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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Trend

오픈소스 업계에도 90년대 생이 온다

2020.01.21

‘90년대 생이 온다’라는 책은 작년 한 해 각 언론과 출판계에서 주목 받은 책입니다. 이 책은 젊은 세대의 문화, 소비 습관, 가치관 등을 분석해 마케팅 업계에서 인기가 높았는데요.

새로운 세대를 신입으로 맞이하는 여러 직장인 사이에서도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젊은 세대를 분석하려는 트렌드는 한국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실제 위 책에서도 미국, 중국 등 여러 해외 사례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만큼 전 세계적으로 젊은이들의 생각을 알아보려는 노력이 여기저기서 이뤄지고 있는데요. 오늘은 그중 IT 업계, 정확히 오픈소스 시장 내 20대 청년들의 가치관을 알아보겠습니다.

l 디지털 오션이 펴낸 오픈소스 관련 설문조사 (출처: https://do.co/2tzNEHB)

‘오픈소스는 누가 관리하는 것이 맞을까?’, ’젊은 세대와 위 세대 중 오픈소스 기여자 및 단순 사용자 비중은 얼마나 될까?’ 이러한 질문을 던진 기관이 있습니다. 디지털 오션이라는 클라우드 기업입니다. 이들은 2017년부터 원격 근무, 클라우드, 오픈소스를 주제로 매해 설문조사를 진행해 그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데요.1

오늘 다루고자 하는 내용은 지난달 공개된 ‘커런츠 오픈소스 20192’ 자료입니다. 전 세계 개발자 5,800여 명을 대상으로 오픈소스 사용 현황을 설문조사한 결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선 용어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해당 설문조사 결과는 Z세대와 베이비 부머 세대를 나누어 설명합니다. Z세대는 25세 이하 개발자, 베이비 부머 세대는 45세 이상 개발자를 지칭합니다. (Z세대와 베이비 부머 세대의 중간 세대 이야기는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그럼 결과를 살펴보겠습니다. Z세대 개발자는 오픈소스 커뮤니티에서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여길까요? 이들은 오픈소스 커뮤니티를 기술 토론의 장 그 이상으로 보았습니다. 사람들이 서로 연결되는 공간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인데요. 예를 들어 ‘오픈소스 커뮤니티는 친절하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곳이다.’라고 답한 베이비 부머 세대는 42%였으나 Z세대는 68%였습니다.

디지털 오션은 “참여자 중 여성은 상대적으로 더 소외감을 느꼈다.”라며 “젊은 세대는 오픈소스 커뮤니티에서 새로운 사람이나 비주류 집단을 더 환영하고 포용하는 문화를 만들고 싶어 한다.”라고 설명합니다.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누가 책임지고 유지 보수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비슷한 맥락의 답변이 나옵니다. 이 질문에 Z세대는 ‘커뮤니티 전체’라고 답했으며, 베이비 부머 세대는 ‘프로젝트 창시자 혹은 핵심 메인테이너3’라고 표현했습니다.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관심을 두는 방식의 차이

이런 차이 때문인지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관심을 두는 방식도 서로 다릅니다. 일단 전체 세대에게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어떤 식으로 관여했습니까?’라는 질문이 주어집니다.

그 결과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가져다 사용한다’라는 답변은 51%였으며, ‘프로젝트에 기술 및 문서화 등 여러 지원 기여를 한다’라는 답변은 23%였습니다. ‘가져다 사용하기도 하고 기술 기여도 동시에 한다.’라고 응답한 비중은 25%였죠.

세대별로 보면 Z세대에서 ‘기여자’로 활동하는 비율은 30%였습니다. 다른 세대 평균은 18%였다고 하니 모든 세대 중 Z세대가 가장 ‘기여자’ 성향이 강한 집단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반면에 베이비 부머 세대 중 66%는 ‘오픈소스를 가져다 사용하기만 한다.’라고 답한 ‘소비자’ 성향이 강했습니다. 다른 집단에서 같은 답변을 한 비율은 53%였다고 합니다.

물론 여기서 기술 수준이 어디가 높은지는 따지기 어렵습니다. 다시 말해 1년 동안 100번 기여한 사람과 1번 기여한 사람 중에 누가 핵심적인 기술 아이디어를 제공했는지 알 수 없다는 뜻입니다. 기여자가 소비자보다 더 나은 사람이라고 표현할 수도 없습니다. 오픈소스를 사용하는 것 자체도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활성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대신 오픈소스 커뮤니티 성장 전망에 대해서는 젊은 세대들이 낙관적으로 바라보았습니다. ‘지금 형태에서 오픈소스 기술이 지속 가능할 것이라고 보는가’에 대해 Z세대 70%가 그렇다고 답했고 이는 다른 세대보다 더 높은 수치였습니다.

