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부터 기업의 존재 목적이며 이윤 창출의 근간이 되는 사업, 즉 비즈니스에 대해 써보려고 합니다. 사업이라는 단어는 왠지 경영자나 MBA 출신만 할 수 있는 특별한 영역으로 생각되어 다소 멀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대부분 직장인은 소속된 회사가 추진하는 사업에 지적 노동력이나 육체적 노동력을 제공한 대가로 월급을 받습니다. 그러므로 사업이라는 것은 직장인과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언젠가 회사를 떠나 창업을 하게 된다면 직장을 다니는 동안 시야를 넓혀 비즈니스에 대해 어느 정도 지식을 쌓아두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21세기는 비즈니스 모델의 시대
사업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을 갖추려면 실제 사업을 해보는 것이 가장 좋을 것입니다. 사업이 성공을 하든 실패를 하든 분명 사업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알게 되는 수많은 지식과 경험은 사업 자체를 온몸으로 깨우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모두가 사업가가 될 수는 없죠.
대부분의 사람은 사업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거나, 사업의 한 구성 요소로서 역할을 하거나, 아니면 간접적인 방식으로 지식을 습득할 수 있습니다. 사업을 하지 않는 이들이 사업을 이해하는데, 가장 도움이 되는 도구가 바로 비즈니스 모델인데요. 기업이나 개인에게 비즈니스 모델이 점차 중요해지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① 허물어진 시장의 경계
과거 제조업 중심의 시장은 운송수단의 제약과 정보 수단의 미비로 인해 지역의 경계와 산업의 경계가 명확했습니다. 제조업, 숙박업과 같이 기업이 추진하는 사업을 업종으로 뚜렷하게 구분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특정 국가나 지역을 기반으로 제품에 대한 유통이 이뤄졌습니다.
그러나 IT 기술의 발달과 운송 수단의 발달은 국가와 지역 간의 경계를 허물었을 뿐만 아니라, 산업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택시 시장에 우버나 카카오와 같은 모바일플랫폼 기업이 등장하여 운송 시장을 흔들었고, 여행이나 숙박 시장에는 에어비앤비(Airbnb)와 같은 기업이 전통적인 호텔 체인을 위협하고 있죠. 이제 국내 시장에도 애플, 이베이, 화웨이와 같은 외국 기업의 시장 진출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경계가 허물어졌다는 것은 기업들이 무한의 경쟁에 노출되었다는 것과 같은 의미입니다. 기존의 지역적 경계와 산업의 경계 내에서의 경쟁이 무의미해진 것인데요. 이제 글로벌 기업과 벅찬 경쟁을 해야 하거나, 게릴라식 전술을 구사하는 신생 기업에게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총성 없는 전쟁을 치뤄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기존 제품이나 수익에 의존하던 것을 탈피하는 정도가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재점검하고 진화시켜야 하는 시대인 것이죠.
② 공급 과잉의 시대
이제 상품이 부족한 시대는 지났습니다. 생산하거나 제조해내면 수요가 발생하는 공산품의 시대가 지나간 것이죠. 이제 상품은 금방 만들어 낼 수 있지만, 상품이 팔리지 않습니다. 스마트폰이 부족하지도, 노트북이 부족하지도 않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나 게임은 앱스토어에 널려 있습니다. 이제 누구나 TV를, 에어컨을, 그리고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수없이 많은 제품과 서비스가 만들어지지만, 수요가 충족되지 않아 사라지고 있습니다.
1990년대까지 이어졌던 공급 중심의 시대는 막이 내렸습니다. 기존의 제품이나 서비스 중심의 접근 방식으로는 수요를 만들어내기도 시장을 창출해내기도 어려워진 것이죠.
그러다 보니 기업들은 비즈니스의 한 요소인 제품이나 서비스에만 집중할 수 없고 각 요소가 조합되어 시너지를 내거나 변형된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정수기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대여해 주는 모델로 시장을 창출하고, 침대를 파는 것이 아니라 매트리스를 대여해주는 서비스로 전환하여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것이죠.
종이 책을 파는 회사에서 전자책과 패드를 임대하는 콘텐츠 플랫폼 사업자로 변화하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이 공급 과잉의 시대에 변화를 통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내려는 기업의 노력입니다.
③ 너무나 빠른 시장 변화
공급 과잉과 함께 경계가 허물어진 시장은 더욱 세분화되고, 그 세분화 된 시장이 너무 빨리 변하고 있습니다. 고객 욕구가 다변화되고 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고객을 둘러싼 환경도 그와 같은 속도로 변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고객과 고객을 둘러싼 환경의 변화는 기업의 사업 전략에 큰 영향을 주고 사업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게 됩니다.
