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티는 한글로 풀면 지능형 도시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지능형 도시란 무엇이며 지능을 가진 똑똑한 도시는 어떻게 진화하고 있을까요? 이번 편에서는 지능형 도시 구현을 위해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이 적용되고 있는 사례들을 살펴보고 똑똑한 미래 도시의 진화 방향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전 세계 에너지 소비량 중 건물 영역의 에너지 소비 비중은 약 30%로, 스마트시티에서 에너지 절감은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세계 각국의 다양한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는, 도시별 주요 현안 해결과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에너지 및 환경 분야, 도시 서비스 분야에 집중하고 있는 서구 선진국의 경우 건물의 에너지 소비량을 줄이기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는데요.
각 건물의 에너지 사용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에너지 과소비 건물 및 지역의 에너지 소비 패턴을 분석함으로써 건물의 에너지 사용을 줄일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표적인 스마트시티 중 하나인 싱가포르의 경우 지속가능한 도시 모델을 만들기 위해 3D 플랫폼을 기반으로 싱가포르 전 국토를 가상현실로 구현하는 버추얼 싱가포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IoT), 머신러닝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예측 분석뿐만 아니라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도 융합되어 버추얼 싱가포르를 통해 도시에서 움직이는 모든 것을 포착하고 도시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실시간 추적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도시 내의 모든 건물이 아래와 같이 3차원으로 모델링 되고 실시간 에너지 사용량을 모니터링할 수 있으며, 각 건물 옥상이 받아들이는 태양 일사량 분석을 통해 Rooftop 태양광의 발전량도 정확하게 시뮬레이션 할 수 있다고 합니다. 2014년 12월에 시작하여 2018년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하니 조만간 이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들을 경험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처럼 도시 통합 운영 플랫폼을 통해 건물을 실사처럼 3차원으로 모델링하고, 도시 내의 에너지 소비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관리하는 기술들이 개발되어 활용되고 있지만, 건물 자체가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게 지어진다면 이러한 에너지 절감 활동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옛말처럼 아무런 보람이 없겠죠?
이러한 이유로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에서는 도시 통합 운영 플랫폼을 통한 건물 에너지 관리뿐만 아니라 건물 자체가 에너지 소비를 적게 만들기 위한 제로 에너지 주택, 제로 에너지 빌딩도 매우 중요한 핵심 요소 중 하나입니다.
현 정부의 스마트시티 기본 정책 방향 역시 지속가능한 도시 건설을 위해 제로 에너지 주택, 에너지 플러스 빌딩 등의 기술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2020년 공공 건축물의 제로 에너지 의무화를 시작으로 2025년 보급화를 추진함으로써 제로 에너지 건물을 통해 에너지 절감형 또는 에너지 자립형 스마트시티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건물의 에너지 사용량 예측
건물•도시 운영 단계의 경우 스마트 미터링을 통해 건물이 사용하고 있는 에너지 사용량 데이터를 수집하여 분석할 수 있지만, 아직 지어지지 않은 건물의 에너지 사용량은 어떻게 예측할 수 있고, 내가 지을 건물이 제로 에너지 주택•빌딩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시뮬레이션 기술의 발전입니다.
시뮬레이션 기술이 발전하지 않았던 과거에는 Mock-up 실험(1:1 실물 크기)을 통해 실제 에너지 절감형 기술 및 설비들을 건물에 적용하고 에너지 소비량 데이터를 수집하여 어떠한 요소들이 얼마만큼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지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방법은 실제 건물을 지어야 하므로 비용도 많이 들고, 시간도 오래 걸릴 뿐 아니라 다양한 에너지 절감형 기술 및 설비들을 적용할 경우 하나의 절감형 기술 또는 설비에 의한 에너지 절감률을 명확하게 분리하기 힘든 단점도 있습니다.
이러한 단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설계사들은 건물 설계 단계에서 Energy+, Equest, Trace 700등과 같은 전문 건물 에너지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활용하였습니다. 설계 중인 건물을 3차원으로 모델링하고 단열재의 열관류율, 냉동기의 성능(COP) 등 건물의 에너지 성능과 연관성이 있는 설계요소들의 성능 데이터 및 건물 예상 운영 스케줄 등을 입력함으로써 건물이 완공되어 운영되었을 경우의 에너지 사용량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전문 에너지 시뮬레이션 프로그램들은 건물의 3차원 모델링 작업에 시간이 오래 걸릴 뿐 아니라, 에너지 시뮬레이션을 위해 수많은 데이터를 추가로 입력해 주어야 하므로 일반인이 쉽게 활용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었습니다.
또한 에너지 분석가가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상에 입력해야 하는 다양한 데이터들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갖추지 못한 경우 엉뚱한 시뮬레이션 결과 값이 도출될 수 있기 때문에 에너지 시뮬레이션을 수행하는 분석가의 전문 역량이 시뮬레이션 결과 값의 신뢰도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에너지 시뮬레이션을 활용하여 제로 에너지 건물을 설계한 대표 사례로 미국 에너지부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의 연구지원시설을 들 수 있습니다. 설계 단계에서 건물의 에너지 사용량 목표를 35.1 kbtu/ft2∙년(약 117 kWh/m2∙년)로 설정하고 그보다 많은 태양광 발전을 통해 제로 에너지 건물을 구현하였으며, 연간 에너지 사용량을 측정하여 에너지 시뮬레이션 예측치와 비교하여 에너지 시뮬레이션의 정확성까지 검증한 사례입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기술 발전에 힘입어 건물 설계 단계에도 BIM(빌딩정보시스템, 건설·건축 관련 모든 프로세스상에서 2차원으로 구현됐던 정보를 3차원으로 모델링하여 설계 및 공사관리를 하는 기술)이 도입되기 시작하면서 BIM의 3차원 모델링 정보를 바탕으로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를 결합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과의 접목을 통해 건물 시공 전보다 쉽게 수많은 시뮬레이션과 테스트를 수행함으로써 건물의 에너지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가까운 미래에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의 사용성이 더욱 향상된다면,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은 단순히 건축 법규 충족 여부 검토 또는 다양한 친환경 및 에너지 인증 제도 획득을 위해 필요한 선택적 도구가 아닌, 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설계도면이 요구되듯이 건물 설계를 위해서는 당연히 활용되어야 하는 설계 도구로 자리매김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단순히 건물 자체의 에너지 성능 또는 환경뿐 아니라, 건물이 건설됨에 따른 도시의 환경 변화도 여러모로 검토하여 더욱 나은 도시를 설계함으로써 에너지 자립형 스마트시티,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쾌적한 스마트시티 구현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요?
글 l LG CNS 엔트루컨설팅 스마트엔지니어링그룹
[‘스마트시티’ 연재 현황]
[1편] 각국의 도시와 기업은 왜 스마트시티에 집중할까?
[2편] 스마트시티, 미래 모습을 현재에 그리다.
[3편] 도시, 분산발전을 통해 에너지를 생산하다.
[4편] ESS, 새로운 발전소 없이 전력을 공급한다.
[5편] ESS를 이용하여 휴대폰 요금을 면제 받는다면?
[6편] 전기를 아끼면 돈을 벌 수 있을까?
[7편] 똑똑한 도시로의 진화, 스마트시티의 미래
[8편] 스마트시티에 어울리는 건축물, 그린 빌딩
[9편] 싱가포르가 전 국토를 가상현실로 만드는 이유는?
[10편] 건물의 에너지 사용을 제어하는 인공지능
[11편] 시민과 함께 만드는 스마트시티의 새로운 행정 서비스
[12편] 스마트시티, 차세대 드론 서비스를 제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