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주목한 새로운 교황, 그의 이름은 ‘레오 14세’
2025년 5월 8일, 새로운 교황이 선출되며 전 세계의 시선이 바티칸을 향했습니다. 특히 사람들이 주목한 것은 새로운 교황의 이름이었습니다. 전통적으로 교황은 즉위 시 기존의 세례명을 내려두고 새로운 이름을 정함으로써 정체성과 사명을 대외적으로 표명해 왔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선출된 교황이 선택한 이름은 ‘레오 14세’로, 레오 13세(재위 1878~1903년)의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레오 13세는 1891년 회칙 ‘Rerum Novarum(새로운 사태)’를 발표하며, 제2차 산업혁명기(1870~1914년) 자본 집중과 노동 착취, 부의 불균형, 그리고 노동 인권 침해 문제를 고발했습니다. 그는 인간다운 노동을 위한 정당한 임금 보장과 노동조합의 권리 인정을 요구하며,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확고히 했습니다. ‘레오 14세’라는 이름은 바로 이 역사적 선언을 오늘의 과제로 되살려, ESG 시대에 교회가 다시금 사회 정의와 노동권 수호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상징과 같습니다.
레오 13세 교황과 Rerum Novarum(새로운 사태)
레오 14세가 AI 시대에 던지는 사회적 메시지
레오 14세 교황은 인공지능(AI Intelligence, AI) 시대를 19세기 산업혁명에 비견되는 ‘새로운 사태(Rerum Novarum)’로 바라보고, 이 세상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지 고민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레오 14세 교황은 평화, 노동 존중, 인간성 회복을 오늘날 가톨릭이 집중해야 할 시대적 과제로 지목하며, AI 발전이 위협할 수 있는 인간 존엄, 노동, 정의 문제를 정면으로 언급해 교회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역대 교황과는 달리 IT에 친숙하며, 아이폰과 X(구 트위터)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개인적 경험을 토대로 AI의 잠재력과 위험성을 동시에 인식하고 있는 듯합니다.
실제로 AI의 발전과 함께 다양한 인권 이슈들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AI의 급격한 발전에 따라 제기되는 인권 이슈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얼굴·위치 정보 등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수집·학습에 활용되는 개인정보 침해 이슈입니다. 이는 개인의 사진을 업로드하면 AI가 이를 학습에 이용한다는 우려로, 최근 유행했던 지브리 스타일로 이미지를 변환하는 것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두 번째는 사람을 공정하게 대하지 못하는 차별과 편견 이슈입니다. 일례로 데이터 편향으로 인해 성별·인종 차별 등 위험한 발언을 하는 AI 서비스가 중단된 바 있습니다. 세 번째는 AI 기반 감시·통제가 과도해질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인권침해와 일자리 이슈입니다. 과거 미국 할리우드와 넷플릭스의 작가 연합이 AI 작가의 등장에 따라 일자리를 잃을 것을 우려하여 시위에 나선 사례가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레오 14세가 계승하겠다고 밝힌 레오 13세의 Rerum Novarum을 살펴보면, AI 시대의 이슈 방지를 위한 내용과 연결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Rerum Novarum은 노동하는 인간의 존엄성을 강조하며,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극단을 모두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간다운 노동, 사회 정의, 연대, 자비를 가톨릭 신앙의 사회적 원리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출처: 바티칸 공식 웹사이트
Rerum Novarum을 보면 21세기를 살아가고 있음에도 19세기 말의 문서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을 실감할 것입니다. 현대에도 노동자들이 권리 보장을 위해 노동조합을 결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적지 않으며,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인해 생명을 잃는 안타까운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이를 방지하고자 중대재해처벌법과 같은 제도를 마련하고 있으나, 한 달이 멀다 하고 노동자의 사망 소식이 계속해서 들려오는 것이 현실입니다.
