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경제의 발전단계와 스마트시티
도시문제 해결을 위한 핵심 방안으로, 스마트시티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스마트시티는 도시화로 인한 기반 시설 부족, 교통 체증, 에너지 문제를 해결해 시민의 삶의 질과 지역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할 수 있습니다.
도시의 진화는 과거부터 계속됐지만, 이제는 도시 운영에 빅데이터, AI, IoT 등이 접목돼 연결성을 확보하면서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고 있습니다. 데이터에 기반해 도시를 ‘보고, 판단하고, 운영’ 하도록 변모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스마트시티는 2008년 유시티법 제정을 기점으로 기반 시설 구축 및 새로운 ICT기술 검증을 위한 소규모 테스트 사업 중심에서 시작했는데요. 이후 국가나 지방 정부 주도의 대규모 투자를 동반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스마트시티(Smart City)’와 ‘유시티(U-city)’의 가장 큰 차이점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도시 운영입니다. 전 세계적인 데이터 경제의 발전 과정에서 지난 15년의 시간은 유시티가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시티로 넘어가는 기틀이 됐습니다.
2007년 스티브 잡스(Steve Jobs)가 데이터 생태계를 본격적으로 제시한 이후 데이비드 뉴먼(David Newman)은 데이터 경제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우리나라는 이 시기에 공공데이터 포털을 오픈(2011년)했고, 지자체마다 스마트시티의 초창기 인프라가 된 통합관제센터들도 이때 구축됐습니다.
2016년부터 빅데이터, AI, 클라우드 등이 실제 산업에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은 위협적인 4차 산업혁명을 알렸고, 해외에서는 데이터 거래소가 설립됐습니다. 지금은 추억이 된 알파고-이세돌 대국(2016년)도 이때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데이터와 AI의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우리나라는 이후 데이터 산업 활성화 전략, 데이터/AI산업활성화전략 등을 발표하며 데이터 기반 사회로의 전환을 본격적으로 준비했습니다. 스마트시티도 이전의 유시티법 이후 10년 만에 스마트시티법으로 재정비(2018년)하고 세종, 부산 국가시범도시 등 스마트시티를 본격화하기 시작했습니다.
DX전문기업 LG CNS도 스마트시티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LG CNS는 지난 5월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구축·운영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는 국토교통부와 한국수자원공사가 발주한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스마트시티 사업으로, 총 사업규모는 약 5.4조원이며 사업기간은 구축 5년, 운영 10년을 포함한 총 15년입니다.
앞서 대한민국 첫 국가시범도시인 ‘세종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구축 사업자로 지난해 선정됐으며, 최근 특수목적법인(SPC)도 설립했습니다. ‘세종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또한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와 유사하게 83만평 규모의 백지상태 부지에 스마트시티를 구축하는 사업이며, 사업규모 또한 약 3.2조원에 달합니다.
LG CNS는 일찍이 17년 전부터 U-서울마스터플랜 수립, 판교 U-city, 청라 U-city, 마곡 U-city 구축 등 유시티 프로젝트를 다수 수행해오며 성공적인 스마트시티 사업을 위한 기술력과 노하우을 쌓아왔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 LG CNS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인도네시아 신수도청(이하 신수도청)과 ‘스마트시티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데이터 기반 스마트시티의 발전단계
과거의 유시티는 통합운영센터, 통신망 등 물리적 인프라 구축을 통해 도시의 기능을 통합하고 ‘관제’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습니다. 이를 위해선 각종 서비스를 연계하는 것이 핵심이었죠. 즉 사건, 사고 등 도시 이벤트를 적절히 포착해서 처리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신도시 중심으로 유시티를 건설했고, 스마트시티 추진을 위한 물리적 기반 시설인 지자체의 도시통합운영센터, 자가 통신망, 방범 및 교통 CCTV등을 신도시 개발 이익으로 구축하고 확산했습니다. 또한 통합플랫폼에 연계되도록 119, 112, 전자발찌 등 지자체마다 공통적으로 필요한 필수 연계 서비스를 지자체에 보급해 도시서비스의 확장성을 높였습니다.
정책적으로는 신도시 중심으로 관 주도적 사업체계를 가지고 첨단기술 도입 및 인프라 구축을 진행했습니다. 지역별로 CCTV와 관제센터 등을 구축했지만, 설비와 인프라에 치중한 나머지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지역 간 차별화는 다소 어려웠습니다.
스마트시티는 유시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개념입니다. 도시 관점의 관제를 넘어 도시 운영의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유시티까지는 CCTV와 통합관제센터를 잘 구축했지만 모은 데이터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스마트시티 패러다임으로 넘어가면서 도시가 ‘데이터로 도시를 보고-판단해-실행’할 수 있도록 데이터 기반의 서비스를 오픈 생태계 중심으로 개방한 것이죠. 이를 바탕으로 도시의 기능을 데이터 중심으로 연계하도록 진화했습니다.
정책적으로도 신도시뿐 아니라 기존도시까지 포괄적으로 스마트화하는 것을 지향점으로 삼고, 시민과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강화했습니다. 도시문제 해결을 위한 체감형·맞춤형 솔루션 도입을 추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발표된 제3차 스마트시티 종합계획(’19~’23)에서는 국가시범도시, 스마트 도시재생 등으로 사업모델을 다변화하고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도록 했습니다.
스마트시티 성공을 위한 3가지 테마 : 데이터, 시민, 특화
성공적인 스마트시티는 시민에게 사회적 기회를 제공하고, 경제적 가치를 높일 수 있어야 합니다. 유시티에서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시티로 발전하면서 ‘데이터’와 ‘도시 특화’, ‘시민의 참여’ 등 3가지 특성은 스마트시티 성공을 위한 핵심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스마트시티 성공을 위한 요소 1 : 데이터
스마트시티는 데이터가 갖춰져야 성공적으로 구축될 수 있습니다.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시티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도시 개선의 기회를 이전보다 구체적으로, 사실적으로 발견하고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일례로,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는 역학조사관들이 활용하는 역학조사시스템이 큰 활약을 했는데요. 이때 스마트시티의 데이터 허브가 크게 활용됐습니다.
스마트시티 성공을 위한 요소 2 : 시민
도시 문제를 발굴하는 데 있어 시민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시민, 기업, 공공 등 사회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위기 상황에서 데이터의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방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도시의 주인공인 시민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지속가능하고 책임 있는 데이터 협업 활동의 중요성이 최근의 뉴노멀(New Normal)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스마트시티 성공을 위한 요소 3 : 특화
스마트시티는 오랜 세월에 걸쳐 도시가 살아온 역사, 문화, 사람, 지리적 특성, 기술 등이 모두 녹아들어 진화하기에 고유의 지역적 특성이 반영돼야 합니다. 또한, 이를 잘 살려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서울 여의도와 전라남도 여수의 스마트시티가 같을 수는 없을 겁니다. 여의도 같은 금융과 복잡한 교통이 공존하는 대도시와 여수 밤거리, 관광지, MICE(기업회의 Meeting, 인센티브관광 Incentive tour, 국제회의 Convention, 전시Exhibition)산업 중심지의 여수가 서로 같은 모습과 같은 목표 수준의 스마트시티를 구현할 필요는 없죠. 지역별로 특화된 특성을 살린 차별화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글 ㅣ 연세대학교 유은정 연구교수 ㅣ LG CNS 정보기술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