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티는 한글로 풀면 지능형 도시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지능형 도시란 무엇이며 지능을 가진 똑똑한 도시는 어떻게 진화하고 있을까요? 이번 편에서는 지능형 도시 구현을 위해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이 적용되고 있는 사례들을 살펴보고 똑똑한 미래 도시의 진화 방향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람들이 도시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는 편리한 인프라 때문입니다. 그 인프라는 한 도시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렇다면 스마트시티에서는 어떠한 지능형 인프라가 구현될까요?
거대한 도시 인프라를 손쉽게 관리한다
1862년 빅토르 위고가 쓴 소설 ‘레미제라블’에 보면, 주인공 장발장이 다친 마리우스를 업고 하수도를 통해 탈출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만큼 오래된 파리의 하수도 시설은 땅 밑의 또 하나의 파리라고 표현될 정도로 엄청난 시설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상하수도 시설처럼 선진국은 대도시의 인프라가 이미 오래전에 완비되어 있기에 현재에 와서는 노후화의 문제를 갖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노르웨이 같은 경우는 상수도의 누수로 인해 공급량의 약 30% 정도가 유실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광대한 인프라 시설을 교체하기에는 시간과 돈이 너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각국에서는 거대 인프라 시설을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계속 찾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상수, 하수, 가스 등의 배관망을 원격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입니다. 밸브실이나 지하에 설치된 시설들에 센서 등을 설치하여 배관의 부식 상태, 누출•누수 여부, 침수 여부 등을 원격에서 24시간 모니터링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누출•누수 위치의 정확한 파악 등과 같이 문제점을 빠르게 파악하여 복구 시간을 줄이고 사전 점검을 통해 운영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데이터를 많이 모으기만 한다고 좋은 것은 아닙니다. 미국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는 인구 300만 명으로, 미국에서 7번째로 인구가 많은 카운티입니다. 이곳의 상하수도 관리국은 약 9,600㎞의 배관을 통해 수도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20여 년 전부터 다양한 센서를 설치해 왔으며, 오늘날 수천 개의 센서를 통해 압력, 유량, 강우량 등의 데이터를 매일 400만 개 넘게 추가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담당 부서에서는 모든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다만 각 분야별로 부분적으로만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의사결정도 현재 데이터가 아니라 별도 작업을 통해 정리된 오래된 데이터에 기반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함으로써 실시간 데이터 기반의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1 따라서 단순하게 기술부터 도입할 것이 아니라, 기술 도입 시부터 이를 활용하는 기반이나 서비스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보다 안전하게 도시 인프라를 관리한다
2018년 8월 이탈리아 제노바에서는 고가도로가 붕괴하여 수십 명의 생명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고가도로는 1967년에 건축되어 50년이 넘은 시설로 알려졌습니다. 해당 고속도로를 관리하는 회사에서는 적법한 규정과 절차에 따라 평소 안전하게 다리를 관리해 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스마트시티라면 이러한 사고를 미리 방지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계속 도시가 거대화되면서 대형 시설이나 지하 시설물들이 많아지고 있어, 이에 대한 ‘안전성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은 도시 정부들이 갖게 되었습니다. 다리나 지하 시설물 같은 경우 아무리 정기적인 점검을 한다고 하더라도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최근에서는 센서를 이용한 실시간 사고 및 재난 예방 시스템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도시 기반 시설물에 센서를 설치하여 진동, 기울어짐, 침수, 균열 등과 같은 이상 징후를 감지함으로써,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그 외에도 다리 교각과 같이 평소 사람들의 접근이 쉽지 않은 곳은 드론을 이용하는 방법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의 11개 한강 다리에 풍속, 흔들림 등을 측정할 수 있는 센서를 설치하여 다리의 안전도를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국토교통부에서는 철도 등에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기술을 접목해 더 스마트한 관리를 하고자 계획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리, 터널, 옹벽 등에 센서를 설치해 균열•손상•파손 등을 실시간 감지하거나, 변압기•장력조정장치 등에 원격 진단·제어 가능한 설비를 설치하여 실시간 측정•분석•진단을 하는 사업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또한 경북소방본부는 지능형 소화전을 개발 및 설치하고 있습니다. 도시 대로변 곳곳에 설치된 소화전과 주택 밀집 지역의 소화전에 IoT 통신 모듈을 탑재, 소화전 누수 상태, 동결 여부 및 방수 압력 정보를 소방본부 관제센터에 제공하도록 한 것입니다. 지능형 소화전은 모니터링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능을 제공합니다.