노동자 인권을 위해 움직이는 새로운 이니셔티브, TISFD
이러한 세상 속에서 TISFD(Taskforce on Inequality and Social-related Financial Disclosures, 불평등 및 사회 관련 재무 정보 공개 태스크포스)라는 새로운 글로벌 이니셔티브가 2024년 9월 23일에 출범했습니다. TISFD는 기업과 금융기관이 불평등 및 사회적 이슈를 어떻게 인식하고 대응하는지를 공시하도록 요구하는 글로벌 공시 프레임워크 개발 이니셔티브입니다.
TISFD는 기후변화 관련 재무 정보 공개 협의체인 TCFD(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와 자연 관련 재무 정보 공개 협의체인 TNFD(Task Force on Nature-related Financial Disclosure)에 이어서 등장한 세 번째 글로벌 정보 공시 체계로, 지속가능경영의 사회적 측면에 초점을 맞춘 협의체입니다. 앞선 두 체계가 공기·물·토지 등 지구 환경에 주목했다면, TISFD는 그 지구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권리와 삶의 질에 주목합니다.
TISFD는 기업의 사회적 영향(Impact), 의존성(Dependency), 위험(Risk) 기회(Opportunity), 즉 IDROs를 고려할 때 포함해야 하는 사람을 크게 4가지 그룹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래 도식은 경제 영역에서 사람과 기업, 금융기관이 맺는 영향, 의존, 위험, 기회 관계뿐 아니라, 사회 영역의 공공기관(Public Institutions)과의 상호작용까지 포괄적으로 제시합니다. 기업이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물론 공급망, 제품 및 서비스의 이용, 지역사회와의 관계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고려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이 모든 관계를 둘러싸고 있는 것이 자연(Nature)이라는 점에서 기후·자연·사람에 대한 TCNF·TNFD·TISFD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세 이니셔티브 모두 재무적 공시(Financial Disclosure)를 핵심 원칙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TISFD 역시 ESG 경영이 본질적으로 지니는 투자·재무 관점을 공유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TISFD People in Scope
인권을 바라보는 TISFD의 시선과 향후 전망
TISFD는 사회적 이슈, 특히 불평들을 바라보는 기준으로 삶의 질(웰빙)을 이야기합니다. 삶의 질은 건강, 안전, 소득, 사회적 연결, 지식, 기술 등 여러 측면을 포괄하며, 불평등은 각 차원에서 개인이나 집단 간에 나타나는 격차로 정의합니다. 한편, 국제법은 모든 인간이 평등하게 누려야 할 기본적 존엄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인권을 보장하고 있는데, 이 맥락에서 TISFD는 국제법의 인권을 사회가 반드시 확보해야 할 웰빙의 최저선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웰빙과 인권은 인적자본 및 사회적 자본과 상호작용하며, 이때 인적자본과 사회적 자본은 사람과 사회의 관계로써 Capacity(능력) 관점에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얼마나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정의됩니다.출처: TISFD People in Scope
현재 TISFD는 인권, 노동 관행, 지역사회 참여, 다양성과 포용성, 공급망 관리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와 불평등을 다루며, 향후 다음과 같은 유형의 불평등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TISFD는 IFRS(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 ISSB 공시 표준에도 반영될 전망입니다. 사회(Social) 영역, 특히 불평등과 인권 문제를 다루는 공시 프레임워크를 개발 중인 TISFD는 TCFD(기후)·TNFD(자연)와 마찬가지로 IFRS의 지속가능한 공시기준과 호환성(Interoperability)을 갖도록 설계되고 있습니다.
IFRS는 이미 TCFD 권고안을 S2(기후 공시 표준)에 통합했으며, 곧 새롭게 발표될 공시기준인 S3(자연자본·생물다양성 공지 표준)에 TNFD 권고안을 반영할 예정입니다. 이 같은 흐름에 비추어 볼 때 TISFD 역시 새로 마련될 S4(인적자본) 기준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TISFD 출범 당시, 시장과 이해관계자들은 TISFD가 ISSB(International Sustainability Standards Board) 인적자본 기준 등과 협력해 별도의 프레임워크가 아닌 통합 글로벌 공시 표준의 일부가 되기를 기대했습니다.
