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8일, 스위스 알프스 지역에서 빙하가 붕괴하며 일어난 산사태로 8백 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마을 하나가 사라졌습니다. 산사태 경보 시스템을 통해 대부분의 주민과 가축들이 대피한 상태였지만, 모두가 예상한 것보다 더 심각한 규모의 산사태였습니다. 전문가들은 온난화 현상으로 알프스 지역의 만년설이 녹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산사태가 나기 쉬워졌다고 말했습니다.
이보다 앞선 올해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역에서는 대형 산불로 20명 이상이 숨지고, 1만 6천 채가 넘는 건물이 파괴되는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산불이 급속히 확산된 원인으로는 기후변화와 라니냐(La Niña) 현상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습한 겨울 동안 무성하게 자란 풀이, 더워진 여름철의 건조한 날씨 속에서 마른 연료로 변했고, 이 같은 기상 조건이 라니냐의 영향으로 12월까지 이어지면서 산불 확산을 더욱 부추긴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지난 21년간 미국 서부, 북미 북부, 러시아에서 발생한 산불이 점점 더 자주, 더 강하게, 더 넓은 범위로 번지고 있으며, 특히 미국 서부의 산불 증가는 자연적인 현상을 넘어 인류가 초래한 기후변화가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습니다.
최근의 기후 재해는 단순한 자연환경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사회 시스템과 산업 전반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물리적 인프라의 붕괴, 에너지·식량 공급망의 혼란은 물론, 물류 지연과 생산 차질, 브랜드 이미지 훼손, 투자자 요구의 변화 등 기업 경영 전반에 직접적인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제 기후 대응은 단순한 사회적 책임을 넘어,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과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기업의 기후 대응 수준을 진단하고 관련 정보를 이해관계자에게 체계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대표적인 글로벌 단체로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arbon Disclosure Project, CDP)가 있습니다.
CDP란 글로벌 환경 정보 공개 시스템이면서, 기업과 도시가 기후변화 등 환경 이슈에 대한 데이터를 보고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국제 비영리 기관입니다.
2000년에 등장한 CDP는 기업에 온실가스 배출량 공개를 요구하면서 기후변화 관련 대응 활동을 장려해 왔습니다. 이제는 기후변화뿐만 아니라 산업에 따라 물, 산림, 생물다양성과 플라스틱 관리에 대한 정보 공개도 요구하는 등, 종합적인 환경 관련 평가 기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CDP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현재 2만 4천8백 개 이상의 기업과 약 천 개 이상의 도시, 주, 지역이 CDP를 통해 환경 정보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참여 기관이 늘어나고 질문지가 점점 복잡해지면서 많은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는 만큼 CDP는 매년 산업별 평균치와 선도적인 기업의 공통점 등을 꾸준히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참여 기업에 부여되는 평가 등급에 대한 신뢰도는 높습니다. CDP에서 기후변화 관련 A등급을 받은 기업이라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지배구조와 전략, 계획과 실질적인 성과가 상위 2%에 해당하는 우수한 선도 기업으로 인정받은 셈입니다.
지난해 CDP 질의서에 응답한 기업 담당자라면 이미 인지하고 있겠지만, 2024년 CDP 질의서는 큰 변화를 맞이했습니다. 기존에는 기후변화, 물, 산림 분야에 대해 각각 별도로 응답하던 방식이었지만, 2024년부터는 공통 질문이 통합되고 유럽 지속가능성 공시기준(European Sustainability Reporting Standards, ESRS), 국제회계기준의 기후 관련 재무공시 기준(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 S2, IFRS S2), 자연 관련 재무정보 공개 협의체 (Taskforce on Nature-related Financial Disclosure, TNFD)와 연계되면서 질의서가 구체화되고 범위도 확장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여러 환경 이슈에 동시에 대응하거나 다양한 국제 공시 기준에 부합해야 하는 기업의 부담을 줄이고, 보다 일관된 기준에서 정보를 공개할 수 있도록 질의서를 개편하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많은 담당자들이 변경된 질문이나 추가된 용어에 대해 혼란스러웠을 것입니다.
