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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Trend

‘메이커’ 디자이너가 IT를 만나다

2017.12.27

만들기는 참 재미있는 일입니다.

직업이 디자이너이다 보니, 많은 것들을 만들고 고치기를 반복하게 됩니다. 그러나, 여전히 무엇을 만드는 과정은 어렵습니다. 만들기를 하다 보면 쉽게 만들어지는 경우도 가끔 있지만, 다양한 기술을 복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만들다 보면 이런 걸 왜 만들고 싶어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때도 생깁니다.

재미 삼아 이것 저것 만들다 보면, 만들기 자체가 취미이자 선행연구의 역할도 하게 됩니다. 최근에는 지금까지 만들었던 많은 것들과 인공지능이 접목되면서 음성인식 UI와 로봇과 같이 더 재미있는 것들을 만들 수 있게 되었는데요. 이번 글에서는 메이커와 프로토타이핑에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메이커와 프로토타이핑에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만드는 즐거움

80년대에 초등학교를 다니면서 로봇, 탱크 등 다양한 프라모델을 만들었던 추억이 있습니다. 탱크를 만들며 그 안에 배터리를 넣고 탱크가 앞으로 뒤로 좌로 우로 움직일 수 있도록 조작을 했었죠. 직류 전기의 원리와 모터의 조작법 등을 이해할 수 있었고, 전기 회로와 모터 콘트롤 등 다양한 부품의 동작 원리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중학교에 가면서 처음으로 무선조종 자동차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무선조종 자동차를 구입한 날, 처음으로 밤샘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부품 수가 너무 많아 어렵고 힘들었지만 해가 뜰 때까지 너무도 재미있게 조립했던 생각이 납니다.

엄청나게 많은 파트를 조립하면서 4륜 자동차의 구동원리를 배웠고, 스티어링 휠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도 배우게 되었습니다. 2채널 무선 조종기였지만 속도 제어장치의 구성방식, 모터 출력, 무선 통신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습니다.

벌써 3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그 당시 만들었던 전자회로의 추억은 오늘날 제가 만드는 많은 것들의 기본과 기초를 만들어 준 아주 소중한 경험입니다. 지금도 만들고 있는 많은 것들의 기본은 그때의 무선 조종 자동차에서 배운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디자이너가 IT를 만날 때

저는 디자이너이기도 하지만, 최근 메이커라는 타이틀을 조금 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디자이너가 만들지 않는 것을 상당히 많이 만들고 있습니다. 3D 프린터와 아두이노를 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더 복잡하고 정교한, 동작이 가능한 것들을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한 번에 완성되는 것이 없기 때문에 만들고 수정하고 조립하는 고치기를 반복해야 합니다.

어떤 때는 너무 스트레스를 받지만 아무 생각 없이 이것저것 만들다 보면 자연스럽게 스트레스가 해소되기도 합니다. 드론이나 3D 프린터와 같은 기계의 볼트를 수십번 조였다 풀기를 반복해야 제대로 작동되기 때문에 과정은 어렵고 귀찮고 힘들지만 원하는 대로 구동되는 모습을 보면 아주 큰 만족감을 얻게 됩니다.

l 공연용 전자악기

메이커가 만드는 많은 결과물을 보면, 엔지니어, 프로그래머, 디자이너 그리고 발명가의 영역을 넘나들게 됩니다. 머릿속 아이디어를 실제 형태로 옮기며 만들다 보면 하나의 역량으로만 만들어 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항상 처음부터 무엇을 제대로 알고 만들 수는 없습니다. 자료를 찾아보고 아는 사람을 찾아 물어보고, 만든 만큼 실험을 하다 보면 점점 최종 완성물의 모습에 다가갑니다.

물론, 그 전에 비싼 비용을 들여 센서나 부품 등의 하드웨어를 구입하면 프로세스가 조금 더 적극적이고 빨라지게 됩니다. 지금까지 전자 장구, 전자 가야금부터 인공지능 음성인식 자동차 UI와 이미지 인식 기반의 로봇까지 다양한 것을 만들고 있지만, 항상 예상하지 못했던 장벽에 막혀 좌절하곤 합니다.