따라서 TISFD의 공시 프레임워크가 개발·완성되면, IFRS ISSB의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에 포함되어 IFRS 기준을 채택한 각국에 법제화 및 기업 의무 공시 기준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ESG 공시에서 사회(S) 영역의 중요성이 한층 강화되고 글로벌 표준화가 가속할 것임을 시사합니다.
유럽도 이와 같은 흐름에 맞춰 움직이고 있습니다. 최근 EU의 CSRD·ESRS를 개발하는 유럽 재무보고자문기구(EFRAG, European Financial Reporting Advisory Group)와 TISFD 사무국은 서로 간 협력 협정에 서명했습니다. 두 기관은 상호 정보를 공유하고 워킹 그룹에 참여하여, EU의 지속가능성 공시기준(ESRS, European Sustainability Reporting Standards)과 TISFD의 일관성을 보장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현재 글로벌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을 이끌고 있는 IFRS ISSB와 EU CSRD(Corporate Sustainability Reporting Directive)·ESRS 모두 TISFD와 상호 운용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TISFD의 향후 행보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TISFD는 TCFD 모델을 기반으로 △거버넌스 △전략 △리스크 관리 △지표 및 목표라는 4가지 영역을 중심으로 프레임워크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또한 EU 공시기준처럼 이중 중대성(Double Materiality)을 채택해, 불평등과 사회 문제가 기업 재무 성과에 미치는 영향인 ‘재무적 중요성’과 기업 활동이 사회와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인 ‘영향 중요성’ 접근법을 함께 다루고 있습니다.
여전히 중요한 데이터 관리, TISFD를 맞이하는 기업의 마음가짐은?
TISFD가 어떤 흐름으로 나아가든, 결국 기업 관점에서는 이 모든 것이 공시로 귀결됩니다. 만약 기업이 TISFD를 따른다면 정량적 지표 및 목표로서 불평등 및 사회 관련 지표와 데이터를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전 뉴스레터에서 다뤘던 ISO 30414(인적자본 공시에 대한 표준)의 지표가 TISFD의 요구사항에 활용될 수도 있겠지만, TISFD가 더 포괄적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두 기준은 상호보완적 관계를 이룰 전망입니다. 이러한 TISFD는 2025년 연말까지 프레임워크의 베타 버전을 개발하고 기업·금융기관 파일럿 테스트를 거쳐, 2026년 말 최종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입니다.
돌아가신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0년 보편적 기본소득을 지지하며, 모든 노동자가 기본권을 보장받는 세상을 꿈꾸었습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당시, 어느 때보다 개개인과 공동체, 국민이 중심이 되어 서로를 치유하고 보호하며 나누는 활동에 힘을 합쳐야 한다고 역설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이야기의 시작인 새로운 교황 ‘레오 14세’도 그 이름의 의미처럼 새로운 시대에서 노동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펼쳐 나갈지 기대되는 시점입니다.
기업들 역시 이러한 방향성을 참고해 곧 도입될 인적자본 공시 요구 수준을 점검하고, 이중 중대성 평가를 통해 영향, 의존도, 리스크, 기회를 찾아 어떤 일을 우선시할지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끝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이 생전에 남긴 말을 되돌아보며 이번 뉴스레터를 마칩니다.
기업명을 두 글자 이상 입력해주세요.
소식을 받아 보시려면 마케팅 정보 활용과 마케팅 정보 수신에 모두 동의해 주셔야 합니다.
제출이 완료되었습니다.
제출이 완료되었습니다.
확인 버튼을 누르시면 자사 홈페이지 홈화면으로 이동됩니다.
요청하신 자료가 이메일로 발송되었습니다.
구독 설정이 저장되었습니다.
잘못된 접근입니다. 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다시 시도해 주세요.
검색 중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다시 시도해주세요.
제출에 실패하였습니다.
다시 시도해주세요.
사업자등록번호는 10자리를 입력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