같은 질문에 대해 전 세대 평균은 63.8%였다고 합니다. 지속가능한 이유에 대해서는 ‘커뮤니티가 열정적으로 헌신하고 있다.’, ‘새로운 기여자들을 친절하게 환영해준다.’, ‘대형 기업들이 스폰서 투자를 해주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기여 방식의 차이

기여 방식 부분에서도 차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형 오픈소스 기술들은 얼마나 자주 유지 보수해야 할까요?’에 대한 물음에 젊은 세대들은 ‘일주일에 한 번’이라고 답한 것에 비해 베이비 부머 세대는 ‘필요할 때마다’라고 답했습니다.

‘버그는 얼마나 빨리 고쳐야 될까요?’에 대해 젊은 세대는 ‘2~3일 안에’라고 응답하고, 베이비 부머 세대는 ‘버그는 빨리 고쳐져야 하지만 따로 적절한 기간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라고 표현합니다.

즉 젊은 세대는 커뮤니티 내에서 빠르고 주기적인 기술 변화를 원한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오션은 “베이비 부머 세대는 정신적 피로감이 더 높았고, 서두르지 않는 방식을 선택해 이런 차이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대형 IT 기업에 대한 개발자들의 생각입니다. 일단 최근 들어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대형 기업 주도로 개발되곤 하는데요. 이에 대한 의견이 분분합니다.

개발자들은 오픈소스에 관심이 가장 많아 보이는 기업에 구글(알파벳)을 뽑았고, 다음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 아마존, IBM, 애플 순으로 기여도를 평가했습니다. 애플의 경우 ‘오픈소스에 친화적이지 않다’는 답변이 50%를 차지했습니다.

l ‘대형 IT 기업이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관여하는 방식은 어떻게 보이는가?’에 대한 답변 (출처: https://www.digitalocean.com/currents/december-2019/)

위와 같은 기업들이 오픈소스에 영향을 주자 전체 답변자 중 40%가 ‘기업이 적극적으로 개입되는 상황이 걱정된다.’라고 표현합니다. 25%는 ‘정확히 모르겠다.’, 34%가 ‘걱정되지 않는다.’라고 답합니다.

우려하는 이유로는 ‘혹시 기업이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자기 잇속을 챙길 것 같아서’, ‘라이선스 제한으로 불공정한 경쟁 우위를 확보할 것 같아서’, ‘기업은 원래 신뢰하기 어렵다.’를 들었습니다. 그 반대 목소리에는 ‘기업이 오픈소스 커뮤니티 기반을 만들었다.’, ‘기업은 좋은 동기를 가지고 결과를 내놓고 있다.’ ‘이미 약속한 대로 공헌하고 있다.’라며 기업 참여를 걱정하지 않는 답변자도 있었습니다.

디지털 오션의 설문조사는 세대 간 격차에 집중했지만 그렇다고 특정 세대의 생각이 맞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위 설문조사를 본 맷 어세이(Matt Asay) 아마존웹서비스(AWS) 오픈소스 부문 수석은 한 칼럼4을 통해 “젊은 세대들이 바라는 것과 실제 오픈소스 유지 보수 방식은 연결이 안 된다.”라고 지적하기도 합니다.

그는 젊은 세대들이 원하는 대로 기술이 자주 그리고 빨리 유지 보수되려면 운영 비용이 필요할 거라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그 비용은 결국 기업을 통해 충당될 거라고 예상합니다. 기업이 오픈소스에 더 많이 관여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꼬집은 것인데요.

“매우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누군가에게 일을 맡기고 비용을 치르지 않으면 프로젝트를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버그를 수정하는 것은 어렵다. GNOME(GNU Network Object Model Environment) 프로젝트나 HTTP 웹 서버 등 빠르게 발전한 오픈소스 프로젝트는 거의 항상 자원봉사자가 아닌 월급 받는 개발자가 개발해왔다. (중략) 결국 훌륭한 소프트웨어 개발에는 돈이 든다. 오픈소스도 마찬가지다.”

● 출처: 자바월드 칼럼 중 (https://www.javaworld.com/article/3512649/making-open-source-javascript-pay.html)

오픈소스 커뮤니티 문화와 IT 기업은 서로 영향을 많이 주는 관계에 놓여있습니다. 따라서 오픈소스 커뮤니티 속 변화는 새로운 개발자 문화를 이해하는 힌트가 되기도 합니다. 이런 자료로 앞으로 다양한 세대가 함께 만족하는 개발 문화가 기업 내 형성되길 기대해봅니다.

글 l 이지현 l 테크저널리스트 (j.lee.reporter@gmail.com)

  • https://www.digitalocean.com/currents/ [본문으로]
  • https://www.digitalocean.com/currents/december-2019/ [본문으로]
  • 프로젝트를 이끄는 리더격으로 외부 개발자들이 보내온 기술 코드를 검수하거나 전체적인 필요 기능을 구상한다. [본문으로]
  • https://www.javaworld.com/article/3512649/making-open-source-javascript-pay.html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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