특히 ESRS와 TNFD와 연계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기후변화 질의서에 없던 개념인 ‘가치사슬 매핑’이나 ‘자연에 대한 의존성과 영향 평가’라는 개념이 새롭게 반영되었습니다. 이는 선도 기업에 기대하는 환경 관련 관리 범위가 확장된 것으로 보입니다.
다행히도 2025년에는 작년의 질의서에서 변화가 크지 않습니다. 일부 질문이나 가이드를 명확히 하는 조정 외에는 질의서의 전반적인 구성이나 질의 범위는 변경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올해는 2024년 답변에 대한 주제별 평가 점수표와 A등급을 받은 타 기업의 응답 사례를 참고하여, 어떤 항목에서 부족했는지를 분석하고 개선 방향과 실행 계획을 수립하는 데 집중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새롭게 CDP 평가를 준비하는 기업이라면, 타 기업의 2024년 응답 사례를 통해 답변 구조와 기대 수준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6월 하순 현재, CDP 평가 대응을 위한 온라인 응답 시스템이 오픈되었습니다. 평가 등급을 받기 위해 약 3개월의 기간이 주어진 셈입니다. 3~4월에 질의서와 평가 방법론이 공개됨에 따라 미리 대응 방안을 준비한 기업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대응 준비를 시작한 기업도, 올해 신규로 대응할지 고민하는 기업도 많을 것입니다.
출처 : CDP 홈페이지
만일 올해 처음 CDP 질의서에 응답하려는 기업이라면, 응답을 준비하기 전에 목적과 필요성, 그리고 대응 방향성을 먼저 정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CDP 질의서는 문항 수가 많고, 각 문항에 답변하기 위해 다양한 자료를 수집해야 하므로 평가에 대응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됩니다. 한 번 대응을 시작하면 이후 매년 지속적인 대응이 요구되고, 유사한 수준의 노력이 반복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어떤 환경 이슈에 대응할 것인지, 또 어떤 등급을 목표로 할 것인지를 사전에 충분히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때 CDP 대응을 요구하는 이해관계자와 동종 업계 경쟁사의 등급을 고려하여 올해 목표하는 등급 수준을 정하고, 현재 수준으로 목표 등급을 받을 수 있을지 빠르게 점검하여 대응 방향성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CDP 질의서의 문항 내용과 선택지, 가이드라인과 평가 방법론을 살펴보면 CDP가 기후변화, 물 등의 환경 이슈에 선도적으로 대응하는 기업에 기대하는 수준에 대해 파악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후변화의 리스크와 기회를 식별할 때 질의서에 문항 선택지를 참고하면 어떤 Tool을 활용할 수 있고, 어떤 종류의 리스크와 기회가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동종 및 유사 업종의 회사 답변을 참고하면 어떤 모범 사례가 있고, 우리 회사에서는 어떤 부분을 적용하거나 개선할 수 있을지 파악할 수 있어, 실제로 환경 이슈에 대한 대응 전략과 절차를 수립하는 데 좋은 참고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CDP 질의서에 대한 답변을 평가받기 시작했다면, 매년 일관된 기준으로 답변하고 전년도 대비 변경 사항에 대해 설명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보고 경계가 변했다면 어떤 사유로 어떻게 바뀌었는지 공개하여 이번 연도의 숫자가 작년의 숫자와 어떤 관점에서 차이가 나는지를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일 현재 관리하지 않는 영역을 2년 이내에 관리하겠다고 답변한 경우, 2년 내로 관련 내용을 공개하는지 CDP에서 추적할 수도 있습니다. 기업이 탄탄한 체계를 갖추고 장기적으로 환경 이슈에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매년 답변 결과를 내부적으로도 분류하고 기록해 두는 작업도 필요합니다.
매년 CDP에 대응 중인 기업이라면, 이제 전략과 목표의 공개 이상으로 이행 실적을 보여줄 수 있는가를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CDP에서 발행한 2025년 Corporate Health Check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CDP에 응답한 전체 기업 중 35%의 기업만이 그동안 공개한 탄소 감축 목표를 준수하는 경로로 감축 실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숫자는 아시아 지역에서는 32%로 전체 평균보다 조금 더 낮습니다. 그동안 탄소중립을 향한 중간 목표를 2030년으로 공개한 기업이 많은데, 2030년까지 약 5년이 남은 상황에서 다시 한번 현재의 사업 현황과 계획, 주변 인프라, 기술의 변화를 고려하여 현실적으로 목표 달성이 가능한지를 점검해 볼 필요도 있습니다.
