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노동자라도 급여 일을 기다리기 마련이지만, 지급하기까지 과정은 고용주에게 꽤 수고스러운 일입니다. 투명한 타임 시트 마련, 임금 계산, 송금 방식, 세금 납부 등 처리해야 할 지급 절차가 있고,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 급여 서비스 회사에 아웃소싱을 맡기기도 합니다. 회사의 올바른 운영을 위해서는 급여 관리가 몹시 중요하기 때문이죠.
그런 중요성 탓에 노동 시장의 변화에도 급여 서비스는 전통적인 형식에서 벗어나지 않는 방향으로 유지되었습니다. 정기적으로 처리해야 하기에 급격한 프로세스 변화는 쉽게 오차가 생기고, 구태여 실험적이지 않아도 전통적인 방법으로 급여를 지급하는 데에 큰 어려움은 없었으니 말이죠. 그러나 오늘날 노동 시장은 과거보다 훨씬 빠르고, 유연하게 변하고 있습니다. 고용 형태 다변화, 근로자의 기대, 고용주의 요구 등 여러 요인이 급여 서비스에 영향을 끼칩니다.
코로나19 대유행은 변화의 속도를 가중했습니다. 시장이 침체하고, 노동 시장이 악화하면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자 미국이 급여 보호 프로그램을 마련했습니다. 근로자를 계속 고용하는 대신 급여 지급을 유지할 수 있는 비용을 빌려주고, 급여세를 연기해 주는 등 지역마다 세부적인 차이는 있으나 노동 시장이 더 악화하는 걸 완화하려는 목적입니다.
변화가 불가피한 급여 프로세스
급여 프로세스의 변화 역시 불가피합니다. 미국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3월 중순 전체 근로자의 29%였던 원격 근로자가 64%까지 증가했으며, 원격 근무하는 임시직 또는 계약직도 늘었습니다. 고용 형태도 달라지는 중인 거죠. 노동 시장이 진화에 따라서 낡은 급여 서비스 대신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obotic Process Automation; RPA), 인공지능(AI), 핀테크 등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길 원하는 고용주 요구가 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개최한 연례 미국 급여 협회 총회에서 BMW 매뉴팩처링의 급여, 근무 시간 관리 및 조직 관리 담당자 조 지스카(Joe Ziska)는 ‘원격 근무하는 직원이 증가해 갑자기 결재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라면서 ‘적어도 30%나 되는 기업이 10년 이상 된 급여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으며, 변화를 따라잡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효율성 향상을 위한 자동화 움직임이 고용주들이 신기술에 개방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은 프로세스 변화에 보수적인 고용주들이 자동화의 필요성을 구체적으로 논하게 했습니다. 비용 절감이 절실해졌고, 원격 근무 환경에 대응하며, 구축한 프로세스를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효율적으로 유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난달, LG CNS는 RPA와 AI 기술을 결합한 ‘자동 급여 이체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은행의 급여 이체 담당자가 기업으로부터 받은 급여 대장을 은행 내부망으로 옮기는 과정을 로봇이 대신 수행합니다. 그리고 AI가 급여 대장의 데이터를 정리하면, 로봇이 데이터를 은행의 급여 이체 시스템에 입력하는 거로 급여를 처리합니다. KB국민은행과 협력해 올 연말까지 전국 영업점 전체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 자세히 보기: https://bit.ly/3hf3awi
글로벌 회계법인 언스트 앤 영(Ernst & Young; EY)은 보고서를 통해 ‘RPA가 급여 서비스에서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은 기존 시스템 또는 기존 XLS 파일로 정리된 급여 대장을 활용하더라도 새로운 효율성을 추가하는 강력한 능력을 갖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인간은 해석과 의사결정에 대한 야심을 가졌지만, 앞으로 반복적인 데이터 관련 작업에 대한 소유권은 로봇이 가져서 더 큰 시너지를 낼 것이며, 한 선도적인 국제 은행은 급여 서비스에 RPA를 도입해 생산성이 70% 이상 상승, 수작업 오류를 84%까지 줄이는 성과를 냈다. 이는 RPA가 최대 35%의 잠재적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급여를 처리하는 방식이 사람을 거치지 않고 자동화했을 때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건 자명합니다. 수작업 오류가 줄고, 오류나 불일치 항목이 발생했을 때 기존처럼 인간이 수동 검토할 수 있어서 유연하기도 하죠. 기존 급여 시스템을 대체하지 않아도 되어서 절약적입니다. 달리 말하면, 기존 급여 시스템까지 자동화하고, 급여 관리가 합리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할 때 효과를 훨씬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겁니다.
2015년 설립된 데일리페이(Dailypay)는 급여 서비스를 혁신하는 핀테크 스타트업입니다.
데일리페이가 개발한 페이엑스(PayEx)는 주문형 급여 시스템을 구축하는 급여 플랫폼으로 정해진 급여 일에 국한하지 않고, 직원들이 일한 대가에 언제든 접근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어제 8시간 근무한 급여를 오늘 바로 받는 것도 가능합니다. 일종의 가불입니다.