어떤 때는 형태를 수정하거나 하드웨어의 부품을 바꿔 해결할 때도 있지만, 소프트웨어의 수정이나 알고리즘의 변화가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결국, 답은 하나가 아니겠지만 만드는 과정에서 다양한 상황에 맞게 실험하다 보면 최적의 답을 찾을 수 있게 됩니다. 만드는 과정이 고통스러운 건 이런 다양한 해결책을 추론하고 작동할 때까지 모든 과정을 실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l 전자악기 프로토타입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어려운 것을 만들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전자 해금을 처음 만들 때도 학교의 목공제작실에서 사용하다 남은 나뭇조각을 얼기설기 엮고, 센서를 붙여 15분 만에 연주가 가능한 프로토타입을 만들었습니다. 완성도가 높지 않았지만, 아이디어를 실물로 만들어 연주할 수 있었기 때문에 프로토타입의 장단점을 찾아 단점은 수정하고 장점은 발전시키는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해금 연주자의 연주 방법이나 연주 특성을 설계에 반영이었습니다. 결국, 악기의 완성도는 연주자가 얼마나 편하고 정교하게 연주할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한 번에 완벽히 모든 기능을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한 번에 하나씩 제대로 작동되는 것은 유지하고 부족한 것을 수정하는 과정을 지속적으로 반복해 원하는 것이 나올 때까지 반복하면 결국 어느 순간 원하는 만큼의 정교한 결과물을 만들게 됩니다. 그렇다고 여정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첫 번째 버전은 조금 더 수정해서 두 번째 버전으로 소프트웨어의 개발단계와 비슷하게 지속적으로 반복하고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습니다. 전자해금도 그렇게 첫 번째 버전을 시작으로 4번의 업그레이드가 있었습니다.

왜 우리는 계속해서 만들어야 하나?

최근 4차 산업 혁명이라 이야기하는 많은 것들을 접하고 있지만, 결국은 새로운 기술 그 자체보다 그것을 어떻게 응용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게 됩니다. 저 또한 처음부터 만드는 것을 좋아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대학 졸업 때 즈음엔 플래시 기반의 웹디자인이나 모션 그래픽과 관련한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던 시절이었기에 물성과 형태를 가진 실물을 만드는 것에 대한 의미와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지금은 상상만 해왔던 기능을 아두이노와 같은 하드웨어와 3D 프린터로 직접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l 로봇가야금 프로토 타입

최근 기술의 특징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디자인의 여러 가지 역량이 복합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하드웨어의 모듈화로 인해 전문가의 도움 없이 센서나 모터의 부품들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고 필요하다면 3D 프린터로 직접 필요한 부품들을 출력해 개선하고 업그레이드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는 속도가 스크린을 넘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3D 프린팅과 같은 기술들이 동시에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4차 산업혁명의 속도도 그만큼 빨라지고 있습니다.

l 로봇 가야금 제작 과정 ‘3D 프린팅’

메이커는 전기•전자, 3D 프린팅, 로봇, 소프트웨어 등의 여러 기술을 활용하여 무언가를 창조해내는 사람입니다. 결과물이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제작 과정에서 실패했다는 경험을 얻을 수 있다면 그 자체가 훌륭한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메이킹은 어설프게 얼기설기 엮어 만드는 팅커링(tinkering) 방식으로 제작하는 DIY(Do it Yourself) 문화의 일종입니다.

아이디어와 실험을 통해 무언가를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제작 과정을 다른 이들에게 공개하고 공유하며 또 다른 기술과 융합 있도록 하는 것 또한 메이커 영역이자 메이커 운동의 목적이기도 합니다. 공유를 통해 커뮤니티 전체의 기술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사회 전체의 발전도 이룰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만든다는 것이 소수의 사람이 하는 특별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기관에서의 관련 교육과 제조 문화공간이 확장되고 있고 많은 사람이 참여할 기회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메이커 개념이 많이 알려지기 시작했고 다양한 종류의 만들기를 하는 사람들이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메이커 페이스의 등장

우리나라에서도 몇 년 전부터 메이커 페이스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메이커 페이스’는 스타트업의 전설과 같은 미국의 ‘차고문화 확장판’ 정도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미국의 집들은 마당과 차고가 있기 때문에 새로운 일을 해보려고 할 때 차고에 책상을 놓고 사무실이나 연구실처럼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많은 이들이 아파트라는 한정된 공간에 주거하고 있기 때문에 이웃 눈치 보지 않고 우당탕거리며, 다양한 것을 만들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메이커 페이스’는 새로운 창조를 할 수 있는 메이커를 위해 만들어진 한국형 대안공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자주 방문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메이커스페이스는 팹랩서울과 국립과천과학관의 무한상상실이 있습니다.