먼저 소화전 주변에 설치된 주정차 방지 센서와 스피커를 통해 평상시 소화전 부근 불법 주차된 차량을 인식하고 주차 금지 안내 방송을 하며, 화재 발생 시에는 “긴급상황 화재 발생, 5분 후 소방차 접근, 차량 이동해 주세요.”라고 주변 사람들에게 알려 소방차의 원활한 진입을 도울 수 있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소화전 온도가 일정 온도 이하가 되면 히터가 자동으로 작동돼 겨울철 동파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만약의 재난 상황에서 소화전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것을 미리 방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스마트 가로등이 안전도 지키고 재해도 막아준다
도시 기반 시설 중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에서 가장 관심을 많이 받는 분야는 스마트 가로등입니다. 앞에 설명해 드린 시설물 관리나 운영 측면은 시민들에게 당장 혜택이 보이는 서비스들은 아닙니다. 따라서 직접 일반 시민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관점에서, 시민들의 일상 옆에 늘 가까이 있는 가로등이 스마트시티의 관심이 대상이 되는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가로등은 집 근처부터 큰 도로변까지 도시라면 필수적으로 설치된 설비인 데다가, 스마트 가로등이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여러 도시에서 도입하고 있습니다.
미국 샌디에이고시는 GE 및 AT&T와 손잡고 스마트 가로등을 설치하고 있습니다. 우선 2014년부터 가로등을 LED 조명을 교체함으로써 기존 대비 60% 이상 에너지를 절감하여 연간 280만 달러의 예산 절감 효과를 얻고 있습니다.
또한 센서를 통해 비어있는 주차면을 쉽게 알 수 있는 스마트 주차 서비스 등의 교통 서비스뿐만 아니라, 환경 센서를 통한 환경 감시, CCTV와 음향 센서를 통한 치안 서비스 등이 가능한 스마트 가로등을 설치했습니다. 음향 센서를 통해 총성이 날 경우, 바로 경찰에게 통보하는 시스템을 갖췄으며, 총기 사고를 약 20%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샌디에이고시는 도시 전체에 IoT를 위한 3,200개의 노드(Node)를 설치하여, 현재 도시 단위로는 가장 큰 IoT 네트워크를 구축하였습니다.
일본은 조금 다른 관점에서 스마트 가로등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보통 논의되고 있는 스마트 가로등의 기능뿐만 아니라, 자연재해가 많은 환경 특성상 재난재해 대비를 위한 기능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강변도로의 가로등에는 하천 측을 향한 카메라와 센서를 설치하여 홍수 상황을 파악하고, 산을 따라 설치된 가로등에는 토사 붕괴를 모니터링하는 센서를 설치함으로써 보다 정밀한 모니터링을 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재해로 인해 도로가 끊기는 위험 등을 파악할 수 있으며, 기상 데이터 등과 연계시킴으로써 지금까지보다 해상도 높은 국소적인 재해(토사 붕괴, 게릴라 호우 등)에 대응한 피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됩니다. 피난처까지의 경로의 위험성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시민들에게 세세한 정확한 정보를 맞춤 제공할 수 있게 됩니다.3
한편 가로등에 태양광과 풍력 발전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스마트 가로등 설치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스마트 가로등 자체 전력을 소비함으로써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고, 에너지 저장 장치인 ESS(Energy Storage System)를 결합하여 외부 전력 공급 없이 독립적인 운영이 가능한 제품들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스마트 가로등에서 생산한 전기를 급할 때는 전기자동차의 충전용으로 활용할 수도 있으며, 재난 시에는 하나의 발전원으로 활용하여 시민들에게 비상 전력을 공급하는 역할도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대도시는 거대한 인프라 위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은 그러한 인프라 위에서 삶을 살아가기 때문에 인프라를 보다 지능형으로 구성하고 운영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인프라의 경쟁력이 도시의 경쟁력에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금보다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프라를 당장 스마트화하는 것은 많은 돈과 시간이 소요되기는 하겠지만, 도시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필요한 부분입니다. 앞으로도 우리나라가 이러한 부분에서도 더욱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글 l LG CNS 엔트루컨설팅 스마트엔지니어링그룹
[‘스마트시티’ 연재 현황]
[1편] 각국의 도시와 기업은 왜 스마트시티에 집중할까?
[2편] 스마트시티, 미래 모습을 현재에 그리다.
[3편] 도시, 분산발전을 통해 에너지를 생산하다.
[4편] ESS, 새로운 발전소 없이 전력을 공급한다.
[5편] ESS를 이용하여 휴대폰 요금을 면제 받는다면?
[6편] 전기를 아끼면 돈을 벌 수 있을까?
[7편] 똑똑한 도시로의 진화, 스마트시티의 미래
[8편] 스마트시티에 어울리는 건축물, 그린 빌딩
[9편] 싱가포르가 전 국토를 가상현실로 만드는 이유는?
[10편] 건물의 에너지 사용을 제어하는 인공지능
[11편] 시민과 함께 만드는 스마트시티의 새로운 행정 서비스
[12편] 스마트시티, 차세대 드론 서비스를 제시하다
[13편] 스마트시티, 건설 로봇이 짓고 물류 로봇이 배달한다
[14편] 자율주행 차량이 스마트시티와 연결된다면?
[15편] 대중교통도 자가용처럼 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까?
[16편] 스마트시티로 더 편리하고 안전한 도시를!