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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슬기로운 재택근무, 그 뒤에는 ‘클라우드’의 힘

2020.03.27

때는 지난 2017년 3월 11일.

전날인 3월 10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파면 결정 소식은 국내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큰 관심이었습니다. 영국 BBC는 이 소식을 전하기 위해 부산대 정치외교학과 로버트 켈리 부교수와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방송 도중 예기치 못한 방송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온라인 화상 통화로 인터뷰 중인 켈리 부교수가 있는 방으로 노란 옷을 입고 귀여운 춤을 추며 딸이 등장하고, 보행기를 탄 아기까지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뒤이어 켈리 부교수의 아내가 황급히 아이들을 끌고 화면 밖으로 사라졌지만, 이미 그 모습까지 생중계된 상황이었습니다. 당황한 켈리 부교수는 매끄럽지 못한 인터뷰 진행에 거듭 사과해야 했지만, 이 일로 그와 그의 가족은 졸지에 일약 스타덤에 오르기도 했었죠.

이 영상은 최근 코로나 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우려로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다시 ‘한국에서 탄생한 BBC 인터뷰 방송사고 레전드’란 이름으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에서 회자하고 있습니다.

켈리 부교수가 온라인 화상 통화로 손쉽게 방송국 인터뷰가 가능했던 것처럼 최근 많은 기업과 공공기관 등에서 실시하는 재택근무에도 이런 클라우드 컴퓨팅(이하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가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클라우드란 직접 시스템을 구축하는 대신 IT 자원을 빌려 쓸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기술 패러다임을 뜻합니다. 클라우드 인프라 상에 구축된 IT 시스템이 마치 구름 속에 가려져 있고 자유자재로 변형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애플의 아이클라우드나 삼성 클라우드, 네이버 클라우드와 같이 스마트폰에 있는 사진이나 영상과 같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개인 향 클라우드 서비스는 잘 아실 텐데요. 기업 입장에선 서버나 스토리지 같은 IT 인프라 자원은 물론이고, 다양한 소프트웨어(SW) 등을 필요한 기간만큼 빌려서 사용하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새로운 표준(New Normal)’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는 간단하게는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개발 플랫폼 등에 따라 IaaS(Infrastructure as a Service)와 SaaS(Software as a Service), PaaS(Platform as a Service) 등과 같이 다양한 형태로 나눠집니다.

클라우드 서비스의 가장 큰 혜택은 개인이건 기업이건 별도의 인프라를 마련할 필요 없이 필요할 때마다 돈을 지불하고 이를 빌려 쓰면 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를 통해 신속한 비즈니스 전개가 가능한 것도 장점입니다. 경제성과 민첩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셈이지요.

이메일이나 메신저를 비롯해 원격제어, 화상회의 등의 기능이 포함된 협업 툴은 재택근무의 ‘필수템’인데요. 이러한 협업 툴 대부분이 클라우드 기반의 SaaS 형태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과거 이런 솔루션은 보안이나 규제 준수(컴플라이언스) 등의 문제로 기업 내부에 구축 형태로 도입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업무의 효율성과 유연성 등과 맞물리면서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로 전환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 사내망 원격 접속 기반 기술인 SSL VPN(트래픽 암호화 기반 사설 가상망)이 구현돼 있거나 클라우드 기반의 데스크톱 가상화(VDI) 환경이 갖춰져 있으면, 사용자는 외부에서도 기기와 상관없이 간단한 로그인 절차만으로 쉽게 업무에 돌입할 수 있습니다.

이미 이런 재택근무 환경을 사전에 구현해 놓은 기업들은 이번 코로나 19 사태에도 문제없이 평소와 마찬가지로 업무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 19의 위기 경보 격상 이후 3일 만인 지난 2월 25일, SK텔레콤을 시작으로 KT, 네이버, 카카오, LG그룹 등이 빠르게 재택근무로 전환을 결정했습니다. 또한 금융 당국이 금융사의 재택근무가 가능하다는 지침을 내놓자 신한은행은 본점 근무자를 4~5개 조로 나눠 순환 재택근무를 시행했고, 국민은행도 본점 직원의 일부를 재택근무 대상자로 선정했습니다.

