bitcoin)은 최초로 대중화에 성공한 암호화폐로 금융기관을 배제하고 화폐를 발행하고 유통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했습니다. 비트코인에서 거래는 암호화폐에 대한 소유자 변경 요청을 의미합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 참여자는 자유롭게 거래를 발생시킬 수 있고, 이는 참여자 간 검증을 통해 유효한 거래만이 네트워크에 전파됩니다.
이러한 거래는 블록으로 만들어져 블록체인에 기록되면서 확정되는데요. 블록을 생성하는 행위는 작업증명이라 부르며 합의 알고리즘에 의해 참여자 간의 확률적 경쟁을 통해 동일 시점에 오직 하나만의 블록이 생성되어 네트워크로 전파됩니다.
익명성으로 인한 악의적인 거래 조작을 방지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평균 10분 정도의 계산량이 요구됩니다. 따라서 특정인이 거래를 의도적으로 조작하기 위해서는 블록 생성 경쟁에서 항상 승리해야 하며 이는 전체 네트워크 컴퓨팅 파워의 절반 이상을 보유하였을 때 성공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비트코인의 대중적 성공에 의해 비트코인을 변형한 유사 코인들이 대거 등장하게 됩니다. 이들은 비트코인의 여러 가지 조건들을 변형하여 새로운 암호화폐를 만들어 내기 시작했습니다. 블록 생성의 보상을 늘린 IXCoin, 메모리 집중 작업증명 알고리즘을 적용한 Tenebrix, 블록 생성 주기를 단축시킨 라이트코인(Litecoin)이 그 예인데요. 유사 코인들은 시장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면서 현재까지도 생성되고 사라지고 있습니다.
단순 암호화폐 이외에도 제한적인 서비스 결합 시도도 있었습니다. 리플(Ripple)은 자체적인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저렴한 수수료의 글로벌 송금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오픈 어셋 프로토콜(Open Asset Protocol)은 비트코인의 트랜잭션에 비 송금과 무관한 데이터를 기록하는 방법으로 위변조 증명에 활용하는 일종의 자산 발행 프로토콜도 등장했습니다.
②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 도입
블록체인을 암호화폐가 아닌 범용의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으로서 확장시킨 기술이 이더리움(Ethereum)입니다. 이더리움은 이더리움 재단에서 추진하는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더리움은 블록체인에 암호화폐를 포함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구현할 수 있는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 기술을 접목했습니다.
스마트 컨트랙트는 서비스의 상태와 비즈니스 로직을 프로그래밍 언어로 구현한 분산 애플리케이션인데요. 기존의 블록체인이 데이터 자체에 대한 동기화를 보장하였다면 스마트 컨트랙트로 인해 비즈니스 행위의 동기화까지 보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더리움은 기본적으로 Ether라는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어 암호화폐에 대한 소유권 변경이 기본적인 거래입니다. 그리고 스마트 컨트랙트라는 분산 애플리케이션의 설치, 호출 등 역시 거래로 표현되어 블록체인에 기록됩니다. 이를 통해 정적인 데이터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로직에 의해 생성된 동적인 데이터 역시 전체 참여자에게 동일하게 전달됩니다.
③ 기업 적용을 위한 변화
스마트 컨트랙트로 인해 정적인 데이터 기록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로직까지 블록체인에 담을 수 있게 되면서 블록체인 기술을 기업에 적용하고자 하는 시도들이 발생했습니다. 개방형 블록체인 기술은 네트워크 참여자의 승인, 거래 데이터에 대한 프라이버시 보호, 거래 처리 속도 및 확장성 보장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들이 등장했는데요. 기업에 적용하기 위한 모든 기술들은 다양한 비즈니스를 구현하기 위해 스마트 컨트랙트 기능을 기본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더리움의 가능성에 투자한 솔루션 업체들은 이더리움을 기업에 적용하기 위해 프라이버시, 운영 관리, 상용 데이터베이스 지원 등의 기능을 추가하여 각자의 솔루션을 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로 인해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한 솔루션들이 파편화되기 시작하면서 호환성 문제가 대두되었는데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EEA(Enterprise Ethereum Alliance)라는 단체가 조직되었고 이더리움과 호환되면서 기업에 필요한 기능을 제공하기 위한 규약 및 이를 구현한 오픈소스 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리눅스(Linux) 재단에서 추진하고 있는 하이퍼리저(Hyperledger)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하이퍼리저 프로젝트는 범산업을 위한 분산원장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하이퍼리저 프로젝트 내부에는 Fabric, Sawtooth, Iroha의 3개의 분산 원장 플랫폼 프로젝트가 있으며, 블록체인 탐색기, 스마트 컨트랙트 프레임워크, 블록체인 관리 도구 등 지원도구 프로젝트들도 병행되고 있습니다.