월급을 미리 앞당겨 받는 건 종종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근로자는 필요한 상황이어서 요청하는 것이지만, 고용주로서는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죠. 서로 껄끄러워질 가능성이 큽니다. 메르카토르 자문 그룹(Mercator Advisory Group)에 따르면, 전체 근로자의 60%가 경제적 불확실성을 처리할 능력을 갖추지 못한 거로 나타났습니다. 각종 청구서, 임대료, 느닷없는 비상사태는 급여 일과 항상 일치하지 않으며, 대부분 대출 등 금융 책임을 지는 방법을 택해 해결합니다.
데일리페이의 페이엑스는 DIA(Dynamic Income Algorithm)로 불리는 자사 알고리즘을 통해 직원의 급여 데이터를 토대로 자산을 간접적으로 관리합니다. 그래서 급여 중 일부를 미리 저축하게 하고, 남은 급여를 필요할 때 지급받을 수 있게 합니다. 실제 급여 일에는 남은 임금을 한 번에 지급합니다. 갑자기 직원이 퇴사하더라도 남은 급여를 바로 지급해 처리를 간소화합니다.
근로자는 자신의 임금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 고용주는 급여 처리 문제에서 벗어나며, 재무 안정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데일리페이에 따르면, 페이엑스를 도입한 기업은 평균 50%의 비용 감소 효과를 냈으며, 69%의 직원이 만족했고, 생산성은 3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불확실성 제거로 퇴사가 줄어서 채용 및 교육 비용이 줄었고, 직원들도 자신의 임금에 언제든 접근한다는 독특한 경험을 긍정적으로 생각했습니다.
데일리페이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일까?
페이엑스로 주문형 급여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법은 회사의 급여 데이터에 접근할 명목이 됩니다. 페이엑스로 지급한 비주기 급여는 모두 데일리페이가 관리하고, 지급한 내용을 급여 대장과 통합해 처리하기 때문입니다.
즉, 고용주가 전통적인 급여 시스템을 갖춘 상태여도 페이엑스를 도입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기존 급여 시스템의 급여 데이터에 접근하므로 데이터를 자동화 시스템과 연동하면 실시간 급여 처리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겁니다. 임시직 또는 계약직의 유동성이 강하더라도 인간의 손을 거치지 않고 쉽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변화하는 급여 서비스는 인간을 대체하기만 하는 게 아닙니다. 코로나19 이후 발생한 법률, 고용 형태, 노동 시장의 변화에 대비하는 방법입니다. 무엇보다 전통적인 급여 시스템을 놔두고도 곧장 도입할 수 있다는 건, 포스트 코로나에 대응하려는 기업들이 자동화 고민에서 가장 먼저 검토하기 편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급여 서비스 자동화, 이점은?
급여 서비스에 RPA, 데이터, AI 등 기술을 더했을 때 나타나는 구체적인 이점은 무엇일까요?
우선 데이터 수집을 합리화할 수 있습니다.
재무 담당자는 월 말이면 빠진 정보를 찾으려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면서 어수선한 스프레드 시트를 업데이트하고자 애씁니다. 급여 처리에서 가장 시간이 많이 소모되는 일 중 하나입니다. 급여 서비스를 혁신하면 미리 정한 규칙에 반복적으로 작동하고, 컴퓨터가 데이터 분석을 도와서 자동으로 업데이트합니다. 수작업을 포함하더라도 일부 작업은 컴퓨터가 처리하므로 능률을 개선할 수 있죠.
두 번째로 데이터 접근을 가속할 수 있습니다.
복잡한 일은 컴퓨터가 해결합니다. 인간은 컴퓨터가 해결하거나 해결한 내용의 업데이트를 기다리는 게 일이고, 처리 방법을 고도화할수록 시간 제약 없이 급여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게 됩니다. 권한에 따라서 고용주나 근로자가 투명하게 데이터를 확인하므로 탄력적인 근로 환경을 조성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데이터 검증 정확성의 향상입니다.
직접 인간이 하는 데이터 검증 프로세스는 길게는 며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여러 요소를 대조해 오류가 없다는 걸 확신하기까지 끝나지 않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프로세스를 자동화하면 각 요소는 하나씩 대조하지 않아도 급여 기준을 검증할 수 있고, 허용 오차 또는 예외 적용으로 정확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오류를 발견해 수작업으로 전환하도록 도와서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프로세스 발견과 지속적인 개선에 도움이 됩니다.
RPA를 도입하면 데이터 전송, 급여 명세서 생성, 급여 지급 등 반복 작업을 예약만으로 완료할 수 있습니다. 한 번만 설정하면 계속 반복합니다. 지침이 변경되어도 설정만 바꿔주면 로봇은 다시 반복할 것입니다.
변화하는 건 데이터고, 시간이 절약됨에 따라서 변화하는 대량의 데이터에 더 집중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에서 통찰력을 얻으면 급여 프로세스를 더 효율적으로 바꾸기 위한 결정을 과거보다 수월하게 내릴 수 있겠죠. 더는 프로세스가 효율을 내지 못해서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내버려 두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급여 서비스 변화는 빠릅니다.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를 맞이했을 때는 빠른 변화가 마땅한 거로 여겨질 거로 전망합니다. 반복 작업을 컴퓨터에 맡기고, 프로세스 혁신에 집중해 얼마나 개선된 효율성을 가질 수 있느냐가 기업 경쟁력이 될 테니 말입니다. 고용주에게는 적극적인 움직임의 발판이 될 것입니다. 근로자는 수십 년 만에 개선된 급여 서비스를 받을 지점입니다.
글 l 맥갤러리 l IT 칼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