제조, 화학, 해운 등 보수적인 산업군에도 재택근무 도입 또는 검토가 한창입니다. 60년 전통의 제조•화학 기업인 동성 그룹은 공장 가동에 필수 인력을 제외한 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고 남성해운은 물류 네트워크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빠르게 전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보다 앞서 기업에 대한 원격근무 등을 독려하고 나선 중국의 경우도 지난 2월 15일 중국 은행 보험 감독 관리 위원회(China Banking and Insurance Regulatory Commission)가 온라인 금융 서비스 개선이라는 목적 아래 코로나 19의 예방과 관리를 위한 추가적인 금융 서비스 개선 안내문을 발표했습니다.

여기에는 금융 서비스 고객이 직접적인 사업 거래를 기피하고, 많은 수의 직원이 재택근무를 하는 상황에서 금융기관은 기술과 온라인 서비스 역량을 신속하게 확장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는데요. 기술과 온라인 역량을 신속하게 확장하는 인프라로 클라우드 기술이 적극적으로 활용된 것으로 알려집니다.

국내에서도 외부와의 협업이 중요해지면서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강화되고 있습니다. 예상치 못했던 이번 코로나 사태에 클라우드 기반의 협업 툴은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실제 기업의 재택근무 등이 늘어나면서 협업 솔루션 및 클라우드 방식의 기업 업무 시스템 채용과 문의도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 시장 조사 기관 가트너(Gartner)는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확산함에 따라 전 세계 기업 최고정보책임자(CIO)들이 취할 수 있는 세 가지 조치를 발표했는데요.

가트너에 따르면, CIO들은 혼란에 대한 조직의 회복력을 높이고 반등과 성장을 위한 준비를 하기 위해 단기간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중 하나로 보안 제어 및 네트워크 지원을 갖춘 디지털 협업 툴을 확보할 것을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조직, 도시, 국가별로 수행되는 다양한 검역 조치와 여행 규제 조치들로 인해 비즈니스 운영이 중단되거나 제한적으로 운영됨에 따라 불확실성과 혼란이 야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원격 근무 환경이 구축되지 않은 조직의 CIO들은 단기적으로 임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선 가트너는 일반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메신저와 파일 공유 및 미팅 솔루션 등의 사용 사례와 요구사항들을 살펴볼 것을 권고했습니다. 또, 전사적 자원 관리(ERP)나 고객 관계 관리(CRM)와 같은 엔터프라이즈(기업용)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접근 방법을 모색하고, 모든 보안책을 검토해 애플리케이션과 데이터에 대한 안전한 접근을 보장해야 한다고도 조언했습니다.

단기간에 이러한 서비스를 가능하게 할 수 있는 것이 ‘클라우드’라는 점에서, 결국 클라우드 기반의 빠른 애플리케이션 배포와 보안을 확보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 셈입니다.

한편 국내에선 3월 9일을 기점으로 콜센터에서 코로나 19 확진자가 무더기 발생하면서 대규모 인원이 재택근무에 나섰는데요. 여기에도 클라우드 시스템이 몫을 했습니다. 기존에 콜센터에 구현된 정보보호 소프트웨어와 콜센터 시스템 등이 클라우드로 구현되면서 물리적 한계를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한 콜센터 업계 관계자는 “콜센터 시스템이 이미 클라우드 기반으로 되어 있어 직원들의 물리적 분산이 쉬워졌다.”라며 “하루 이틀 정도 세팅만 되면 외부에 콜센터 환경이 확보된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코로나 19가 장기화되면서 이제 길게는 1달 가까이 재택근무를 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을 텐데요. 처음 재택근무를 하다 보면 낯설기도 하고, 업무에 집중하기 쉽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경험이 쌓이고 자신만의 노하우가 생기다 보면, 재택근무의 장점에 눈을 뜨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화상회의 등 다양한 클라우드 기반 툴을 활용한 재택근무 혹은 원격근무가 앞으로 하나의 근무 형태로 자리 잡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실제 한 기업 관계자는 “이번 기회를 계기로 기업들의 비대면 업무 경험이 내재화될 것”이라며 “기업이 한번 경험하면 경험한 이전과 이후는 다를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는데요. 과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재택근무와 같은 원격근무가 또 하나의 근무 형태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글 l 백지영 l 디지털데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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