R3 컨소시엄에서 추진하고 있는 코다(Corda)는 금융권에 특화된 분산 원장 기술입니다. 코다(Corda)는 엄밀하게 말해서는 블록체인이 아닌데요. 거래를 블록 단위로 모아서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거래 그 자체로 체인을 구성하여 기록합니다.
코다(Corda)는 글로벌 80여 개 이상의 금융기관들이 분산 원장 기술을 금융권에 적용하기 위해 프라이버시 강화, 규제 대응을 위한 요구 사항을 제안했고 이를 R3에서 구현했습니다. 현재 기본적인 기능은 오픈소스로 공개되어 있으나 성능, 고가용성 등 기업에 적용하기 위한 기능은 상용으로 판매할 계획입니다.
블록체인 기술의 적용 유형
① 안전한 데이터 보관
기업 내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한 가장 간단한 적용 방식은 블록체인의 데이터 보관과 관련된 특성을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중앙 집중형 데이터 저장 방식에서는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 분산 데이터 베이스를 통한 데이터 복제 및 복원을 제공하고, 별도의 솔루션을 통해 데이터 위변조를 탐지합니다.
블록체인은 다수의 노드를 구성하여 완전하게 동일한 데이터를 동기화할 수 있고 특정 노드가 손상되더라도 다른 노드에서 동일한 데이터를 복제해 올 수 있습니다. 또한 블록체인에 저장된 데이터는 임의의 변경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무결성 역시 보장할 수 있습니다. 만약 데이터를 기업 내부에서만 관리하는 방식이 객관성이 결여된다고 판단되는 경우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같은 개방형 블록체인에 무결성 정보를 추가적으로 적용하는 방법도 가능합니다.
이러한 방식을 활용해서 미국 IT 기업인 스탬퍼리(Stampery)는 문서를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등록함으로써 문서 공증, 즉 문서가 언제 누구에 의해 생성되었고, 내용의 변조 없이 원본 상태임을 보증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에버레저(Everledger)는 다이아몬드 등 고가의 귀중품의 진품 여부를 판별하고, 도난품이 아닌지를 소유자를 증명하는 과정에서 종이 보증서의 분실, 훼손, 복제 문제점을 블록체인 상의 기록의 변경 불가능 속성을 이용하여 해결하고 있습니다.
② 중개자 없는 거래
블록체인의 본질적인 가치는 중개자가 없이도 거래에 대한 신뢰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는 에어비앤비 등 공유경제를 표방하는 인터넷 비즈니스들이 개인 간의 거래 수요와 공급을 중개해 주면서 수취하는 수수료를 제거할 수 있습니다. 즉 블록체인을 통해 블록체인을 통해 개인이 공급하는 서비스를 개인이 직접 구매하고 대가를 직접 지불할 수 있습니다.
슬록잇(Slock.it)은 블록체인과 IoT를 결합, 잠글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남에게 빌려주고, 그 사용료를 받을 수 있게 해 주는 스마트 자물쇠를 통해 중개업체 없이 자유롭게 사용료, 사용 조건을 결정하고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게 합니다.
브루클린 마이크로그리드 프로젝트(Brooklyn Microgrid Project)에서는 개별 태양열 패널을 보유한 사람들이 필요량을 초과하여 생산된 에너지를 에너지 저장 장치에 저장했다가 필요에 따라 이웃과 거래하는데 블록체인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③ 데이터 정합성 및 투명성 보장
호텔 예약과 같이 다수의 주체에서 거래가 발생하고 거래 내역이 이들을 경유하여 전달되는 과정에서 데이터의 중복, 누락 등으로 인해 오류 발생하고, 사후 조정하기 위해 시간과 노력이 소모되는데요. 블록체인은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데이터의 실시간 공유 및 정합성 확인이 가능해져 사후 조정 작업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프레브난스(Prevenance)는 판매 상품을 추적하고, 생산•유통 정보를 소비자에게 투명하게 제공함으로써, 품질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고 가짜 상품 피해를 막고자 블록체인 기반의 공급망 관리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세계 최대 물류 회사인 머스크(Maersk)는 전자화되지 않은 해상 운송의 비효율적인 프로세스에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여 오류 감소, 재고의 효율적 관리, 운송 인력 최소화, 서류 작업의 지연 감소 등의 비용 절감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시장 동향 및 시사점
① 시장 동향
최근 국내 금융기관에서는 블록체인을 적용하는 초기 단계 사업으로 금융기관 간 공동 인증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를 시작으로 은행연합회, 생명보험협회 등 동종 금융권이 협회를 통해 공동 인증을 통해 블록체인 인프라를 구축하고 포인트 거래, 지역 화폐 등으로 확산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공인인증서의 경우 개인이 발급받은 인증서를 타기관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인증서 등록이라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요. 또한 타기관 발행 인증서를 수취한 기관은 공인인증체계를 통해 인증서를 검증해야 합니다. 그러나 블록체인을 이용하는 경우 특정 기관에서 발행된 인증서가 직접 관련 기관으로 공유되기 때문에 개인은 별도의 인증서 등록 절차 없이 인증서 기반으로 인증이 가능해집니다.
