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에 열린 CES 2019에서는 자율주행 배송 서비스가 화제가 되었는데요. 자율주행 트럭, 자율주행차와 로봇을 이용한 배송, 제한된 공간에서의 배송을 위한 로봇 등 다양한 콘셉트가 선보였습니다.
원하는 물품을 목적지까지 빠르게 배송하는 자율주행 배송 서비스는 현재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다만, 승객을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는 자율주행 서비스보다 자율주행 배송 서비스에서는 차량 정차 지점에서 문 앞까지 배달하기 위한 추가적인 방법이 필요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드론이나 로봇을 이용한 자율주행 배송이 연구되고 있는데요.
최근에도 포드의 자율주행과 두 발 로봇을 이용한 배송 콘셉트 발표(2019년 5월), 아마존의 배송용 드론 발표(2019년 6월) 등 재미있는 콘셉트의 자율주행 로봇•드론 배송 콘셉트가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택배원이 직접 배달하는 서비스도 새로운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데요. 집 안으로의 배송이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월마트는 2019년 6월에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를 발표했는데요. 배송자가 냉장고 안으로 직접 신선식품을 넣어주게 됩니다. 자율주행 배송 서비스가 집 앞으로 배송하도록 진화하는 것과 발맞춰, 일반 배송 서비스는 집 안으로 배송하도록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자율주행 배송 서비스와 유인 배송 서비스의 다양한 진화를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자율주행차와 로봇•드론 등을 이용한 자율주행 배송 콘셉트와 집 안 배송 서비스를 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집 앞으로, 다양하게 진화하는 자율주행 배송 콘셉트
현재 콘셉트로 제시되고 있는 서비스는 주로 자율주행차와 로봇, 자율주행차와 드론을 이용하는 서비스인데요. 자율주행차에서 로봇이나 드론이 나와서 최종 배송 장소로 배송하는 콘셉트입니다. 목적지 근처까지 자율주행차로 이동한 후에 로봇이나 드론이 최종 배송 장소로 물품을 배송하게 됩니다.
현재 상용화된 수준은 자율주행 트럭이나 제한된 영역에서의 자율주행 로봇 수준인데요. 주요 자동차사들은 자율주행 트럭과 관련된 다양한 기술들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주로 물류 효율을 높이고 운전자 고령화에 대비하기 위한 방안으로 개발되고 있는데요. 군집 주행을 통한 효율 향상, 자율주행 트럭을 이용한 이동 등이 주로 고려되고 있습니다. 다임러는 세계 최초로 2019년에 자율주행 트럭 캐스캐디아의 상용화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제한된 영역에서의 배송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는데요. 제한된 도로나 경기장, 강당 등의 지정된 공간에서 물품을 배송하는 서비스가 주가 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징동은 2018년 6월에 무인 택배 로봇의 상용화를 발표했으며, 아마존은 2019년 1월에 자율주행 배송 로봇인 스카우트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자율주행과 로봇을 이용한 배송
포드와 애질리티 로보틱스(Agility Robotics)는 2019년 5월에 자율주행차와 두발 로봇 디짓(Digit)을 이용한 배송 콘셉트를 발표했습니다. 짐을 실은 자율주행차는 자율주행으로 도로에 정차하게 됩니다. 정차된 차량에서 두 발 로봇이 배송품을 든 채로 내리게 되고요. 이 로봇은 집 앞에 배송품을 사뿐히 내려놓게 됩니다. 회사 측은 디짓이 40파운드(약 18kg) 정도까지 배송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콘티넨탈과 애니보틱스(Anybotics)는 2019년 1월 CES에서 자율주행 셔틀 큐브(CUBE)와 네발 로봇 애니멀(ANYmall)을 이용한 자율주행 배송 콘셉트를 발표했습니다. 자율주행 셔틀 큐브에서 다수의 애니멀이 짐을 싣고 내리게 되며, 각각의 로봇은 최종 배송지로 물품을 배송하게 됩니다.
자율주행과 드론을 이용한 배송
벤츠는 2016 하노버 모터쇼에서 자율주행 밴인 비전 밴을 선보였는데요. 이 콘셉트 카는 자율주행 물류 및 배송 시스템 측면에서 새로운 진화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벤츠의 비전 밴은 단순한 자율주행 트럭 콘셉트를 넘어선 물류와 배송 전반의 변화 콘셉트를 제시했는데요. 배송품은 저장 창고에서부터 자동화된 시스템을 통해서 자동으로 비전 밴에 탑재되게 됩니다. 비전 밴이 자율주행으로 배송지에 도착한 후에는 드론을 통해서 집 앞까지 배송하게 됩니다. 벤츠 측은 향후에 드론과 로봇을 동시에 사용하는 자율주행 배송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마존은 2019년 6월에 열린 자사의 머신러닝 및 항공 우주 관련 콘퍼런스인 ‘리마스(Re:MARS)’ 에서 자율주행 택배 배송용 드론을 선보였는데요. 드론이 2.3kg 이하의 택배 상자를 들고 30분 동안 최대 25km까지 이동할 수 있다고 합니다. 드론에 머신러닝 기술을 탑재해 사람, 전선, 심지어 빨랫줄까지 감지하고 피할 수 있습니다.
집 안으로, 일반 배송 서비스의 진화
자율주행 배송 서비스가 집 앞으로의 배송을 추구하고 있다면, 일반 배송 서비스는 집 안으로의 배송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1인 가구의 증가, 배송품의 보호, 신선 식품 배송 필요성 등에 따라서 집 안 배송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는데요.
2019년 6월 월마트는 신선 식품 배달 서비스를 올해 가을부터 미국 캔자스시티, 피츠버그, 플로리다 등 세 도시에서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월마트는 이 서비스를 2017년 8월에 시범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식자재, 과일 등을 주문하면, 집에 배달 직원이 직접 들어가서, 냉장고 안에 식자재나 과일을 채워 넣는 서비스입니다. 고객은 집안의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으로 배달 상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습니다. 장 보러 갈 시간이 없거나, 바쁜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을 위해서 만들어진 이 서비스는 냉장고 안으로 직접 배달해, 재료의 신선도를 유지하고 편리함을 줄 수 있습니다.
스웨덴의 식료품 업체 ICA는 2016년 4월 19일부터 인프릿지 딜리버리(In-fridge Delivery)라는 냉장고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월마트의 서비스와 매우 비슷한데요. 배달 업체인 포스트 노드와 스마트 도어록 업체인 글루와 협력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2017년 11월부터 ‘아마존 키(Amazon Key)’라는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는데요. 이 서비스는 배달 직원이 집 앞이 아닌, 집 안으로 배송하는 서비스입니다. 2017년 11월 37개의 도시에서 시작해 2019년 4월 13개의 도시가 추가되어 총 50개의 도시에서 시행 중입니다.
진화하는 배송 서비스
집 앞으로 배송하는 자율주행 배송 서비스와 집 안으로 배송하는 유인 배송 서비스의 진화가 일어나면서, 앞으로 더욱 편리한 배송 서비스의 시대가 열릴 것으로 생각됩니다. 자동차 관련 기업과 서비스 기업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생산 및 물류의 융합, 쇼핑과 배송의 일체화, 금융 및 결제 서비스의 결합 등 융합 산업의 발전도 이끌 것으로 생각됩니다.
글 l 정구민 교수 l 국민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