출처: CDP Corporate Health Check 2025
추가로 TNFD 기준을 기반으로 자연자본에 대한 의존성과 영향, 리스크와 기회 평가를 준비해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TNFD는 아직 도입 초기 단계로, 자연자본까지 고려한 지배구조와 전략을 수립하여 공개 중인 회사는 많지 않으나, 여러 글로벌 회사들이 1~2년 내로 TNFD 프레임워크를 활용한 정보를 공개할 것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관련 재무공개 협의체(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 TCFD)의 기준이 2017년에 공개된 이후, 2023년에 발표된 IFRS S2 공시 기준의 토대로 반영된 점을 감안하면, TNFD 또한 2030년에는 글로벌 기업에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기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TNFD에서 제안하는 LEAP [Locate(위치파악)-Evaluate(영향평가)-Assess(위험 및 기회평가)-Prepare(공시 준비 및 전력화)] 평가 방법론을 한 번에 모두 충족하기보다는, 범위를 축소하여 적용해 보는 것도 전사적인 관점에서 준비해야 할 방향성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CDP는 기후변화 및 환경 관련 기업의 관리 수준을 평가하는 글로벌 기준으로 널리 인정받고 있습니다. CDP 질의서에 응답하고 평가 등급을 받는 것만으로도 투자자, 금융기관, 고객 등 이해관계자의 환경 관련 요구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또한 평가 등급을 통해 우리 기업의 수준이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해 어느 정도에 해당하는지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전체 등급과 상세 주제별 등급을 확인함으로써 어떤 부분을 개선할 수 있는지, 그리고 개선을 위해 어떤 노력과 투자가 필요한지를 검토한다면 환경 관점에서 우수한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도 가능합니다.
투자자나 고객이 CDP 등급을 통해 기업의 환경 대응 수준을 평가할 수 있는 것처럼, 공급망 평가에도 CDP 등급과 평가 결과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각 기업의 공급망 구조에 따라 적용 범위는 달라질 수 있지만, 의존도와 중요도가 높은 주요 공급사의 CDP 평가 결과는 공급망 내 환경 관련 리스크를 진단하는 데 유용한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CDP의 Supply Chain Membership 프로그램을 통해 핵심 협력사에 환경 관련 데이터를 요청하고, 보다 체계적인 공급망 관리를 추진할 수도 있습니다.
CDP는 기후변화와 환경 관련 기업의 데이터를 일반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고 있어, 업종별 특성 반영이 쉽지 않은 한계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전 세계적인 트렌드 속에서 우리 회사의 수준을 확인할 수 있고, 글로벌 공시 기준과 계속 연계하여 질문지와 평가 방법을 개선 중인 만큼, 복잡해지고 계속 변화하는 요구사항의 트렌드를 따라가기에 좋은 지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LG CNS는 ESG 공시기준과 연계된 ESG 데이터 플랫폼 서비스인 ESG 경영관리플랫폼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는 사업장 및 그룹 계열사별 ESG 관련 공시 지표를 글로벌 공시 기준과 연계하여 통합 관리하는 플랫폼으로, 회사 내부 시스템과 연계하여 데이터를 집계하고 증빙을 포함한 이력 관리를 통해 데이터의 신뢰성과 품질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 플랫폼의 Reporting 기능에는 CDP 질의서에 대한 답변 작성 지원 기능도 포함되어 있어, CDP 평가 대응 시 매년 관련 자료 집계와 이력 관리를 보다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기후위기와 환경 대응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닙니다. CDP는 기업이 얼마나 진지하게 환경 변화를 전사 전략과 운영에 고려하는지를 외부에 보여주는 중요한 창구입니다. 하지만 점수보다 중요한 건, ‘우리가 정말 환경과 지속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행동하는가’입니다. 글로벌 기준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기준은 단지 규제를 따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한 공통의 약속임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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