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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시티

대중교통도 자가용처럼 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까?

2018.09.17

스마트시티는 한글로 풀면 지능형 도시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지능형 도시란 무엇이며 지능을 가진 똑똑한 도시는 어떻게 진화하고 있을까요? 이번 편에서는 지능형 도시 구현을 위해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이 적용되고 있는 사례들을 살펴보고 똑똑한 미래 도시의 진화 방향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공유경제의 대표적인 사례인 우버

로컬 택시나 렌터카보다 편리하고 저렴해서 해외여행에서 우버를 사용하시는 분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차량 공유 서비스가 도시를 바꿀 수 있을까요? 차량을 공유하는 도시는 어떠한 모습일까요? 

소유에서 소비로 ‘MaaS(Mobility as a Service)’

2010년 서비스를 시작한 우버가 8년 만에 65개국 600개 이상의 도시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전세계 스타트업 중 기업 가치 1위로 자리매김하면서 디디추싱, 그랩 등 유사한 차량 호출 서비스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또한 차량 공유 서비스 사용자는 2006년 35만 명에서 2016년 1,505만 명으로 10년 만에 약 43배 증가했습니다.

차량만이 아닙니다. 전문 시장조사 기관 스타티스타(Statista)에 의하면 2005년에는 전 세계에 겨우 17개였던 자전거 공유 서비스가 2018년 5월 기준 1,600개 이상으로 늘어나는 등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l 글로벌 차량 공유 서비스 시장 규모 (출처: UC 버클리대 지속가능교통연구소)

최근에는 차량 공유 서비스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MaaS(Mobility as a Service)가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MaaS는 ‘서비스로서의 이동’이라는 의미로 모든 교통수단을 하나의 통합된 서비스로 제공하는 개념입니다.

현재도 차량 공유, 자전거 공유와 같은 공유 서비스, 대중교통 환승 할인, 대중교통 경로 안내 서비스 등이 부분적으로 구현되어 있지만 MaaS는 이보다 더 나아가 개인 교통수단을 포함해 열차, 택시, 버스, 차량 공유, 자전거 공유 등 모든 교통수단이 하나의 앱을 통해 경로 제공, 예약 및 결제까지 가능합니다. 대중교통 노선이 수요에 따라 유동적으로 바뀔 수 있어 기존의 대중교통보다 더 개인화된 편리함을 제공합니다.

MaaS의 개념은 기존에도 있었지만,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인한 높은 수준의 연결성과 결제 시스템, 우버, 에어비앤비 등 공유경제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교통 네트워크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여 최적화할 수 있는 ICT 기술의 발달 등으로 인해 이제 상용화가 시도되는 단계입니다.

l 모빌리티 서비스의 변화 과정 (출처: Frost & Sullivan)

MaaS의 목적은 개인 소유 자동차를 대체할 만큼 Door-to-door 이동이 편리하면서도 이동 비용은 낮추어 자동차를 보유하지 않고도 쾌적한 도시 생활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교통혼잡 문제로 고통 받는 많은 대도시에서 MaaS를 도입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MaaS가 가져올 도시의 변화는?

대도시 면적의 30%가 주차공간이라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자동차 전체 수명 중 오직 4%만이 운행 시간이고 나머지 96%가 주차에 든다고 하니 그럴 만도 합니다. 편리하고 당연한 것으로 여겨왔던 자동차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도로 및 주차 인프라가 얼마나 비효율적인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또한 도시 내 차량의 30%는 주차 장소를 찾고 있다고 하니, 시간상의 비효율 또한 상당할 것입니다. 1

MaaS를 도입해 도시의 교통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가장 대표적인 도시는 핀란드의 헬싱키입니다. 헬싱키는 2025년까지 자동차 없는 도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시민 누구라도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고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초기 시도는 수요에 따라 노선이 변경되는 주문형 미니버스 서비스였습니다. 이 공공 서비스는 통근자들에게 인기를 얻었지만, 수익성이 유지되지 못해 2년 만에 중단되었습니다.