팹랩서울은 제게 상당히 의미 있는 장소입니다. 지금 많이 쓰고 교육을 하는 3D 프린팅을 처음으로 경험했던 곳이고, 최근 인공지능 메이커톤이란 행사를 통해 인공지능과 관련한 기술도 처음으로 배울 수 있었습니다. 청계천의 현대화를 위한 핵심 공간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의 메이커들에게 메이커운동과 신기술을 전파하는 진앙과 같은 곳입니다.

l 팹랩서울 (출처: http://fablab-seoul.org/)

이곳에는 3D 프린터만이 아니라 레이저커팅기, CNC 등의 디지털제조시설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단순히 무엇인가를 만드는 곳이 아니라 새로운 비즈니스를 위한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고 있으며 또한 다양한 기업과의 파트너쉽을 통해 보다 폭넓은 메이커 문화를 확산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메이커 문화를 통해 새로운 기술에 대한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으며, 또 새로운 기술을 놀이와 재미 차원에서 많은 이들이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공공의 영역에서는 국립과천과학관의 무한상상실이 있습니다. 팹랩서울에서 3D 프린팅에 대해 배우기 시작할 무렵 무한상상실도 일반인에게 개방되었습니다. 제가 공식적으로 무한상상실 1호 사용자라고 하니 그 이전부터 무한상상실을 준비하신 분들도 참 대단한 분들이란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새로운 기술에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실험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것만으로도 메이커의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큰 도움을 받게 되는 일이었습니다. 무한상상실에서 처음 3D 프린팅을 시작하면서 ‘연말까지 100개 정도의 프린트를 해봐야겠다’라는 다짐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 시작이 6월 말 정도로 되었던 것 같은데 연말까지 제대로 된 결과물을 10개도 뽑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l 무한상상실(출처: https://ideaall.net/main/Main.do?req_site_id=HOMEPAGE)

방학 동안 거의 매일 ‘무한상상실’에 출근하다시피 다녔었지만, 아주 잘 나왔던 모델이 다음날 비가 오면 하루 종일 한 개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나중에 가서야 3D 프린터가 온도와 습도에 민감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과천 무한상상실이 문을 연 지 1년 정도 후 5배 이상 큰 규모로 확장 이전하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많은 분이 시설을 사용하였고, 반응도 폭발적이었습니다. 건축가들은 새로운 건축 기술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자동차디자이너는 전기자동차를 만들었으며 저는 학생들과 함께 UX 디자인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험할 수 있었던 소중한 공간입니다.

또한, 관련 분야의 다양한 분들을 만날 수 있는 만남의 장으로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들이 결합하여 새로운 창조물이 탄생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코딩이나 아두이노와 같은 4차산업 혁명의 기반 기술 교육은 벌써 이곳에서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어려움’을 통해 성장하기

최근 온라인에는 만들기와 관련한 자료들이 실시간으로 쏟아지고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인터넷으로 전자회로에 대한 자료와 정보를 찾아보면서 회로 부품을 하나씩 구입해서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에 전기, 전자에 대한 이해가 없는 사람이 무엇인가를 만드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두이노와 같은 오픈소스 하드웨어가 대중화되기 시작했고 하드웨어 기반의 프로토타이핑이 가능한 다양한 모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다양한 회로도와 키트를 구입할 수 있고 코드와 라이브러리 등의 자료까지 공유되기 때문에 예전보다 하드웨어 개발 장벽이 낮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l 청소로봇

또, 초창기에는 한글로 된 자료가 많지 않아 어려웠지만, 최근에는 국내에서 제조되는 아두이노 호환보드도 발매되면서 한국어로 된 온라인 자료와 동영상 등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한국어로 된 자료도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만드는 자료가 충분히 있다고 해서 만드는 일이 쉽고 편하지만은 않습니다. 자료가 아무리 잘 나와 있어도 한 번에 구동되지 않는 경우가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형태를 만드는 것은 3D 프린팅이 아니더라도 폼보드를 잘라서 만들거나 클레이등으로도 만들 수 있지만 전자 회로와 센서는 안 될만한 이유가 훨씬 더 많습니다.

l 청소로봇 구동부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의 버전의 문제, 컴퓨터 기종이나 OS의 문제부터 하드웨어의 칩셋이나 드라이버의 문제까지 샘플에 나와 있는 환경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경우도 많지 않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면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모든 자료를 검색하게 되고 대부분 실험해 보게 됩니다.

