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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Trend

가상 비서가 집 속으로, 빌트인 홈 오토메이션 동향

2018.10.08

스마트홈은 실현되었습니다. 특히 음성 명령을 수행하는 가상 비서의 발전은 스마트홈의 인터페이스와 제어에 큰 영향을 끼쳤고, 가상 비서를 기반으로 스마트홈 플랫폼을 구축하는 추세입니다. 그리고 가상 비서의 보급에는 음성을 주고받기에 적합한 아마존의 에코(Echo), 구글의 구글 홈(Google Home) 등 일체형 스피커가 중심입니다.

l 아마존 스마트홈 (출처: https://www.lennar.com/)

스피커가 중심인 이유는 가상 비서의 활용에 스피커와 마이크가 꼭 필요하고, 디스플레이가 없더라도 명령을 수행한다는 사용자 경험, 집 안 어디든 쉽게 거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포함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용자가 디스플레이를 통한 그래픽 인터페이스에 접근하지 않아도 사용자 경험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는 확신, 확신을 얻기 위해 실험한 스피커가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스피커를 개선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위에서 설명한 이유라면, 어디든 쉽게 거치한다는 장점을 대체하는 것으로 꼭 스피커 형태가 아니어도 가상 비서 기반의 스마트홈을 구축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전자레인지나 오븐, 냉장고, TV, 소파나 액자 같은 것들도 말이죠. 접근성에서 스피커를 능가할 수 있다면 꼭 스피커가 아니어도 된다는 겁니다.

이런 점은 실제로 아마존과 구글 등 스피커 중심의 가상 비서 플랫폼 개발사들이 목표하는 바이기도 합니다. 스피커가 초기 시장의 교두보가 될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경쟁이 심화했을 때도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려면 훨씬 강력한 접근성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집 안에서 스피커보다 나은 가상 비서의 접근성을 향상할 방법은 무엇일까요? 바로 ‘빌트인’입니다.

미국 최대 부동산 회사인 콜드웰 뱅커(Coldwell Banker)는 2017년에 주택 구매자의 스마트홈 기술 채택률이 33% 증가했다고 보고했습니다. 주택 구매자가 가장 원하는 홈 오토메이션 장치는 온도 조절 장치, 화재 탐지기, 일산화탄소 감지기, 스마트 카메라, 스마트 잠금장치, 스마트 조명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에는 스피커를 통한 가상 비서가 기반이 되는 추세와 맞물리지 않는 점이 있습니다. 상기한 홈 오토메이션 장치들은 주택에 빌트인된 상태로 개별적으로 작동하지만, 스피커의 가상 비서 플랫폼은 연동할 장치를 따로 구분하여 연결합니다.

빌트인 장치를 들인 스피커로 조작할 수 없다면, 주택 구매자는 연동할 새로운 장치를 구매하거나 가상 비서와의 연동을 포기해야 합니다. 표면적으로는 주택 구매자가 불편한 상황처럼 보이지만, 가상 비서 플랫폼 개발사로서는 플랫폼 확장에 긍정적이지 못한 것입니다.

그래서 아마존과 구글은 새로운 실험을 시도합니다.

구글은 미국의 주택 건설 회사인 KB 홈(KB Home)과 제휴했습니다. 1957년 창립 이래 55만 가구를 지은 회사지만, 구글과의 제휴는 지금껏 해온 부동산 사업과는 다릅니다. 제휴를 통해 KB 홈이 건설하는 주택은 구글의 가상 비서인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를 기반하는 것과 함께 구글 어시스턴트와 연동하는 홈 오토메이션 장치, 끊기지 않는 통신 환경을 위한 구글의 무선 네트워크 솔루션, 거치할 2개의 구글 홈, 자회사인 네스트의 스마트 초인종을 포함합니다.

마찬가지로 아마존도 주택 건설 회사인 레나(Lennar)와 제휴했습니다. 가상 비서인 알렉사(Alexa)를 빌트인하고, TV, 조명, 온도 조절기 등 장치를 제어할 수 있게 할 계획입니다.