헬싱키의 다음 시도는 민간 부문과의 협력에 의해 좀 더 스마트하게 진행되었습니다. 2016년부터 헬싱키에서는 열차, 택시, 버스, 차량 공유, 자전거 공유 등 모든 대중교통 및 개인 교통수단을 Whim이라는 하나의 앱을 이용해 예약하고 비용을 지불할 수 있습니다.

Whim 앱을 활용하면 누구나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하고 선호하는 여러 교통수단을 조합해 최적의 Door-to-door 이동 서비스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들은 선택에 따라 앱에서 월정액 또는 교통수단을 사용할 때마다 요금을 지급합니다.

Whim은 사용자 선호도를 학습하고 사용자 일정 앱과 동기화해 이동 방법을 지능적으로 제시해 주기도 합니다. 이러한 MaaS 서비스는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으며 서울을 비롯한 유럽과 아시아의 여러 도시가 헬싱키를 벤치마킹하고 있습니다.

l 헬싱키의 Whim 서비스 앱 (출처: MaaS Global (Whim 운영사) 홈페이지)

한편, 주문형 미니버스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운행되고 있는 도시도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한 스타트업인 체리엇은 클라우드 소싱을 통하여 노선을 설계하는 주문형 미니밴 서비스를 운영합니다. 승객들이 희망 탑승 장소와 목적지를 입력하면 비슷한 노선의 승객들을 묶어 기존 노선의 경로를 최적화하거나 신규 노선을 설계하고 승객들이 이용 가능한 좌석을 안내해줍니다.

기존의 대중교통 노선 설계가 수요를 예측하는 것부터 1년 이상 소요되는 것에 비해, 체리엇은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해야 희망 노선을 신청할 수 있기 때문에 예측된 수요가 아닌 실수요를 즉각 알 수 있어 대중교통의 효율성과 수익성 측면에서 큰 장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장점을 바탕으로 체리엇은 뉴욕, LA, 런던 등 미국과 영국의 11개 대도시로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확장 중입니다.

l 스마트폰으로 체리엇 서비스를 이용하는 승객 (출처: 체리엇 페이스북)

이 서비스는 스마트시티의 교통 솔루션에 관심이 있는 대기업들의 주목을 받았고, 2016년 9월 포드사의 스마트 모빌리티 사업부가 체리엇을 인수하여 화제가 되었습니다.

포드뿐 아니라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모빌리티 서비스에 크게 투자하고 있는데, 다임러는 2008년부터 북미 및 유럽 주요 도시에서 차량 공유 서비스를 시작해 약 100만 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GM은 유명 차량 공유 서비스사인 리프트에 5억 불을 투자했습니다. 이는 소유가 아닌 서비스로의 전환이 차량 제조사들의 사업 모델을 바꿀 만큼 커다란 변화임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시장조사 기관 Carplus UK의 조사에 따르면 차량 공유 앱에 가입한 신규 회원은 대중교통 등 지속할 수 있는 교통수단의 사용을 7% 늘이고 개인 자동차 사용을 10% 줄였습니다. 또한, UC버클리대 지속 가능 교통연구소가 차량 공유가 자동차 소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총 6,000가구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 결과, 우버 사용 전 가구당 자동차 소유 대수는 0.47대였으나 우버 사용 후 0.24대로 현저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개인의 생활이나 자동차 시장에서만이 아니라 도시 전체적으로도 나타납니다. OECD의 ITF (국제교통포럼)에서 리스본을 대상으로 차량 공유가 도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시뮬레이션 연구를 진행한 결과, 시민 모두가 차량 공유에 거부감이 없다는 가정하에 현재 자동차 대수의 3%만으로도 현재의 교통 수요를 모두 처리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이 경우, 교통 혼잡이 사라져 이동비용의 50%가 감소하고 이산화탄소 배출은 37% 감소하며 공공 주차공간의 95%가 불필요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부가적으로는 시 외곽지역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어 시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질 것입니다. 