대표적으로 게임 시장을 사례로 들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의 게임 시장은 별도의 장치가 필요했으며 Play Station이나 Wii 같은 게임기기가 필요했습니다. 하드웨어를 만들어 내는 제조사가 훨씬 더 강력한 파워를 발휘했죠. 게임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업체는 Sony나 닌텐도와 같은 하드웨어 업체에 종속적이었습니다.
그러나 PC의 보급은 인터넷 게임 시장을 성장시켰으며, 스마트폰의 대중화는 모바일 게임 시장을 급성장할 수 있게 만든 것이죠. 그러한 시장 변화 속에서 PC 게임에는 엔씨소프트와 같은 기업이, 모바일 게임에는 컴투스 같은 기업의 급성장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이렇듯 게임 시장뿐만 아니라 전 산업 영역에서 고객의 욕구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요. 이는 시장의 빠른 재편을 가져옴으로써 기업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는 사업조차도 비즈니스 모델을 재검토하고, 지속적인 성장과 새로운 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신사업에 투자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기업이나 개인에게 비즈니스 모델이 점차 중요해지는 이유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비즈니스 모델이 어떻게 구성되고, 그것이 어떤 상호관계를 맺는 것인지에 대해 설명드려 보겠습니다.
글 l 강석태 책임 [‘아이디어 기획의 정석’ 저자]
[‘초보, 예비 직장인을 위한 직장 생활 백서’ 연재 현황]
[1편] 직무에 대한 이해
[2편] 직무는 사업에 의해 결정된다
[3편] 직무가 직장 생활을 결정한다
[4편] 직무 개발 방법_점을 연결하라
[5편] 조직이란 무엇인가?
[6편] 직장 상사가 곧 회사다
[7편] 기업의 조직 문화
[8편] 직장 생활과 보고
[9편] 직장인에게 보고가 왜 중요한가?
[10편] 보고를 잘하기 위한 방법
[11편] 보고서를 잘 쓰는 법
[12편] 직장 생활과 이직
[13편] 이직에 대해 알아둬야 할 사실
[14편] 성공적인 이직을 위한 경력자 이력서 쓰는 법 #1
[15편] 성공적인 이직을 위한 경력자 이력서 쓰는 법 #2
[16편] 21세기는 비즈니스 모델의 시대
[17편] 비즈니스 모델을 알면 기업이 보인다
[18편]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
[19편] 비즈니스는 어떻게 구성되는가? #1
[20편] 비즈니스는 어떻게 구성되는가? #2
[21편] 비즈니스는 어떻게 구성되는가? #3
[22편] 비즈니스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23편] 비즈니스 투자는 어떻게 이뤄지는가?
[24편] 신사업계획서 어떻게 작성하여 보고하는가?
[25편] 비즈니스의 꽃 ‘영업’을 말하다
[26편] 왜 문제해결형 인재가 되어야 하는가?
[27편] 폼 나는 일을 하고 싶은 김대리에게
[28편] 직장인, 당신은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있나요?
[29편] 팀원들의 창의력을 키워주고 싶다면?
[30편] 직장인 새해 계획 세우기
[31편] ‘평판’ 당신의 직장 생활을 결정한다
[32편] ‘경력사원’ 회사에 안착하려면?
[33편] 회사와 당신과의 거리
[34편] 직장 생활을 변화시키는 노트 메모 습관
[35편] 거절당할 용기
[36편] 아이디어 피칭. 내 아이디어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37편] 직무를 바꿔야 할까요?
[38편] 아이디어 라이프 사이클과 질문 프레임
[39편] 꾸준한 메모 습관으로 생각을 디자인하라 #1
[40편] 꾸준한 메모 습관으로 생각을 디자인하라 #2
[41편] 꾸준한 메모 습관으로 생각을 디자인하라 #3
[42편] 꾸준한 메모 습관으로 생각을 디자인하라 #4
[43편] 꾸준한 메모 습관으로 생각을 디자인하라 #5
[44편] 꾸준한 메모 습관으로 생각을 디자인하라 #6
[45편] 꾸준한 메모 습관으로 생각을 디자인하라 #7
[46편] 꾸준한 메모 습관으로 생각을 디자인하라 #8
[47편] 꾸준한 메모 습관으로 생각을 디자인하라 #9
[48편] 꾸준한 메모 습관으로 생각을 디자인하라 #10
[49편] 꾸준한 메모 습관으로 생각을 디자인하라 #11
[50편] 꾸준한 메모 습관으로 생각을 디자인하라 #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