제 경우에도 프로그래밍이나 전기전자에 대한 기본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인터넷에 나와 있는 내용에 대한 이해도가 깊지 않아 일단 여러 가지 샘플을 이것저것 다운받아 직접 실험해보면서 무엇이 되고 되지 않는지의 과정에서 체험을 통해 지식을 습득하게 됩니다.

이와 같은 변수들과 장벽들 때문에 수많은 메이커가 좌절을 경험했지만, 이 과정이 만들기의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실험의 과정이 끝나면 관련된 기술영역에 대한 원리를 이해하고 왜 그렇게 해야만 하는지의 노하우가 쌓이게 됩니다. 이렇게 배운 지식은 책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 진짜 문제를 풀어낸 지혜로 쌓이게 됩니다. 만드는 일에는 아이디어와 기술 자체도 중요하지만, 문제를 해결해낸 프로세스도 그만큼 중요합니다.

l 청소로봇 작동 영상
https://play-tv.kakao.com/embed/player/cliplink/v0450du79duduXI9u9hSzI9@my?service=player_share

프로토타이핑 프로세스는 최근 유행하는 많은 방법론들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UX, 서비스 디자인뿐만 아니라 스타트업기업에서 사용되는 린(Lynn), 스프린트(Sprint) 등의 방법론에서도 프로토타이핑은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아이디어를 빠르게 구체화하여 검증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필요한 것은 남기고 부족한 부분은 개선하면서 조금 더 세밀하고 정밀한 결과물을 만들게 됩니다.

제가 만드는 과정에서도 짧게는 4~5회에서 많게는 20회 이상의 개선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초기의 프로토타입은 폼보드와 클레이 등으로 저해상도 로우파이(low-fi)모델을 만들게 되지만 중간 단계에서는 레이저커팅기와 FDM 방식의 3D 프린터를 사용하고 최종적으로는 DLP나 SLA 등의 고해상도 장비를 사용하여 하이파이(hi-fi) 모델을 만들게 됩니다.

보통 로우파이 모델은 아이디어와 기능이 실제로 작동되는지 검증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빠르고 쉽고 제작되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여러 개의 버전을 만들어 기능을 부품과 함께 구동해 보면서 모델의 형태와 크기 부품의 위치 등의 설계를 다양하게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실험이 끝나면 기본적인 설계의 스펙이 어느 정도 정해질 수 있습니다.

l 해금 프로토타입

프로토타이핑은 머리가 아닌 손으로 설계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기능이 구현 될 수 있는 형태와 크기가 결정될 때까지 진행합니다. 만들어진 프로토타입은 테스트가 가능한 수준으로 기능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 빠르고 저렴하게 아이디어를 개선, 검증, 평가할 수 있습니다.

프로토타이핑은 최종결과물이 확정될 때까지 지속해서 진행해야 하는 번잡함은 있지만 여러 단계의 검증을 거치게 됨으로써, 최종적으로 큰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게 됩니다.

예전에는 제 연구실에 엉성하게 출력되는 1대의 3D 프린터가 전부였지만 지금은 다양한 해상도와 소재를 정교하게 출력할 수 있는 12대의 3D 프린터가 다양한 소재를 빠르게 출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러 종류의 프린터를 사용하고 튜닝하면서 정말 많은 실패와 좌절의 과정을 거쳐왔습니다.

l 전자장구 연주 모습

메이커의 문화는 일단 실패해도 좋으니 재미있게 만들어 보자는 도전정신에 있습니다. 무엇보다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며 경험으로 터득한 메이킹의 노하우와 지혜는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수 있습니다. 지난 주말에도 스마트시티 메이커톤에 삐약이 탐험대란 팀으로 참가했습니다. 커뮤니티 청소 로봇의 아이디어로 상당히 좋은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이 로봇은 하룻밤 만에 뚝딱 만들어졌지만, 메이커로서 만들어왔던 3D 프린팅, 오픈소스 하드웨어,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머신러닝 등의 다양한 기술이 접목된 기술의 집합체입니다. 이번 로봇에서는 처음으로 구글의 이미지 인식 엔진을 사용해보게 되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메이킹이 어렵다고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그래도 이 일을 좋아하는 이유는 기술이 발전하는 만큼 새로운 기술을 사용할 수 있으며 새로운 만들기의 목표를 세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만들다 보면 더 좋은 아이디어를 만들게 되고, 만들어진 아이디어는 단순히 재미로서 만이 아니라 새로운 비즈니스의 가능성까지 실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만들기는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가장 중요한 기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글 | 박진현 교수 | 계원예술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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