MaaS의 미래, 자율 주행 기술과의 결합

지난 원고에서 다루었던 자율 주행 차량과 이번 기고의 주제인 MaaS는 스마트시티를 구성할 미래의 교통수단으로서 서로 통합될 가능성이 큽니다. MaaS 측면에서는, 자율 주행 기술을 도입할 경우 door-to-door 이동 서비스가 가능하면서도 이동비용을 낮추게 되어 MaaS가 더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 지난 원고 보기: http://blog.lgcns.com/1803

우버와 같은 차량 공유 기업은 자율 주행 기술을 활용해 현재 서비스 운영 비용의 약 70%를 차지하는 인건비를 줄이면, 이동 서비스 비용이 현재의 대중교통 수준 이하로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자율 주행 기술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자율 주행 측면에서는, 개인이 부담하기 어려운 자율 주행 차량의 초기 구매 비용을 차량의 운영을 극대화하면서 상쇄시키기 위하여 대중교통이나 공유 차량 위주로 먼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변화에 대하여 인텔은 2017년 6월 ‘미래로의 가속화: 다가오는 승객 경제의 경제적 영향’보고서를 통해 자율 주행에 따른 변화를 승객 경제(Passenger Economy)라는 새로운 용어로 정의했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승객 경제 시장 규모는 2050년 총 7조 달러로, 개인 승객에 대한 MaaS가 55%, 비즈니스 및 B2B 모델에 대한 MaaS가 43%로 총 98%가 MaaS 관련 시장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l 2050년 승객 경제 규모 (출처: 인텔)

지금까지 차량 공유 서비스가 진화한 MaaS의 개념과 유럽과 미국의 도입 사례, MaaS가 가지고 올 도시의 변화된 모습과 자율 주행 기술과 결합한 MaaS의 파급 효과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MaaS가 도시에 도입되기 위해서는 정부뿐만 아니라 다양한 교통수단의 운영 주체, 사용자, 플랫폼 구축자 등으로 구성된 이해관계자들이 협력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EU는 MaaS Alliance를 구성하여 체계적으로 MaaS의 운영 범위 및 교통수단, 참여 기업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MaaS 적용 시 고려해야 할 법적 문제, 기술적 문제, 사용자 경험, 사회적 영향과 시장 개발 분야를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중교통의 환승 연계와 같은 운영시스템과 저렴한 요금 정책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이지만, MaaS 관점에서 보았을 때는 공유 교통수단의 활용이나 민간의 역할이 아직 낮은 수준입니다. 우수한 통신 인프라, 체계적인 대중교통 시스템, 통합 결제 시스템 등 기술적인 인프라는 충분한 수준이므로, 제도에 대한 고려와 민관 협력을 통하여 한국형 MaaS가 적용된 세계적인 수준의 스마트시티가 등장하길 기대합니다.

글 l LG CNS 엔트루컨설팅 스마트엔지니어링그룹

[‘스마트시티’ 연재 현황]

[1편] 각국의 도시와 기업은 왜 스마트시티에 집중할까?
[2편] 스마트시티, 미래 모습을 현재에 그리다.
[3편] 도시, 분산발전을 통해 에너지를 생산하다.
[4편] ESS, 새로운 발전소 없이 전력을 공급한다.
[5편] ESS를 이용하여 휴대폰 요금을 면제 받는다면?
[6편] 전기를 아끼면 돈을 벌 수 있을까?
[7편] 똑똑한 도시로의 진화, 스마트시티의 미래
[8편] 스마트시티에 어울리는 건축물, 그린 빌딩
[9편] 싱가포르가 전 국토를 가상현실로 만드는 이유는?
[10편] 건물의 에너지 사용을 제어하는 인공지능
[11편] 시민과 함께 만드는 스마트시티의 새로운 행정 서비스
[12편] 스마트시티, 차세대 드론 서비스를 제시하다
[13편] 스마트시티, 건설 로봇이 짓고 물류 로봇이 배달한다
[14편] 자율주행 차량이 스마트시티와 연결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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