또한, 아마존 대시 버튼(Amazon Dash Button)도 내장하여 소모품을 쉽게 주문하고, 아마존의 셋톱박스인 파이어 TV로 아마존 프라임 콘텐츠를 즐기도록 합니다. 그리고 아마존 주택을 돋보이게 하는 건 아마존 클라우드 캠(Amazon Cloud Cam), 스마트 도어락(Smart Door Locks), 지난 2월에 인수한 초인종 회사인 링의 스마트 초인종을 통한 보안과 집 안 배송인 아마존 키(Amazon Key) 등 아마존 서비스를 연결하여 거대한 플랫폼을 주택에 집약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주택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구매자가 주택을 선택하는 기준에 가상 비서 플랫폼이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가상 비서 플랫폼이 주택 선택에 끼치는 영향은 아주 미미할 겁니다. 다만, 콜드웰 뱅커의 조사처럼 스마트홈 기술 채택이 계속 증가한다면 플랫폼이 선택의 기준이 되지 않더라도 스마트홈 기술의 적용 여부가 주택 선택에 영향을 끼칠 테고, 선택된 주택의 플랫폼의 활성화 수준에 따라서 해당 플랫폼의 빌트인을 확산할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있겠죠.

만약 특정 빌트인 플랫폼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서 확산한다면 주택 구매자의 플랫폼 활용이 증가하므로 가상 비서 플랫폼 개발사로서는 스피커나 스마트 잠금 장치, 스마트 카메라 등 홈 오토메이션 장치를 개별적으로 판매하지 않아도 플랫폼을 확장할 기회를 얻습니다. 더 많은 주택에 다양한 장치를 계속 추가하여 보급률을 늘리면 신축에 채택될 여지도 높일 수 있으며, 경쟁 업체의 스피커가 집 안을 잠식하는 걸 방지하는 효과도 낼 수 있죠.

가상 비서, 홈 오토메이션 장치의 빌트인은 두 가지 큰 의미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홈 인터페이스와 사용자 경험’입니다. 홈 오토메이션 장치를 내장하는 건 지속한 동향입니다. 그러나 스마트폰이나 스피커의 가상 비서를 통해 조작했습니다. 집이라는 공간을 품을 수는 있어도 융합하지는 못한 거죠. 하지만 익숙한 인터페이스와 사용자 경험은 홈 오토메이션 장치를 사용자들이 활용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가상 비서에 대한 사용자 경험이 충분히 퇴적한 지점이므로 스피커라는 장치보다 가상 비서의 음성 인터페이스를 집으로 옮김으로써 사용자 경험을 집이라는 공간을 기준으로 고려하게 될 것입니다. 즉, 집과 거주자의 컴퓨팅 상호작용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겁니다.

두 번째는 ‘가상 비서 인터페이스를 기반에 둔 스마트홈이라는 컴퓨팅 시장이 B2C에서 B2B로 이동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가상 비서와 연결하는 스마트홈 시장은 개인 소비자의 영향이 컸습니다. 예컨대, 에코가 B2B 시장에서도 주목받긴 했으나 개인 소비자 시장에서의 성장이 플랫폼 확장과 생태계 형성에서 중요했습니다.

이를 주택에 내장한다는 건 신축 단계에서 가상 비서와 연동할 여러 장치의 설치가 이뤄져야 하므로 지금보다도 B2B 시장이 커질 가능성이 크고, B2B 시장의 동향이 B2C 시장에서의 플랫폼 경쟁에도 미칠 것으로 전망합니다.

l 아마존 주택 (출처: https://www.lennar.com/new-homes/colorado/denver/promo/coslen_home_automation_colorado_lennar)

영국의 시장조사기관 IHS 마킷(IHS Markit)은 건축 단계에서 출하되는 홈 오토메이션 장치가 2021년까지 8배 증가하리라 예측했습니다. 가상 비서 플랫폼 업체와 건설 회사의 제휴로 내년부터 가상 비서 도입은 개입 소비자의 선택과 관계없이 가속할 것입니다.

IHS 마킷의 스마트홈 및 보안 기술 담당 수석 분석가인 블레이크 코작(Blake Kozak)은 ‘가상 비서와 홈 오토메이션 빌트인은 향후 2~3년 동안 기존 주택 판매에 영향을 주는 것보다 새로운 주택 건설과 아파트에 더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빌트인이 어떤 섹션에 영향을 끼치느냐는 가상 비서 플랫폼 주도권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주택 구매자들이 플랫폼에 따라 주택을 선택하게 될지는 두고 볼 문제입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주택 선택을 주도할 만큼 입지, 가격, 크기 등 다른 주택 선택 요소보다 중요도가 매우 낮기 때문입니다. 단지 가상 비서와 홈 오토메이션 빌트인 경쟁이 주택 시장에 끼칠 영향은 지켜볼 가치가 있으며, 융합한 스마트홈으로 나아가는 출발점으로 여길 수 있습니다.

글 l 맥갤러리 l IT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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