비 금융 영역에서는 물류 등에서 블록체인의 효용성을 확인하기 위해 PoC를 추진하고 있는데요. 관세청, 해양수산부,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부산항만공사, 현대상선, 남성해운 등이 해운 물류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수출입 서류의 위변조 차단, 업무 문서와 화물 위치의 실시간 공유 등을 위한 시범 프로젝트를 추진 중입니다.
② 시사점
블록체인은 공유 원장이 동일하게 관리되고 수정이 불가능한 저장 방식을 이용하여 인터넷 기반의 비대면 거래에 있어서 제3자에 의존하지 않고도 신뢰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특정 거래 참여자의 행위가 다른 거래 참여자에게 변경 없이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에 서로의 행위에 대해 믿고 거래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원리로 인해 블록체인은 보안성, 처리 속도, 가시성 관점에서 장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으로 판단할 때 자사와 같이 B2B를 대상으로 IT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관점에서 블록체인, 특히 허가형 블록체인 기술은 시스템 간의 인터페이스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기반 기술 관점에서 해결해 줄 수 있습니다. 특히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다수의 기업이 협업을 해야 하는 경우 기존 중앙 집중형 시스템에서 이슈가 되는 데이터 소유 및 관리 주체 선정의 이슈를 회피할 수 있습니다.
또한 블록체인이 IoT와 결합되는 경우 IoT 디바이스가 획득할 수 있는 정보가 급격히 확장될 수 있는데요. 하나의 IoT 디바이스가 보유하지 못한 센서 정보를 이웃한 IoT 디바이스로부터 전달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는 IoT 디바이스가 블록체인을 통해 집단을 이루게 되면 방대한 센싱 정보를 획득할 수 있게 되고 이를 기반으로 고도의 의사결정이 가능하게 됩니다.
LG CNS는 2015년부터 블록체인에 대한 리서치를 시작, 장외주식 거래, 문서 진본 증명, 공급망 관리 PoC를 수행하면서 블록체인의 기술 검증을 수행했습니다.
2017년에는 금융 특화 플랫폼 코다(Corda)를 보유한 R3와 국내 최초이자 유일하게 파트너십을 체결했습니다. 코다(Corda) 기반의 애플리케이션 구현 역량을 확보하고, 검증된 글로벌 블록체인 플랫폼 위에 자사의 풍부한 금융 사업 역량을 결합해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2018년에 들면서 금융 영역뿐만 아니라 범산업으로 블록체인의 관심이 확산되면서, 현재 급격히 적용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오픈소스, 하이퍼레저 패브릭(Hyperledger Fabric)을 기반으로 LG CNS 블록체인 플랫폼 확보를 정보기술연구소에서 추진 중입니다.
일반적으로 블록체인을 TCP/IP 기술과 비교하며 설명하곤 합니다. TCP/IP는 1972년 소개된 이후 기술의 발전을 거듭하면서 물리적으로 떨어진 거래 당사자들 간의 연결의 비용을 낮추어 정보의 공유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TCP/IP가 50년의 시간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발전하여 현재의 혁신을 가능하게 한 것입니다. 블록체인은 2009년 등장하여 겨우 10년 정도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생성되는 데이터에 대한 효율적인 관리 방법, 스마트 컨트랙트의 법적인 효과 부재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이 있습니다.
다만, 블록체인은 TCP/IP가 현재의 혁신을 가져오기까지 소요된 시간보다는 매우 단기간에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정보의 인터넷 시대를 신뢰의 인터넷 시대로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글 l LG CNS 정보기술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